저장식품

돼지감자 손질하기

꿈낭구 2021. 4. 1. 21:45

지난번에 쑥 캐러 주말농장에 갔을때
지주냥반 께오서 돼지감자를 줘서
가져오긴 했는데 창고 속에 넣어두고 깜빡 했다가
이제서야 손질했어요.
이걸 씻느라 얼마나 힘들던지
몇 시간이 걸렸어요.
노란 키다리 꽃은 봤지만 돼지감자는 처음 봤거든요.

크기도 모양도 지맘대루 생겨갖구 울퉁불퉁
수세미와 솔을 이용해서 꼼꼼하게 씻었는데도
생김새가 워낙 못생겨서 씻은것 같지도 않아요.

돼지감자는 껍질째 먹어야 한다기에
하나 하나 씻다보니 하루해가 다 갔어요.ㅠㅠ
너무 힘들어서 끙끙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와요.

돼지감자를 써는것도 일이네여.

해도 해도 끝이 안 보여용.ㅠㅠ

유기농이라 마음 놓고 생으로 먹어도 된다던데
낼 아침에 어떻게 먹을까 궁리좀 해봐얄것 같아요.
즙을 내기에는 양이 애매할것 같고
이거 고구마나 감자 처럼 오래두고 먹어도 되는건지...
그렇담 이렇게 한꺼번에 죄다 씻는게 아닌지도 몰긋네요.
어떻게 씻은건데 그렇다고 다시 흙을 묻힐 수는 없으니
일단 장아찌와 덖어서 차로 마시는 방법을
모색해보려구요.
오늘은 에너지가 방전돼서 이대로 방치해둘래요.

결국 썰어서 놓은 한 바구니의 돼지감자를

식품건조기에 이렇게 말려보려구요.

어제 무리가 됐나 얼굴이 뚱뚱 붓고
허리도 아프공 움직일때마다
곡소리가 절로 나는데
오늘 마무리 공사하러 팀장님 오시기 전에
어젯밤 하다 만것을 서둘러 마무리해야니
또다시 제다사업에 박차를 가합니당.

이런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모르니까
누가 직접 덖어 만든 차 한 줌
얻어마실땐 그저 향기와 맛에 심취했다면
지금은 그 수고로움을 알기에
맛과 향 뿐만 아니라 더 깊고 진한 정이
더해져서 깊이 음미하며
그 어떤 선물 보다도 귀한 선물임을
깨닫게 되었어요.
지금 다용도실에선 건조기가 돌아가고
거실엔 꼬신내가 가득헌디

드댜~돼지감자 제다사업이 마무리 되었어요.ㅋㅋ
식품건조기에 말린것은 저장성을 생각해서
나중에 감자칩 맹키로 튀겨먹을라고 말려뒀구요

돼지감자를 조금 도톰하게 썰어 장아찌도 담갔어요.
열탕소독한 병에 돼지감자를 채워 넣고

간장,설탕, 식초는 동량으로 하고
소주를 조금 넣고 끓여서 바로 부었어요.

궁금해서 아까 먹어봤더니 정말 아삭한게 맛있네요.

아침엔 냄비밥을 해서 누룽지도 먹고

숭늉까지 야무지게 먹었어요.

토란탕 하는것 처럼 돼지감자를 납작납작 썰어서
시크릿코인 넣고 들깻가루를 넣어 국을 끓였는데
깔끔하면서도 시원하고 맛있다고 반응이 좋았어요.
이거 이렇게 인기 좋을줄 몰랐는뎅...

제가 엊저녁 부터 오늘 오전 내내

정성껏 덖은 것으로 차를 준비했는데
함 맛보실래여?
정말 구수헌 향기가 너무 좋네요.

예쁘게 우러난 돼지감자차에 팥양갱을 곁들여서
샐러드용 상자텃밭 만드느라 애쓰는 남푠한테
시음하자 불렀어요.

빛깔이 정말 곱고 예쁜데 맛도 깔끔하면서 구수하다고
좋아해주니 손질하느라 넘나 힘들어서
'돼지감자가 아무리 건강에 좋다해도
내 다시는 돼지감자를 집에 들이나봐라'
속으로 그런 맘을 먹었던게 순식간 사라졌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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