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오늘 하루도 감사 감사

꿈낭구 2024. 6. 17. 21:16

이른 아침 남푠이 아침 준비하는 내게

아무리 바빠도 빨리 나와 보란다.

예뻐도 너~~~~무 예뻐서 혼자 보기 아깝다며

이 장미꽃을 함께 즐기잔다.

가뭄이 너무 심해서 요즘 꽃들도 시들시들 힘겨워 보이는데

아침이슬을 먹고 이렇게 앙증맞게 사랑스런 꽃을 피웠으니

얼마나 예쁘냔다.

어제까지만 해도 작은 꽃봉오리였는데

이렇게 예쁜 꽃을 피웠다.

작약 위로 시든 장미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는데

언뜻 보고 작약이 또 꽃을 피운 줄 알고 깜놀했다.ㅎㅎ

이리 보고 저리 보면서 어여쁜 꽃을 마주하며

감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장미잎에 맺힌 이슬방울이 정말 보석처럼 아름답다.

꽃과 눈을 맞추며 한참을 꽃놀이에 빠졌다.

예뻐도 너무 예쁘다면서......

오늘 뜻밖의 전화를 받고

너무 반가워서 만나기로 했다.

오래전 믿음의 벗들과 함께 하고 싶어

집으로 초대했는데

어언 20여 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문득문득 그립고 보고 싶었던 믿음의 벗들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나 좋았다.

옆집에서 몇 개 얻어다 심은 코끼리마늘이

어느새 이렇게 늘어 탐스럽게 꽃을 피웠다.

어느새 고깔모자 같은 것이 벗겨지고

보라색의 꽃송이가 탱자울타리와 이렇게 키재기를 하고 있다.

오늘은 텃밭에 물을 줘야 것 같단다.

너무 가물어서 한낮의 더위에 힘들어 보인다고.

딸기 시즌이 끝나면서 텃밭에 잘 안 나와 보다가

요즘 자두가 익어 자두 따먹는 재미로

자주 나오다 보니

텃밭 채소들이 너무 많이 자랐다.

거미줄에 맺힌 물방울이 언뜻 보면 꽃 같다.

꼬깔모자 벗어던진 보라돌이들이

입을 모아 노래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시원스런 물을 먹고 탐스럽게 자라렴!

어느새 루꼴라가 꽃을 피웠고

근대는 내 어깨만큼이나 키가 훌쩍 자라면서

잎이 어마어마하게 크다.

이걸 어쩐다지?

내일은 근대된장국을 끓여얄까보다.

텃밭 작물 가운데 특별관리 대상인 블루베리와 케일.

블루베리는 올해도 영 열매가 시원찮다.

봄에 종 모양의 앙증맞은 꽃을 즐기는 것 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강렬한 루드베키아의 꽃이 

텃밭 입구에서 화사하게 만발했다.

수레국화와 보리지와 이것저것 꽃씨를 뿌렸는데

고들빼기가 주인공이었다가 자리를 빼앗겼다 생각했는지

열심히 작은 꽃을 피워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어 차마 뽑아낼 수 없어

함께 자라도록 두기로 했다.

시어머님께서 아주 오래전에 씨를 가져다 뿌려주셨던 것이

바로 고들빼기와 우단동자꽃인데

그걸 볼 때마다 어머님 생각이 나곤 한다.

해가 점점 기울어가는 시간.

어느새 오늘 하루가 저물어 간다.

이렇게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우리만 즐기기엔 

넘 아깝다.

2층으로 올라가서 본격적으로 저녁노을을 감상하기로 했다.

우주쇼를 하는 듯 노을빛 구름 사이로

달이 보인다.

바람이 금세 색다른 그림을 그려낸다.

우와~!!

이 엄청난 우주쇼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니......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마주하며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기도를 한다.

비록 몸은 점점 연약해지고 

예전 보다 힘도 없고 아픈 곳도 많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곳에서의 삶이 너무나 좋다.

도시에서 이런 다채로운 광경을 제대로 즐겨보지 못하다가

이곳으로 터전을 옮기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을 꼽으라면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과

저녁 노을이 물들어 가는 모습을

이렇게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밤하늘의 별들이며

창을 통해 볼 수 있는 달빛도 넘나 좋고

바람소리 빗방울 소리

저 멀리서 아스라이 개 짖는 소리와

이른 아침 새들의 지저귐도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

오늘 하루도 이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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