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머나~!!!!! 반가워라.

꿈낭구 2023. 8. 17. 18:07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집 밖은 물론이거니와 집 안에도 습기가 많아

햇볕 좋을 때 살림살이를 점검해보기로 했다.

아이가 독립하고 비어있는 방에 보관중이던 

이러저러한 잡동사니도 정리할 겸

어제부터 날 잡아서 맘 먹고 일을 벌였다.

오늘은 붙박이장 속에 있는 제습제도 새것으로 바꿔놓고

긴 장마로 혹여 문제있는 곳이 있나 살펴보던 중

수납박스를 열었더니 아쿠야~!!

온갖 가방류가 한가득이다.

이사오면서 한곳에 몰아 넣은 그대로다.

이사 오자마자 코로나로 삶의 패턴이 바뀌면서

외출할 일이 없었던 데다가

어깨통증으로 아픈 바람에 손을 쓰지 못했는데

여행용 가방 부터 시작하여 각종 가방들이 한가득이다.

하와이 가족여행 갔을 때 샀던

가벼우면서도 뭐든 많이 들어가는 핸드백은 

사랑땜도 아직 못다 한 가방이다.

간만에 보니 몇 년 만에 나의 라이프 스타일이

엄청 달라져 있더라는...

그도 그럴것이 코로나로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었고

답답한 아파트 살이를 정리하고

시골로 이사를 오면서 굳이 장보기 외에는 

나갈 일이 없었으니  이사오면서 핸드백 종류를

한 상자에 모아 이삿짐을 꾸렸던 그대로

붙박이 장에 넣어두고는 까마득히 잊었으니......

여름용 백을 닦아서 2층 난간에 매달아 통풍을 시키고

해외여행 할 때 즐겨 사용했던 가방도 함께

이렇게 매달아두었더니 ㅎㅎ

이제 곧 길 떠날 사람 처럼 마음이 흥분된다.

내가 애정하던 백인데 요것은 주로 주일날 즐겨 가지고 다녔었다.

여름철 냉방으로 추울때 살짝 걸치기 좋은 옷도 넣어다니고

성가대를 하며 큼지막한 성가집과

성경책을 넣어가지고 다니기에 안성맞춤이라서...

암튼 뭐든지 넣어가지고 다니기에 편리하고 좋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참새방앗간 격인 빵집에서

빵을 사서 쑤욱 넣어가지고 오기에도 그만이었었지.

이 가방들 속에서 나온 소지품들이며 필기구 부터 

껌, 세면도구,거울, 손수건, 수첩과 메모지 까지 

실로 어마어마했다.ㅋㅋㅋ

한때 유행하던 등에 메고 두 손이 자유로웠던 요 가방도

참 줄기차게 애용했었다.

교재를 넣어가지고 다니기에도 그만이었고

아주 작고 귀여운 작은 백도 세트로 들어있고

미니 손지갑도 들어있어서 

교육 받으러 다니거나 수업하러 다닐때에도

즐겨 사용했었다.

이젠 필요가 없을테니 미련없이 처분을 하기로 했다.

핑크빛 작고 앙증맞은 손가방은 가볍고 

비나 눈에도 젖지 않는 소재로

은행에 가거나 잠깐 외출할 때

소지품을 넣어다니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큰언니가 준 빅백은 그야말로 무엇이든 넣어가지고 다니기 좋은데

가방 자체만의 무게가 좀 부담스러워서 즐겨 사용하진 않았던듯.

그래서 자질구레한 잡동사니 가방들을 속에 집어넣어

이렇게 모아서 아이 편에 버려달라고 부탁하기로 했다.

 

이렇게 오전 시간을 추억에 젖어있다가

다시 정리를 하며 나름 분주하게 보내던 중

정원과 텃밭에서 일하던 남푠이 가만히 나와보란다.

어제 가계부 한 박스를 정리하면서

사진으로 찍어 파일로 저장을 하고 

가계부는 소각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소각장에서 가계부를 태우려고

겉 표지부분을 따로 분리하던 중에

이 가계부 표지 포켓 속에서 이걸 발견했단다.

그냥 확인 안 하고 버렸거나 태웠으면 어쩔뻔~~!!

어제 분명히 확인을 한다고 했었는데

아마 앞장 부분만 했던 모양이다.

혼자 조용~히 슬쩍 하려다가 양심상 나를 불렀노라고.ㅎㅎ

축축하게 젖은 봉투 속에서 나온 십만원.

남푠은 이 돈을 이렇게 두고 못찾아서

말도 못하고 얼마나 혼자 동동거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2001년 이면 울딸랑구 초등학교 입학한 해였다.

입학 후 얼마되지 않아 내가 병원에 입원을 했었는데

그때 서울에서 친정엄마께서 오셔서

집안일이며 아이까지 케어를 해주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아마도 엄마께서 가시면서 화장대 서랍에 두고 가셨던 게 아닐까 싶다.

차마 쓸 수가 없어서 이렇게 봉투에 넣어 가계부 표지에 넣어두지 않았을까?

햇볕 좋은 창가에 이렇게 널어 말리는 중이다.

혼자만 이렇게 멀리 떨어져 사는 막내딸을

엄마는 늘 안쓰러워 하셨다.

이 놀라운 소식을 울딸랑구 한테 알리자

아이는 금세 사진 속의 지폐를 보고는

구권이라 은행에서 바꿔야하지 않겠느냐기에

그제서야 지갑속의 만원 짜리를 꺼내 보니

크기도 이렇게 다르고 앞뒷면 그림도 다르다.

구권으로는 ATM도 키오스크도 안 되니 

직접 창구로 가서 바꿔얄것 같단다.

요즘엔 지폐 대신 거의 카드를 이용하다 보니

지폐가 이렇게 작아진 줄도 몰랐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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