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고추장아찌

꿈낭구 2022. 8. 19. 10:23

엊그제 계속된 폭우로 쓰러지거나 반쯤 누워버린 고춧대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고추를 땄다는데

양이 엄청날 뿐 아니라 고추가 어찌나 큰지

이걸 다 어떻게 하나 난감한 상황.

그래서 장아찌를 담그기로 결정했다.

구부러지거나 울퉁불퉁...

마트나 시장에서는 상품성이 떨어져서 안 팔리게 생긴 비주얼이다.

그나마 크기로 제각각.

맵지 않아 보이는 고추를 조금 골라 따로 덜어놓고

나머지 고추에 양념이 들어가도록 해놓고

포크로 콕콕 찍어 나머지는 장아찌로 만들어 볼 작정이다.

이 고추들을 보니 자라면서 수많은 역경을 거친듯하다.

고추 꼭지를 짧게 잘라내고 켜켜로 쌓으며 우겨넣고

고추가 매워서 혹시 못먹을지도 몰라서

냉장고 속의 먹고 나서 줄어든 장아찌류를 꺼내

작은 병에 옮겨 담고 그 장국물을 이용해보기로 꾀를 냈다. 

곰취장아찌, 대파장아찌, 마늘장아찌 등등의 장국물을

끓여서 한김 식힌 다음 고추에 붓고

하룻밤 지나 약간 숨이 죽은듯 하여

저장용기에 옮겨 담고 누르미로 눌러 

이제 맛이 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 와중에 남푠이 꽈리고추를 또 몽땅 땄다고...

에구머니...아무래도 말랑말랑하지 않고

좀 크기도 커서 매울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반으로 갈라서 씨를 제거해서 고추튀김을 하던지

잘게 다져서 고추전을 부치거나

고추잡채를 만들면 어떨까 하여 열심을 냈다.

제법 시간을 투자한 고추사업이 끝나자

손이 화끈거리며 뒤늦게 얼얼덜덜해서

하루 종일 어찌나 힘이 들던지...

게다가 방망이 처럼 길게 자란 가지도 한 보따리 땄다고...

생가지로 가지나물이나 구이로 어찌나 열심히 먹었던지

이젠 가지가 질려서 먹고 싶지 않은데

나눔이라도 하면 좋을텐데 시골이라서 딱히 나눔도 그렇고 하여

일단 썰어서 말려두기로 했다.

빨갛게 익은 고추도 햇볕이 좋아서 옥상 데크에 널어서 말렸더니

이글이글한 햇볕에 하룻만에 마르면서

제일 커다란 채반 하나가 비워졌다.

2~3일만 더 말리면 꼬들꼬들하게 다 마를것 같지만

요즘엔 하도 날씨를 종잡을 수 없으니...

흰불나방 애벌레 쐐기에 쏘여서

이틀을 꼬박 엄청난 고통에 시달려야 했는데

아로니아즙을 바르면 효과가 있다며

남푠이 아로니아를 땄단다.

손등과 손목의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스러웠는데

탁자 위에 손을 올려놓고 냅다 아로니아 열매를 터뜨려서

즙을 환부위로 흘러내리게 하니

놀랍게도 극심한 통증이 마취제를 바른듯 줄어들어

살것만 같았다.

얼마나 고약한지 통증에 실신하기까지 한다는데

바르는 약으로도 아무 효과가 없더니만

확실히 통증이 줄어서 수시로 아로니아 즙을 떨어뜨리다 보니

여기저기 핑크빛 물이 들어 난감한 상황.

사흘째 되면서부터는 손에 물이 닿아도 아프지 않고

이제 살만해서 미용솜에 아로니아즙을 적셔서

손등과 손목에 감싸고 싸매지 않아도 될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

덜 익어서 남겨뒀던 아로니아가 강렬한 햇볕에

까맣게 익었다면서 혹시 모르니 따서 즙으로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을 해 두잔다.ㅎㅎ

옆집에서 강풍을 타고 우리집으로 날아든 흰불나방 애벌레들로

우리집의 정원수와 유실수들이 피해를 입고 있어서

골머리를 앓게 되었는데 이렇게 쏘이기까지 하니

왕짜증이 났다.

어쩔 수 없이 살충제를 해야 할 지경.

남은 아로니아를 따서 휴롬에 갈아 즙을 만들어 두고

남은 것으로 우유에 섞어서 아로니아주스로 만들었다.

우유를 넣은 것은 떨떠름한 아로니아 맛이 그대로 느껴져서 

건강을 위해서 참고 마셔야 했는데

아로니아즙에 매실청을 넣어 마시니 그런대로 마실만 했다.

ㅋㅋ나는 매실청 넣은거 몰래 마시고

남푠은 우유에 넣은거 배달...

시치미 뚝~!

이거 건강에 좋으니 참고 마셔얀다고...

'반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크라 볶음요리  (0) 2022.09.19
고춧잎 장아찌  (0) 2022.09.04
달걀말이와 가지구이와 풀드포크 만들기  (0) 2022.06.16
나물반찬  (0) 2022.05.19
도토리묵과 소불고기  (0) 2022.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