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심란한 상황

꿈낭구 2023. 12. 15. 16:33

사흘 동안 집중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니

비가 내리는데도 하수관 공사를 하느라

마을 입구에서부터 소리가 요란하다.

지난주부터 시작한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에서

비까지 내리니 이렇게 심란할 수가 없다.

이미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중장비 소리가 요란하더니 질척한 대문 안으로

포크레인이 들어서고 있다.

생활하수와 정화조를 없애고 화장실용 하수관을 묻고

겨우 흙으로 덮어두었던 곳이

비가 내리니 흙이 가라앉아 

임시로 떠 놓았던 잔디로 덮어두었지만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시멘트를 붓고 일부분만이라도 공사를 진행하려나 본데

빗줄기가 점점 거세어지고 날씨까지 추워져서

한숨이 나오지만 그래도 이런 악 조건 속에서도

일을 하시는 분들을 생각해서 작업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불을 밝혀두고 지켜보는데

요란한 소리에 삐돌이가 겁이 나는 모양이다.

다른 고양이들은 다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혼자 남아서 이렇게 지켜보고 있다.

덮어둔 흙이 유실되지 않도록

떼어 두었던 잔디를 가져다가 이렇게 덮어두었다.

포크레인이 들어온 자리는 움푹 꺼져서 빗물이 고였다.

밤새 비가 얼마나 내렸는지

대문 앞은 빗물이 이렇게 고였다.

오늘은 공사가 중단되어 중장비 소음이 없어

며칠 만에 마을이 조용하다.

그래도 흙이나마 덮은 상태라서 다행이다.

나가고 들어오기가 번거로우니

꼼짝없이 집안에서 지내야 할 듯.

데크 위 까지 흙으로 더럽혀졌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그나마 씻겨져 내려가 다행이다.

그 심난스러운 상황인 우리 집에

택배가 배송된다는 연락을 받고

대문을 열어두었는데

질퍽한 마당을 지나 현관문 앞까지 이렇게

택배 상자를 배송해 두고 가셨다.

비가 내리니 종이 박스가 행여 젖을까 봐

염려스러우셨던가 보다.

그 마음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신발도 다 버리셨을 텐데......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이 심란스러운 상황을

견뎌내 보기로 한다.

비가 그치면 다시 날씨가 추워져서 

눈이 내릴 거라는데

부디 공사가 마무리된 후에 내렸으면 좋겠다.

골목에서 대문 앞까지의 공사는 2년 전 가을에 했었는데

이제서야 공사를 시작하는 이유인즉슨

예산이 없어서였단다.

수질개선을 위한 공사라고 하던데

이 공사가 끝난 곳에서는 민원이 잦다는 소문이 있어

하수관 공사가 긴 우리 집 상황인지라 

더더욱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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