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지는 이 순대라는걸 무척이나 혐오하던 시절이 있었구만이라.
학창시절에 시장통에 가면
김이 모락모락나는 먹거리집 앞을 지나게 되는데
아이고...왠 수상시런것이 또아리를 틀고 있어서
기겁을 혔지뭐유.
생전 처음 보는거라서 가심이 두방맹이질을 혀서
다리야 나 살려라 하고 도망을 쳤던 기억이 납니다.
한 번도 자세히 볼 겨를도 없이
너무나 놀란 남지기
순대집앞을 지날라치믄 고개를 한 쪽으로 꼬고
호흡조절까지 혀감서 날쌔게 통과를 했더랬쥬.
그란디...결혼하고 손위 시누이께오서
허름헌 시내 음식점에서 시래기랑 묘헌것이 들어있는
정체모를 음식을 사준적이 있었어요.
그것이 지금 생각해봉게 선지국밥이 아니었나 싶어요.
생전 처음 보았을뿐더러 처음 먹어본 뚝배기에 담긴 국밥이
생소허긴 해도 나름 참 오묘헌 맛이었지요.
그렇게 해서 이 세계에 입문을 허게 되얏지만
그 후로 거의 기회가 없었는데
여기에서 하두 맛있다고 모두들 한결같이 자랑이 늘어지시기에
슬며시 호기심이 동혔었는디
어쩌다가 사촌동생이 순대를 음청 좋아한다기에
그라믄 시험삼아 함께 나눠먹어볼까...
교회갔다 짝꿍헌티 여차저차 모험담을 늘어놓았등만
마침 군대에서 휴가나온 아들이 순대를 좋아한다고
먹여서 보내고 싶다고 주문을 부탁해서 냉큼 주문을 했었구만요.
사실 오늘 웰빙순대를 받고 요걸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좀 심난스러웠는데 조카네는 벌써 반절을 해치웠다고 맛있다고 야단법썩이래여.
냄비에 물을 담고 위생팩에 가위로 잘라서 넣고 삶았어요.
그런데 봉지 속으로 물이 들어가서 좀 그렇긴 했는데
우리집 부녀간에 어찌나 맛있다며 잘 먹는지
저도 덩달아서 먹다보니 약간 남아있던 경계심이 훌쩍 날아갔쓰용.
굳이 소금이나 쌈장을 찍어먹지 않아도 간이 적당하더라구여.
오늘 저녁은 이 순대로 대신했구먼요.
속에 매콤헌 고추가 들어있는지 약간 알싸헌것이
느끼하지도 않고 냄새도 안 나서
앞으로 좋아하게 될것 같으용.ㅋㅋ
함께 넣어 보내주신 비빔만두는 아직 개시를 못혔구먼요.
오늘은 순대에 완전몰입을 혀야혔기땀시로...
고것 역쉬 처음 접허는 것인지라
내일쯤에나 탐색을 혀볼작정이구만요.
고정관념을 깨뜨려준 웰빙순대였다고 말씸디리고 싶어서요.
자...한 점씩 잡솨보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