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봄이 오는 길목

꿈낭구 2024. 2. 19. 12:23

 

24.2.18 일요일

어젯밤 잠이 깨어 거실로 나와 영화를 보다가

새벽에야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니 어느새 해가 이렇게 두둥실 떠오르고 있었다.

2층 데크로 나갔더니 서리가 이렇게나 하얗다.

낮게 드리워진 구름 사이로

까마귀들이 떼 지어 날아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아침 하늘을 보며

오늘 일기예보에는 비가 내린다던데 

비가 올 것 같진 않다.

옆집 지붕위에 하얗게 내린 서리와

저 멀리 산 정상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딸랑구 오피스텔에서 보이던 정상이 생각났다.

종달새형의 딸랑구는 벌써 일어나 수영장에 다녀와

저 능선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식사 준비를 서둘러야긋다.

오후 되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황금회화나무에 맺힌 빗방울이 보석처럼 아름답다.

크고 작은 수정구슬이 어여쁘다.

솔잎에 맺힌 빗방울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비를 맞으면서도 아랑곳없이 한참을 놀았다.

오잉?

화단의 낙엽 사이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서 

가까이 들여다보니

아주 작은 개구리가 인기척에 놀라 

개구리에게는 절벽 같은 돌 위로 올라가고 있다.

개구리만 놀란 게 아니다.

나도 놀랐으니까.

개굴아!

해치지 않을 테니 도망가지 마.

다시 방향을 바꾸더니 낙엽 위로 내려와

두 눈을 부릅뜨고 주변을 살핀다.

발가락도 크고 눈이 부리부리해서 살짝 무섭다.

보호색으로 옷을 입어서

언뜻 보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겠다.

개굴아!

경칩이 아직 멀었는데 어쩔려구 벌써......

아직은 좀 춥단다.

바깥 잠시 세상 구경했으니

고양이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어서 다시 안전한 낙엽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래?

벙글어진 산수유 꽃망울이

하나 둘 터지기 시작했다.

빗방울 놀이를 즐기며 봄마중을 하는데

어머나~!

어느새 발아래 복수초가 피었다.

봄의 전령 복수초가 올망졸망

그 어여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담장 위로 오르내리는 고양이들의 발에 밟히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

이 구역에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줘얄듯.

이른 봄 우리에게 눈호강을 시켜주는 복수초와

날마다 눈을 맞추고 봄노래를 불러줘야지.

봄비 내리는 오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풋풋한 봄내음을 즐기다.

작년 가을 해피트리를 실내로 들이기엔 너무 자라서

우듬지를 잘라내고 오엽송 아래 심고

이렇게 방한복을 입혀줬었다.

다육이 가족들은 미니온실을 만들어 줬는데

해피트리가 겨울을 잘 견뎌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요즘 고양이들의 쉼터가 된 의자에도

빗방울이 주렁주렁~!

이젠 슬슬 본격적인 봄맞이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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