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철딱서니 없는 개나리

꿈낭구 2011. 12. 19. 17:14

 

 

어제 어느분이 제 차를 꼼짝없이 묶어두었더라구요.

주차를 하려면 다른사람에게 피해가 없겠나

조금만 생각하면 좋을텐데...

결국...걸어서 교회에 가야했어요.

그런데 교회 담벼락에서 이렇게 철딱서니 없는 개나리를 만난겁니다. 

 

 

아니...지금이 어느때라고...

한 송이도 아니고 여기 삐죽 저기 삐죽

경쟁이라도 하는듯

이 추운 겨울날에 함부로 꽃을 피우다니요.

 

 

이렇게 성질 급헌 넘들은 이러다가 큰코 다칠끼유.

세상이 점점 혼돈스러워지는 모양입니다.

요즘엔 제잘난 맛에 사는 이들이 많다지만

그래서 남보다 늘상 앞서가야 직성이 풀리는 이들이 있지요.

성급하게 서두르며 아직 여물기도 전에 열매를 바라는 세상풍조에

야떨도 물이 들어버렸능게뵤.

이 때아닌 시기에 꽃을 피운 개나리를 보면서

아직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에게

구구단을 입력하고

영어학원으로 내몰고

그렇게하여 너무 조숙(?)해져 버린 어린 아이들 생각이 떠올랐어요.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어요.

유치원 교사가 어머니들을 초청해서

'당신의 자녀가 자라서 장차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십니까?'

하고 질문을 했는데

색다른 대답을 한 어머니가 계셨다고 합니다.

'미안합니다. 제 잘못 입니다. 하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어머니야말로 가장 큰 인물을 소원한거라구요.

큰 사람이라야 그런말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미안합니다. 제 잘못입니다' 라고 말하기는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지요.

 

한 해의 끝자락에 와 있는 이즈음.

지나온 길을 돌아봅니다.

아직 사과하지 못한 일들은 없나...

나로 인해 마음 다친 이들은 없나...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하기에 앞서

이 숙제부터 하고 가얄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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