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비 그치고 안개 자욱한 아침 뜨락

꿈낭구 2024. 5. 2. 10:55

24년 5월 2일 목요일 

어젯밤 무섭게 쏟아붓던 비가 멈추고

안개가 자욱한 아침이다.

창밖은 온통 안개가 짙게 내려와

담장 밖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새들도 고양이들도 밤새 잠을 못잤는지

적막강산이다.

아침 기온이 쌀쌀하게 느껴지는데

냥이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안개가 걷히는 중이다.

거실 앞 데크위의 원형테이블에는

빗물이 찰방찰방~~

화분들도 놀랐겠다.

오늘 아침에는 두릅을 튀겼다.

그동안 두릅초회와 튀김으로 맛있게 먹었는데

이제 두릅은 끝물이 아닌가 싶다.

비에 흠뻑 젖은 화초들은 밤새 비바람에 시달린 모양이다.

5월이니 이제 장미가 가장 설레겠다.

함초롬하게 핀 꽃들이 화사하다.

엄마생각이 났다.

요맘때면 엄마는 꽃밭에서 이른 아침부터

꽃들을 가꾸시느라 여념이 없으셨다.

꽃이 지기 전에 실컷 즐감해야징~!

화려했던 모란이 지고 

뒤를 이어 철쭉이 피기 시작했다.

여리디 여린 새잎이 돋아난 청목은

잎에 기름을 바른듯 광채가 난다.

백리향이 기세등등해서

무스카리를 다른 곳으로 옮겨 심기로 했다.

장미도 꽃문이 열릴듯 말듯...

앙다문 꽃송이가 비에  흠뻑 젖었는데도

예쁘긴 정말  예쁘다.

ㅏ눈이 부시도록 하얀 공조팝나무 꽃도

이제 시들어가는 중이다.

황금조팝나무도 작은 꽃망울이 맺혔다.

이제 시들어가는 죽단화와

오늘 이른 아침에 꽃을 피운 뽀삐도 

지난 밤 많이 시달렸나보다.

온통 초록초록한 잎들이 무성한 5월.

단감나무잎도 꽃처럼 예쁘다.

작약과 둥굴레꽃

어제 보다 더 풍성해진 붓꽃

살포시 고개를 내민 꽃이 어여쁘다.

매실이 제법 굵어졌다.

올해는 매실청을 항아리에 담가얄듯...

정말 많이도 열렸다.

딸랑구 회사에서 보낸 어버이날 선물이 배송되었다.

해마다 받는데 이런거 좋아하는 엄마 아빠에겐

즐거운 선물이다.

호두케익이 먹음직스럽지만

내일 혈액검사를 받아야 해서 참기로......

오후가 되자 아침에 봉긋하던 꽃망울이

이렇게 화사하게 피어 발길을 붙든다.

택배가 배송되었는데 또 남푠이 주문한 것으로

에궁~!  영농자재와 타프를 샀다는데 넘나 허접해서 실망.

혼자 결정하고 용돈으로 샀으니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고

속상한듯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배수로 작업을 하는 뒷모습에

웃음이 났다.

반품비가 물건값 보다 더 비싸다니 더 더욱......ㅋㅋ

자엽자두에 어느새 이렇게 열매가 맺혔다.

꽃가루를 잔뜩 뒤집어쓴 모습으로.

여러해 전 요맘때 코카서스 여행중에 

집집마다 아름드리 이 나무가 있었던 기억이 났다.

엄마가 심으셨던 나무로

예전에는 이 나무의 이름을 몰라 한동안 우리는 빨강나무라 불렀었다.

봄날의 향기로운 꽃과 열매로 

이 나무를 보면 엄마 생각이 난다.

요즘 정원가꾸기로 소일하며

엄마의 정원 가꾸시던 모습이 떠올라 너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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