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식품

고추장아찌

꿈낭구 2023. 7. 26. 19:40

계속된 장맛비로 텃밭이 말이 아닌 모양이다.

공들여 파종하여 한창 이쁘게 자라서

곧 예쁜 꽃을 보겠구나 하며 좋아했던 보리지가

알아볼 수 없는 상태도 아닌 흔적 없이 사라졌단다.

루꼴라와 열무와 상추는 물론 심지어 샐러리까지

비에 녹아내려 초토화가 되었다는데

고추와 가지와 오이는 주렁주렁...

장마 틈을 타서 고춧잎 뒤에 어마무시하게 알을 낳아 놓은

노린재들이 알에서 깨어나 바글바글 하다면서

좋아하는 고춧잎을 먹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약을 해얀다며 꽈리고추와 오이고추를 몽땅 땄단다.

그래서 생각지 못한 고추장아찌를 하게 되었다.

일단 길다란 고추 꼭지를 약간만 남기고 잘라내고

고추에 포크로 콕콕 찔러 장아찌 국물이 스며들도록 만들어 두고

장아찌 물은 진간장, 설탕, 식초,물을 동량으로 1C씩.

장아찌 국물을 바글바글 끓여서 

차곡차곡 작은 김치통에 넣은 고추에

부어주고 양이 얼마 되지 않으니

앞으로 두 번 정도 장아찌 국물을 끓여서

식힌 다음 부어주기만 하면 

아삭거리는 식감의 고추장아찌를 즐길 수 있다.

하룻밤 지나서 한 번 뒤적여주니 제법 맛이 들어가는 중.

어제는 뚜껑을 겨우 닫을 정도의 양이었는데

이렇게 장아찌 국물에 절여져서 줄어들었다.

에잉~ 기왕 하는 거 조금 더 할걸...ㅎㅎ

작년 늦가을에 담갔던 고추장아찌가 요만큼 남았다.

얼마나 아삭거리고 맛있는지

아껴가며 먹는 중인데

이번에 담근 것도 이렇게 맛있어얄텐데...

어제 잠깐 해가 나더니 먹구름이 몰려와

몇 번이나 비설거지를 하느라 힘들었는데

오늘은 생전 못보던 심술로 집 앞쪽에서 비를 뿌리며

엄청난 바람과 함께 장대비가 퍼부었다.

순식간에 비가 들이쳐서 허둥지둥~~ㅠㅠ

고양이들도 긴 장마에 지쳤나보다.

비를 피해 의자 위에서 세상 모르고 잠이 든

삐용이와 새끼 삐돌이의 모습을 보니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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