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식품

꽃얼음과 솔순청 만들기

꿈낭구 2024. 4. 15. 17:06

봄이 무르익어가는 4월의 중반.

머뭇거리다가 때를 놓칠까 봐

봄비로 샤워를 마친 꽃들을 따다가

예쁜 꽃얼음을 만들기로 했다.

내가 꽃놀이를 하는 동안에

남푠은 앞 뜨락의 소나무에서 삐죽삐죽 돋아난 솔순을

전지하기에 솔순청을 담그기 위해

버리지 말아 달라 미리 부탁을 했었다.

파인애플즙을 얼려 뒀던 용기에서

얼음을 냉동용 지퍼백에 옮겨 두고

종지꽃과 유채꽃으로 예쁜 꽃얼음을 만들기로 했다.

 

솔순을 물에 헹궈 물기 빼느라

하룻밤 뒀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향기로운 솔향이 집안에 가득했다.

작년 요맘때 생각이 났다.

부실한 몸으로 솔순청을 담그고 

입원을 해 어깨 수술을 했었다.

아픈 와중에도 때를 놓칠까 봐 서둘러 한 덕분에

솔순청을 탄산수나 생수에 희석해서

여름날 즐겨 마시곤 했었던 생각이......

요즘엔 소나무에 약을 하기 때문에

집안에서 자라는 청정한 솔순을 이용해 만들 수 있으니

얼마나 뿌듯하고 좋은지 모른다.

아직 한 그루 전지 하며 잘린 거라서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오일스킬렛이나 MP5를 이용하여 만들면

설탕의 양을 줄일 수 있지만

워낙 적은 양이라서 그냥 솔순청 담갔던 병을 이용해

솔순과 동량의 설탕을 넣어 만들기로 했다.

솔순에서 나오는 진액이 끈적이기 때문에

1회용 장갑을 끼고 고루 섞은 솔순을

소독한 유리병에 꾹꾹 눌러가며 채워 넣다 보니

향기가 너~~~~~~~~~무 좋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설탕이 녹아내린다.

일단 한 그루 분량이니 이름표 붙여서

서늘한 다용도실에 잘 모셔둬야징!

나무가 자라니 전지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말렸는데도 다시 두 번째 전지작업을 시작한 남푠.

덕분에 내 일도 추가되었다.

정원으로 나가니 솔향이 너무나 좋아서

주섬주섬 또 잘려진 솔순을 줍게 된다.

나야말로 어깨가 아프니 절대 무리하지 말라는데

어디 그게 그렇게 되나......

솔순을 씻어서 하루 물에 담가두니

거실엔 솔향기로 가득해서 너무 좋다.

물을 세 번 정도 갈아줘 가면서 송진이 우러난 물을 버리고

솔순을 건져 물기를 뺀 후

큰 저울을 꺼내다 무게를 확인하고

동량의 설탕을 넣고 고루 섞은 다음

적당한 용기를 찾아보려다 보니

지난번에 담근 게 이렇게 절반도 안 되는 양이다.

4월 16일의 솔순청은 도둑맞은 느낌이긴 한데

그렇다고 함께 섞기에는 안 될 것 같다.

4월 21일 두 번째로 담근 솔순청이

어느 정도 설탕이 녹아 줄어들면

상황 봐서 한 곳에 섞을 생각이다.

지금은 이렇게 절반 넘게 담겼어도

시간이 지나면 반으로 줄어들 테니

그때 함께 섞어서 발효시킬 계획이다.

올해는 이것으로 솔순청은 끄읏~!!

'저장식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리밥 청 만들기  (0) 2024.06.03
딸기쨈 만들기  (0) 2024.05.14
양파청  (0) 2024.01.11
언 양파로 양파청 만들기  (1) 2023.12.21
언 양파 손질하기  (0) 202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