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들

댕댕이의 말짓

꿈낭구 2022. 8. 17. 08:46

안 그래도 심심한 댕댕이는 요즘 비가 계속 내리니

더욱 심심한 모양이다.

커다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언제 놀아줄거냐고 간절한 눈빛을 발사하고 있다.

안 놀아주자 화분 받침 아래에서 작은 청개구리 한 마리와

한바탕 씨름을 하더니

다급한 청개구리가 화분의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기자

댕댕이는 화분 위로 점프를 하여 등을 돌리고 앉아있다.

등 돌리고 그렇게 앉으면 모를줄 아는 거야?

에이~ 그럼 다른 놀이터를 찾아볼까?

요즘 화초들이 댕댕이의 말짓으로 인해 시련을 겪고 있다.

잎을 잘근잘근 물거나 잡아당기질 않나

못하게 야단치면 이렇게 눈길을 피하면 되는줄 아나보다.

이 천방지축 말썽꾸러기를 어찌하면 좋을지...

빙글빙글 워킹을 하는게 그나마 다행이다.

깔아 뭉개고 앉아있지 않아서...

에궁~! 이럴줄이야.

내려오라고 소리쳐도 들은 척도 안 하니

아무래도 나가서 놀아줘야 할까 보다.

그나저나 어떻게 혼내줘야할까?

때려줄 수도 없고 

캣타워를 만들어 줘야 할까?

삐용이가 낯설다.

전체적으로 털의 색깔이 짙어졌다.

새끼 낳고 수유 중이라서 그런걸까?

하얗던 앞가슴털도 앞발 뒷발도 회색빛으로 변해서

삐용이가 아닌줄 알았다.

삐용이는 원래 이런 모습이었는데...

쓰레기 소각장에서 재를 뒤집어쓴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낯선 모습에 깜짝깜짝 놀란다.

가만 생각해 보니 댕댕이를 낳았을 때에도

그렇게 갑자기 털빛이 짙어졌던 것 같다.

얼마쯤 지나 댕댕이가 이만큼 자랐을 무렵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던게 생각났다.

 

댕댕이가 엄마젖을 먹고 있다기에 깜짝 놀라서

나가 보니 댕댕이의 엄마젖에 대한 욕구를

매몰차게 몰아내던 얼마전과는 달리

젖을 빨도록 내어준 삐용이가 이상해서

유심히 살펴보니 이번에 새로 개봉한 사료가 

댕댕이에게는 적합하지 않아서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는 걸 알게됐다.

그러니 제대로 사료를 먹지 못해 배가 고파서

우리가 바깥에서 점심을 먹노라면

칭얼대며 졸라대서 밥도 먹고 국수도 허겁지겁 먹었었나보다.ㅠㅠ

딸랑구가 살펴보니 아직 사료를 잘 못씹는것 같았다고.

아쿠야~! 곧바로 새끼용 사료를 주문했다.

삐용이가 처음 우리집에 왔을 때는 사료를 먹었기에

댕댕이도 엄마젖을 떼면 바로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어미 삐용이를 데려왔을 때는

아마 지금의 댕댕이 보다 더 큰 상태였었나보다.

새끼들을 돌보다가 잠시 쉬는 사이에

댕댕이가 안쓰러웠는지 젖을 물리고 있었던가보다.

너무 미안하고 가엾어서 멸치와 참치로 댕댕이를 달래줬다.

저녁 나절 새로 배송된 사료를 주자 엄청 잘 먹네.

에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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