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민망한 저녁식사

꿈낭구 2011. 12. 20. 19:39

 

 

어제 송년모임이 있었답니다.

요즘 줄줄이로 모임들로 바쁘시져?? ㅋㅋ

2년 동안이나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던 터라서

내년엔 기필코 그 짐을 벗어버리리라 굳게 마음을 먹고

한 달전, 두 주일 전, 그리고 하루 전에

상기시키는 문자를 날렸드랬죠.

정기모임과 다른 요일이라서 착각할까봐...

 

 

아니나다를까...

여섯명 중에서 셋이서만 제 시간에 맞춰 도착을 혔구만요.

미리 좋은 분위기나는 자리꺼정 예약을 허느라

월매나 수고를 혔는디...

우찌된 영문인고 허고서 연락을 혔등만

여유롭게 퇴근을 하는중이라고

내일 만나잡니당. '어휴...요것을 ~!'

증신없는 소리 허덜덜 말고 핑허니 달려오라고 엄포를 놓았응게

곧 도착을 헐것이고

또 한 사람...

차가 밀려서 아무래도 시간에 늦을것 같다며

늦게라도 틀림없이 나타난다니...

 

 

이제 곧 도착을 한다기에

먼저 온 사람들 특권으로 골고루 골고루 음식을 시켰구먼요.

빠네랑 피자도 리조또도 주문을 허고

 

 

샐러드에다 치킨스테이크꺼정

골고루 주문을 해서

맨 처음 피자가 나와서 막 먹으려는 찰나에

갑자기 급헌 용무가 생겨 근처 집에 후다닥 댕겨와얀다고

한 명이 사라졌고마는

 

 

테이블의 이쪽에서 저쪽 끝까지

주문한 음식들이 줄줄이로 등장을 헙니다요.

금세 온다더니 어케 된일이뎌...

전화가 왔네여. 거의 다 왔다공...

음식을 앞에두고 우두커니 있는다는것도 예의가 아니라며

피자를 한 조각씩 들고 둘이서 마주앉아 냠냠 먹기 시작혔는디

옆자리 큰애기들이 영문도 모르고 우리를 힐끔힐끔~!

써빙을 위해 주변을 맴도는 종업원의 시선 또한 참으로 거시기헙니다.

졸지에 두 아짐이 위대(?)헌 사람이 되얏고만요.

둘이서 왠걸 이렇게 많이 시켰나 허는 눈치로

번갈아가며 우리를 훔쳐보는 시선이 어찌나 민망턴지유.ㅋㅋ

우습기도허고 참말루 이 무신 황당시츄에이션인가 하여

애꿎은 출입문쪽만 바라보며 이렇게 난처한 상황에 처한 우리를

어서 속히 와서 구해주기만을 오로지 기다렸다우.

결국 뒤늦게서야 나타난 회원들은 맛있게 먹는데

우리 둘이는 눈으로 이미 배가 불러서 먹을 수가 있어야죵.

젤루 늦게 도착헌 막내헌티 그동안 짊어지고 있었던 짐보따리를 앵겨뿐졌고만유.

그란디...요 망할것이

'언냐! 일 년만 더 혀죠잉~ 내 겁나게 이쁜 망사빤쮸 사주께...'

'씰데읎는 소리 허덜덜 말어.금빤쮸를 준대두 장기집권 나 싫다잉?'

아고야...이렇게 후련허고 홀가분헌것을...!!

민망헌 저녁식사로 배가 웜청 불렀네여.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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