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을 넣고 물김치를 담가봤어요.
상추와 쑥갓 구역에 작년에 씨가 떨어졌던지
갓이 자라고 있는데 자라는 속도가 빨라서
쑥갓과 상추가 갓에게 햇볕을 빼앗겨서
주객이 전도된 상황입니다.
갓은 어쩌면 이리도 잘 자라는지요.
김장때 쓰려고 뽑아내지 않고 큰 잎들을 잘라서
갓김치나 조금 담가볼까 하고 소금에 절였었는데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무우를 이렇게 썰어서 살짝 절여서
갓을 넣고 물김치를 담가보기로 했어요.
절여진 갓을 돌돌 말아서 바닥쪽에 깔고
그 위에 무우와 마늘과 생강 양념을 다시백에 넣어
배로 눌러두고 쪽파 썰어넣은 다음 간을 맞추어
물을 부었어요.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오잉?
왜 갓에서 이런 빛깔이??
워째 으시시허니 음산헌 분위기로 국물이 우러나서
깜짝 놀랐어요.
공연히 맛있는 배 하나 버렸구나 싶어서
한 켠으로 밀어두었었는데
오늘 열어보니 살짝 붉은 빛도 돌기 시작하네요.
게다가 새콤하게 살짝 익어가는 냄새도 나요.
일단 절반은 성공한듯 해서 좀 더 숙성시켜 볼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