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별미밥

잡채밥

꿈낭구 2023. 9. 29. 18:44

딸랑구가 원하는 추석메뉴는 잡채밥, 두부양념조림과

깻잎전과 우렁이 강된장에 호박잎쌈,그리고 한우쇠고기 등심구이.

하지만 남푠의 기대 메뉴는 오로지 치킨이란다.

점심과 저녁만 먹을거라던 딸랑구 주문대로

일단 어제 점심으로는 쇠고기 등심구이.

저녁에는 우렁이 대신 바지락을 넣은 강된장에 호박잎쌈.

오피스텔에서 먹기엔 적합치 않은 메뉴라기에

집에서 맘껏 즐기라고 명절 음식으로는 걸맞지 않지만

굳이 원하니 들어줘야지 않겠는가.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싸서 들려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간식으로는 아침부터 부산 떨며 만든 식혜와 깨송편과 모싯잎 송편.

식혜는 어제 길다란 용기에 담아서 들려보냈는데

송편이랑 모싯잎떡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

정원에서 솔잎 까지 따다가 쪘구마는...

오고가기 귀찮아서도 그냥 여기 딸랑구 방에서 자면 좋으련만

굳이 자기 처소로 돌아가긋단다.

오전에 수영장도 가야하고 라이딩도 해얀다면서...

오늘은 맛있는 빵을 사들고 올거라는데

아침 먹고 고춧잎 장아찌를 담그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서

급히 잡채밥을 준비하느라 워째 비주얼이 신통치 않다.

잡채에 시금치가 없어 고추를 길게 채썰어 씨를 제거하여 넣고

버섯, 당근, 파프리카, 양파, 가지, 고기를 볶아

그럭저럭 구색을 맞췄다.

딸랑구와 남푠이 엄청 맛있단다.

ㅋㅋ후다닥 만든 거라 속으로 미안했는뎅.

식사하며 아빠의 가족사와 유년시절의 이야기에 흠뻑 빠진 딸랑구.

하여간 유별난 부녀지간이다.ㅎㅎ

딸랑구가 사온 간식.

무화과를 좋아하는 딸랑구 답다.ㅎㅎ

여러 종류의 빵을 먹은 탓에 

저녁은 배가 불러서 먹을 수 없게 되었다.

냉장고 속의 닭고기를 어찌한담~!!

두부양념조림 하려고 썰어놓은 것도 그렇고...

딸랑구 일찍 돌아가겠다기에 과일을 챙겨 보내고

다시 둘만의 시간이 되었다.

날씨가 이상해서 그런지 갱년기 증상 처럼

더웠다 추웠다

문을 수시로 열었다가 닫았다가

긴팔옷을 꺼내 입었다 벗었다......

그런 나를 보고

남푠은 회춘하는거 아니냐며 놀린다.ㅍㅎㅎ

 

하늘이 다시 흐려진다.

보름달은 보기 어렵긋다.

어젯밤 달빛샤워로 충분히 누렸으니

뭐 아쉬울것도 없지만...

내 어릴적 추석명절을 회상해보다가

그리운 엄마 아빠 생각에 울컥~!

나만 홀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명절이면 가족들이 그립고 보고프다.

딸과 단둘이 해외여행을 떠난 언니.

모처럼 친정엄마 모시고 명절을 함께 하려던 계획이

남편의 코로나 확진자 신세로 무산되어

졸지에 단둘이 지내게 되었다는 친구네.

멀리 해외에서 선교중인 친구는

명절 아침 큰형부 소천 소식을 전해듣고

안타까움을 호소하고......

 

남푠은 나의 똥친구 채팅방이 시끌벅쩍한걸 보니

어느새 이젠 시댁으로 친정으로

분주하게 다닐 군번을 벗어난 나이에 이르렀나보다고...

그러게나 말이다.

이젠 찾아뵐 친정도 시댁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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