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봄비 내리는 아침

꿈낭구 2024. 4. 15. 16:57

24년4월 15일 월요일

원래는 오늘 동해안으로 남푠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이다.

그런데...지난번에도 거제도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던 중에 강풍을 동반한 비 예보가 있어서

함께 여행하기로 했던 언니들과 

여행을 취소하고 숙소 예약했던 것도 취소했었다.

이번에는 단둘이 떠나는 여행이라서

비가 살짝 온다고 해도 괜찮지 싶었는데

하필 일기예보에 우리가 비를 몰고 다니는 형국이 될 상황이란다.

예약했던 숙소 세 곳을 모두 취소해야만 했다.

이번에도 역시 많은 비가 예상된다기에......

월요일 아침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바람도 거세게 불어

파라솔이 쓰러지고 화분들도 비바람에 시달려

강행하지 않고 취소하길 잘했다 생각했다.

아무래도 순조롭지 않은 여행이다 싶어서

쿨하게...

뭐 좋은 날씨에 다녀오면 되지 뭐!

밤새 비바람에 놀랐는지

엄마인 삐용이와 아들인 삐돌이가 이렇게 

나란히 앉아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ㅎㅎ

밤새 많이 놀란 모양이다.

비에 젖은 미산딸나무의 꽃은

더욱 분위기 있고 아름답다.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해도

바람은 거세다.

황금조팝이 비에 젖어서 그런지

더 샛노랗고 귀엽다.

기품있는 죽단화의 자태가 아름답다.

몽글몽글 맺힌 꽃망울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단감나무의 새잎도 바람에 많이 시달린듯.

놀란 고양이들도 휘둥그레~~

여행을 떠났더라면

이 어여쁜 꽃들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을 거라며

위안을 삼으니 그리 큰 미련은 없다.

일 년 중 요즘 요맘때가 가장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절이기 때문이다.

꽃씨를 뿌렸는데 워째 새싹이 돋아나는 게

아무래도 꽃이 아닌 호박 같단다.ㅠㅠ

그럼 다시 씨앗을 뿌려얀다공?

순백의 배나무꽃도 화들짝 놀란 모양이다.

바람에 꽃잎이 떨어져서 

이런 형국이 되었다.

어차피 우리집 배나무는 열매 보다는

꽃을 즐기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간밤의 심술궂은 바람이 얄밉긴 하다.

아로니아는 아직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해서

귀엽고 사랑스런 모습이다.

커다란 잎 사이로 이렇게 활짝 핀 꽃송이도 있다.

배꽃은 허망하게 떨어져 날리는데

그 곁의 아로니아는 이제 찬란한 꽃을 피울 태세다.

비바람에도 이렇게 만개한 아로니아도 있었다.

미니사과 꽃은 몹시 추워 보인다.

가냘픈 꽃잎에 눈물 같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미니사과는 품종이 다양해서

꽃 모양이나 빛깔도 조금씩 다르다.

유기농으로 키우기 때문에 

아무래도 열매 보다는 꽃을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는 편.

또 한바탕 비를 몰고 오는 구름이 저만치에서~~

비에 흠뻑 젖은 나무들이 선명한 빛깔로 

정원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밖에서 들어오니

남푠이 비엔나커피를 준비했단다.ㅎㅎ

찻잔이 남실남실~~!!

자기것은 시나몬파우더를 넣고

내것은 생략했다며

곁들인 간식은 비록 에이스 지만

르뱅쿠키라 생각하며 먹으란다.ㅋㅋㅋ

침실 창가의 흰라일락이 하늘하늘한 꽃을 피워

비에 젖었는데도 향기가 감미롭고 로맨틱하다.

비가 그만 그쳤으면 좋으련만......

비바람을 피해 냥3이는 이렇게 몸을 말고

단잠에 빠져있다.

실내에서 겨울을 보내고 밖으로 나온지 불과 며칠 안 되는데

얘들도 많이 놀랐겠다.

비바람에 시달린 흔적이 역력하다.

젖은 몸을 말리려고 상자속으로 들어갔나 했더니

엄마와 아들 둘이서 곤한 단잠에 빠졌다.

비가 내리니 황금회화나무의 새잎이 

너무 화려해 보인다.

비에 젖은 꽃과 나무들이 싱그럽다.

구름이 조금씩 걷히는가 싶다.

누렇게 말라가는 주목이 봄비에 

생기를 좀 얻었으면 좋겠다.

새로 사다 심은 램스이어도 제대로 땅맛을 알았으면 좋겠고.

아주 한밤중일세~!

자세를 바꿔가면서 곤한 잠을 자는 모습을 보니

맘이 짠하다.

비에 젖은 흰라일락꽃에서도 여전히 향기가 난다.

무스카리가 저만치서 아슬아슬하게 비바람을 견디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흰라일락과 하늘하늘한 봄맞이꽃

사철단풍과 황금회화나무 사이에

눈부시게 새하얀 백도화가 탐스럽게 꽃을 피우고

그 곁에 핑크핑크한 철쭉이 피어나던 중이었는뎅.

사철단풍이 가장 목에 힘 주며 의기양양 할 때.

가지 끝의 별사탕 같은 모습이 폭죽을 쏘는 모습 같아 보이기도 한다.

연둣빛에서 초록으로 점점 옷을 갈아입는 청단풍.

잎이 귀욤귀욤하게 작지만 가지 끝부분에 빨간 꽃단장을 한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요즘 만삭인 댕댕이의 고달픈 묘생.

가장 나이 많은 냥3이의 지정석인

에어컨 실외기 박스.ㅋㅋ

사람으로 치면 할매.

씹는것도 예전만 못해 더디게 식사하느라

까마득한 냥이들에게 밥그릇을 빼앗기기 일쑤지만

그래도 나름 듬직하고 신뢰감 높은

이 구역의 1인자.

정이 많은 냥3이는 요즘 가뜩이나 힘든 댕댕이를

은근히 챙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비에 젖으니 빛깔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

눈꽃이라고도 불리우는 이메리스

맑고 깨끗한 순백의 옷에 

별사탕 같은 꽃으로 장식한 사랑스런 꽃이다.

요즘 내가 그 무엇보다도 가장 애정하는 나무.

미산딸나무의 꽃빛깔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흰나비 처럼 보인다.

하루에도 가장 많은 눈길을 주는

미산딸나무꽃.

이 봄을 찬란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사랑스런 꽃이다.

황금조팝

2층에서 내려다 보니 

자엽자두와 라일락과 자목련이 꽃등을 켜고 있다.

홍단풍과 황금회화나무 사이에

눈이 부시게 새하얀 백도화가 숨어있다.

그 곁에는 홍가시나무가 단장을 하는 중.

자목련은 서재의 책상에 앉아서 보아야 가장 예쁘다.

4월의 꽃잔치로 행복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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