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청개구리 2

꿈낭구 2021. 10. 9. 12:59

처음 이 청개구리를 보고 기겁을 했었다.

내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얘도 놀라서 숨을곳을 찾느라 허둥지둥.

얼마전에 언뜻 슬쩍 보고 지나치면서도

이런 상태인줄은 몰랐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가엾기도 하고 딱한 마음이 들어서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 말해주었다.

계속 어딘가로 피신을 하려는지

피해서 몸을 숨길 장소를 찾는 모양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태어났는지

아니면 다른 천적에게 공격을 당해서

이렇게 뒷다리 하나를 잃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이곳 옥상 데크에서 지낸지 제법 된듯하다.

징그럽고 끔찍하다는 생각에서

가엾다는 생각이 들어서 차마 쫓아내지 못하고

그냥 두기로 했다.

고딩시절 생물시간에 실험실에서 개구리해부하는
교육과정이 있었는데 참나! 
개구리를 잡아서 가져오라는데 그걸 어떻게 구하느냐구...
남동생 구슬려서 가급적 아주 작은넘으로 구해달랬다.
그날 수업시간에 어떤 친구가 거의 두꺼비 수준의 개구리를
잡아 통에 담아왔는데 수업시간에 탈출을 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의자위로 올라가는 소동이 벌어졌더랬다.
ㅋㅋㅋ그날 너무 놀라서 아수라장 속에서

다시 잡았는지 어쨌는지는 잘 기억 안 난다.
어떤 아이는 맹꽁이를 잡아와서 1교시부터 '맹꽁 맹꽁'
ㅎㅎㅎ암튼 두고두고 맹꽁이와 두꺼비 같은 개구리
가져온 친구는 지청구를 들어야했다.
드댜 생물시간이 되어 실험실에

모두들 조심조심 통에 담아온 개구리를 들고 갔는데
선생님께서 출석을 부르시면

개구리를 손에 잡고 앞으로 나가 보여드려야

출석으로 인정을 하신단다.

나는 거의 울상이 되어 개구리 발톱 한 쪽을
겨우 잡고 눈을 감고 겨우 출석으로 인정을 받았던...
실험실에서 그 끔찍했던 개구리해부 현미경 관찰도 생각이 안 난다.

그저 덜덜 떨기만 했던 기억 밖에는...
거기 비허믄 이 청개구리는 귀요미 아닝게벼?
이젠 이렇게 관찰이랑 허고...진짜루 나가 겁나 용감해졌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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