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겉절이

얼떨결에 김장하기

꿈낭구 2023. 11. 24. 20:25

조만간 또 눈 소식이 있다고

옆집 아주머니께서 텃밭에서 배추를 뽑으며

우리도 서둘러 배추를 뽑아야 한 다시기에

얼떨결에 김장을 하게 되었다.

어제 눈이 오기 전에 당근도 뽑기로 했는데

당근을 뽑다가 남푠이 얼크러 설크러 진 

이 당근을 보라며 빨리 나와보란다.ㅎㅎ

어쩜 이런 모습으로 자랐을까 잼난 모습에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신기해서 빨리 사진 찍으라고 성화...ㅎㅎ

당근을 뽑으니 생각보다 잘 자랐다.

케일과 당근과 사과를 갈아서 ABC주스를 만들어 먹어야징!

항암배추가 아직 포기가 덜 차서 뽑기에는 아깝지만

그래도 눈이 오기 전에 뽑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경종배추는 그냥 두고 항암배추만 뽑기로 했다.

아침저녁으로 수시로 달팽이와 벌레들을 잡아주며

남푠이 공들여 키운 텃밭 채소들이다.

에구~!  또 잼난 작품이 나왔다며 빨리 나와 보란다.

그런가 하면 배춧잎 사이사이에

이렇게 어린 배추들이 품에 안긴 것처럼 자라고 있다.

왜 배춧잎 사이마다 이렇게 어린 배추들이 이렇게 생겨난 것일까?

아무래도 이 배추는 항암배추는 아닌 것 같다.

넘 신기해서 이 연하디 연한 작은 배추를

일단 쌈으로 싸 먹어 보기로 했다.

항암배추들이 크고 작고 다양한 모습이다.

배춧잎 사이에서 아주 작은 포기를 만들며 자라는 배추 밑동은

이렇게 구멍이 나 있었다.

신기하게도 배춧잎 사이사이마다 이렇게 아주 작은 배추들이

붙어서 자라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항암배추는 고소한 식감이 좋아서

해마다 김장배추로 사다가 심었는데

뿌리 근처인 밑동에는 황금빛 테두리가 선명하다.

항암배추는 속도 더 노랗고 맛도 좋아서

오래전부터 항암배추로 김장을 하곤 했었다.

포기가 아주 큰 편은 아니라서 두 쪽만 내어

간 절이기를 하기로 했다.

어제 길다란 고무통 속에 배추를 이렇게 간 절여 놓고

김장 양념거리를 준비하러 마트에 다녀왔다.

텃밭에서 뽑은 당근과 무도 김장용으로 덜어두고

간 절이기를 하니 길다란 고무통으로 딱 맞다.

마트에 다녀와서 한 번 더 뒤적여주고

포기가 시원찮은 것들은 따로 이렇게 모아두었다.

배추 전을 부치거나 쌈을 싸 먹어도 좋을 듯.

23년 11월 24일 아침

아침에 일어나서 열어 보니 간이 적당하게 절여졌다.

밤새 바람도 엄청 심하더니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침에 병원에 가기 전에 어제 간절이기를 한 배추를

씻어서 건져두고 다녀와얄것 같아서

일찍 서둘렀는데 바깥 기온이 너무 추워서

주방으로 가져와서 씻기로 했다.

배추가 그리 많지 않아서 싱크대에서 씻어 물기가 빠지면

추운 데서 고생하지 않아도 되겠기에......

아침 일찍 서둘러서 병원 세 곳을 다녀와

김장 준비를 시작했다.

그래도 어제 마늘과 생강도 손질해 놓고

황태대가리에 고추씨와 표고버섯, 파뿌리를 넣고 육수를 끓이는 동안

여러 가지 양념들을 준비했다.

막상 절여진 배추를 보니 양이 그리 많지 않다.

배추가 적으니 사이사이에 도톰하게 썰어서 넣으려고

살짝 절여둔 무에

고춧가루로 꽃단장을 시키고

김장육수에 불린 찹쌀을 넣고 찹쌀죽을 끓여 식힌 다음

갖가지 양념들을 넣어 고루 버무렸다.

항암배추 절여진 것과

육수에 넣고 끓인 찹쌀죽에

어제 미리 준비해 둔 새우젓 갈은 것과 다진 마늘과 생강, 청각

쪽파와 갓과 사과와 배를 넣고

생새우 간 것과 싱싱한 생굴도 넣고

샐러드머신 2번 콘에 무와 당근을 알맞게 채 썰어 넣고

김장 양념 준비 완료!

배추가 얼마 되지 않아서 무를 도톱납작하게 썰어서

살짝 간을 해둔 것에 고춧가루를 버무려서

배추김치 사이사이에 낑겨 넣기로 했다.

새콤하게 익으면 정말 맛있다.

다용도실에서 남푠과 둘이 김장을 마쳤다.

생각 보다 양이 적은데

울 두 식구에겐 동치미도 있고 무김치도 있으니

부족하진 않을 것 같다.

한의원에서 침 맞고 불편한 몸으로

그래도 최선을 다해 남푠이 공들여 키워낸 항암배추로 김장을 끝냈다.

옆집에 맛보시라고 조금 가져다 드렸다.

이렇게 얼렁뚱땅 김장을 마치고 나니 뿌듯하다.

딸랑구 퇴근길에 김장김치에 수육을 먹고 가라고

전화를 했더니 딸랑구가 기특하게  두부를 사들고 왔다.

나는 수육보다는 두부랑 먹는 게 더 좋은데

암튼 넘 맛있는 저녁 식사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무김치와 동치미도 담갔으니

이젠 겨우 내 칩거하는 일만 남았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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