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t짜리 앙증맞은 냄비에다 밥을 지었어요.
미리 두어 시간 불려둔 쌀과 잡곡을 넣고
보통 밥 지을때 처럼 밥물을 붓고
뚜껑을 덮고 처음에는 8번 불로 하다가
뚜껑에 있는 바포밸브가 딸랑거리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줄여주기만 하면
밥물 넘칠 염려도 없이 뚜껑 한 번 열지 않고도
이렇게 냄비밥을 지을 수 있어요.
가득 지으면 4~5인분 까지도 가능해요.
오늘의 주 목적은 누룽지라서
밥을 모두 퍼서 밥그릇에 담고
이대로 중약불에 뚜껑을 열어두고
식사를 하노라면
냄비 가장자리 부분부터 누룽지가 오그라들면서
냄비에서 분리되기 시작합니다.
식사가 끝나갈 즈음이면 이렇게 냄비에서
누룽지가 쏙 빠져요.
말 그대로 모자누룽지 랍니다.
타지도 않고 아주 꼬숩게 잘 만들어졌지요?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여도 되지만
저는 이 누룽지를 모아두었다가
누룽지탕도 하고 튀겨서 먹기도 하고
아주 요긴하게 먹고 있거든요.
누룽지 쏙 빼낸 냄비에 물을 넣고
뚜껑을 덮고 끓이면
아주 구수한 숭늉까지 즐길 수 있어요.
가지고 있는 냄비들 중에서
제가 가장 애정하는 냄비랍니다.
속까지 후끈 달아오르게 꼬숩고 맛난 숭늉으로 마무리 하고 나면
씻는것은 일도 아닙니다.
설거지하기도 넘나 쉽고 간딴해서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