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내리더니 아침까지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이제 겨우 꽃망울이 터지려던 홍매에
빗방울이 맺혀 잼난 모습이다.
올망졸망 꽃송이들이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비에 흠뻑 젖었다.
잔뜩 흐린 하늘이 비가 쉬 그칠 것 같지 않다.
제법 쌀쌀한 날씨라서 꽃들도 놀라겠다.
산수유 꽃이 비에 젖어 더 선명하게 보인다.
산수유는 시들어가는 중이고
홍매는 이제 꽃이 피기 시작하니
두 가지 빛깔의 꽃들의 향연이
비가 내리니 한결 운치있다.
수정구슬 같은 빗방울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봄비에 젖은 초록이들 모습이 더 선명하다.
화단 경계목인 통나무에 이름 모를 버섯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참 이상한 모습이다.
날씨가 춥게 느껴지는데
작은 새잎들이 돋아나다가 깜짝 놀라겠다.
봄비에 흠씬 젖은 매화꽃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매화가 질 것만 같아서 아쉽다.
더 오래 함께하고 싶은뎅...
냉이꽃들도 비에 흠뻑 젖었다.
암만 봐도 참 신기한 형상이다.
버섯과 이끼와 통나무의 묘한 어울림.
항암배추 마지막 남은 것으로 겉절이를 만들었다.
땅에 묻어뒀던 무를 꺼내서 박스에 담아
다용도실에 보관 중인데 세 개 꺼내서
무생채도 조금 만들고
깍두기도 만들고
큼직큼직하게 썰어 납작무도 만들었다.
봄비 오는 날 뜻밖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픈 나를 걱정하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사촌동생 남편의
뜻밖의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이 세상 소풍을 끝내고 떠나는 길
하늘나라에서 안식하기를......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