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해물요리

전복 버터구이

꿈낭구 2023. 5. 20. 22:00

얼마만의 주부 모드인지...

아직 온전치 않은 어깨라서 

마음과는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아 어설프지만

그래도 간만에 저녁 식사를 위해 

전복버터구이를 만들었다.

병원에서 먹는 밥이란 정말이지 살기 위해 먹는다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식욕이 없어서

입맛도 없고 부실한 식사였기에

환자 보호자 역할로 어설픈 식사를 했던 남푠을 위해

활전복을 구매했었다.

 

어제 주문했던 전복이 

주말인 오늘 점심 즈음에 배송이 되었다.

식구가 없는 우리에게 적합한 13~14미 활전복을 주문했다.

주문하면서 밥 지을 때 넣어 먹으려고

밥톳도 함께 주문했다.

신선한 상태로 배송된 전복을 서둘러 손질을 했다.

아직 왼손에 힘이 없어서 살아있는 전복을 손질하기가

만만치 않아 어쩔 수 없이 남푠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생전 처음 전복을 손질하는 남푠의 손길이 위태위태해 보여서

씻고 껍질에서 분리하는 과정만 도움을 요청했다.

활전복이라 냉동실에 넣기엔 아까웠지만

이렇게 용도별로 손질해서 소분하여 냉동실에 넣어두기로 했다.

내장은 따로 용기에 담아 전복죽 끓일 때 넣기로 했다.

손이 자유롭지 못하니 이 정도의 일도 힘에 겨웠다.

회복되면 맛있는 요리를 해야징~!

이른 아침 부터 시작된 정원 가꾸기가

점심을 지나 저녁 시간이 되도록 이어져서

점심은 치아바타와 떡산적과 Coffee,

그리고 아침에 부쳐서 먹고 남은 미나리 부침개로

옆마당 밴치에서...

전지가위만 들면 뭐든지 자꾸 자르고 싶어지는 모양이다.ㅎㅎ

꽃이 진 공조팝나무를 과감하게 단발 시키더니

호랑가시나무도 담장 높이로 전지를 하겠단다.

그제에 이어 어젯밤 뉘 소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삐용이의 새끼 세 마리와

댕댕이의 새끼 세 마리를 잃은 것 같다.

어제부터 종일 새끼를 찾는 소리를 내며 먹지도 않고

우리를 안타깝게 하던 삐용이와 댕댕이가

오늘은 오후가 되면서 포기를 했는지

이렇게 망연자실...

오늘 아침 부터 점심 무렵 까지도

온 집을 돌아다니며 새끼를 찾느라 뛰어다니더니

지친 모양이다.

아무래도 지난 밤에 족제비나 삵에게 새끼들을 잃은 듯.

너무나 안쓰럽고 마음이 아파서

한참을 쓰다듬어 주었더니 그제서야 가르릉 소리를 내며

포기를 했는지 아니면 마음의 안정을 찾았는지

이렇게 나란히 앉아있다.

새끼를 잃지 않으려고 바들바들 떨며 

새끼들을 보다 안전해 보이는 은밀한 장소로

한 마리씩 물어 나르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

어젯밤에 새끼들을 모두 잃게 된 모양이다.

몸과 마음이 큰 충격으로부터 속히 회복되기를...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그런지 

아침부터 시작한 정원의 나무 가꾸기가

저녁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남푠을 위해 저녁엔 전복 버터구이를 만들었다.

부실한 몸이라서 평소와 달리 모든 게 만만치가 않았다.

써는 일도 볶는 일도 엄청 힘에 겨웠지만

고양이들 때문에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힘겹지만 통증을 참아가며 당근과 양파를 볶다가

칼집 낸 전복을 넣고 회로 먹으려고 썰어 두었던 것 까지

넣고 버터에 볶으며 트러플 솔트를 넣고

부추와 브로콜리도 추가하여

이 접시를 꺼내서 담아내기 까지

얼마나 힘이 들던지ㅠㅠ

남푠은 아직 팔에 힘이 없는데 

왜 갑자기 손질하기도 힘든 전복을 구매했냐는데

그동안 본의 아니게 주부 역할을 못했으니

이렇게나마 별미 요리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이 별미를 만들면서 몇 차례나 통증으로 비명을 질렀던 것도

다 잊혀져서 남은 전복으로

다음에는 어떤 요리를 할까 마음 속으로는

벌써 궁리를 하게 되더라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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