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별미밥

억고반

꿈낭구 2022. 6. 25. 20:03

오늘이 6월 25일.

6.25 전쟁 제 72주년 이라지요?

기념식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네요.

오늘에 이르기까지에는 오래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 후손들이

이만큼 누리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거라는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

오래전 터키 여행중에 찾았던 한국공원에서 만났던 참전용사께서

형제의 나라라며 우리를 반겨주시던 모습도 생각 나네요.

憶苦飯

그  어려웠던 시절을 겪어보지 못한 우리 세대들은

보리밥이 별미밥으로 여겨질테지만

저는 오늘 특별히 억고반으로 저녁을 준비했네요.

여고시절.

제가 다니던 학교 미술선생님 께서는

미술시간 끝나기 5분 전에 5분 드라마를 들려주셨드랬지요.

선생님께서는 6.25 때 이남으로 내려오신 피난길의 생생한 이야기를

너무너무 실감나게 들려주시곤 했답니다.

여고 시절 3년 동안 그렇게 우리가 알지 못하던 전쟁의 아픔을

선생님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통해 간접경험을 했다고나 할까요?

때로 가슴 졸이면서 무서워하기도 했고

슬프고 안타까워서 어쩔줄 몰라하기도 하며 그렇게 3년이란 세월 동안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던 5분 드라마 시간을 기다리곤 했더랬어요.

그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나라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분들을 기리며

저는 보리밥을 준비하고 

아이에게 간접경험의 그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었지요.

저는 어린시절 비교적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서

또래 친구들 보다는 많이 누리며 살았기에

꽁당보리밥을 먹어보지 못했었지요.

지금은 건강에 이롭다 하여 특별한 별미로

사람들이 즐겨 찾기도 하지만

그 옛날 어려웠던 시절에는 참 눈물겨운 장면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눈물의 보릿고개를 직접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어린 자식들에게 꽁보리밥 조차도 배불리 먹일 수 없었던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해보기도 하며

오늘 하루 한 끼 쯤은

정말 소박한 한 끼로

감사한 마음으로 억고반을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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