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자랑

내보물 쇼니의 다짐

꿈낭구 2010. 11. 1. 20:56



어제는 우리 하나 뿐인 딸랑구 생일이었어라.

전날 저녁부터 전야제를 너무 거~허게 혔던지라

고만 깜빡 늦잠을 자버렸지 뭽니까?

이런 된장~~!

울신랑 출근시간도 빠듯허니 생겼으니

어쩌자고 셋이서 죄다 늦잠을 잤더란 말입니꺼...

부랴부랴 쇠고기넣고 미역국을 끓이고

거의 손에 모터를 달은것 맹키로 잽싸게 놀려봐도

시간은 턱읎이 부족혀서 결국 이렇게 초라헌 생일상을

차리게 되었더란 말입니다.

 

그래도 쌀을 특별헌 쌀루다가 밥을 짓고

미역국은 왜 꼭 생일마다 먹어야는지 궁금헌것이 많은 딸랑구

대답도 지대루 헐 새가 없었지라.

 

 

원래 케이준 치킨샐러드를 하려고 했었는디

고만 야채도 준비를 못허구서리

겨우 닭가심살만 바삭허니 옷입혀서 튀기고

또 한 가지는 데리야끼소스를 이용해서 굽고...

엊그제 청정지역 무주에서 가져온 돌나물허고,오징어볶음...

장봐다놓은 재료 반도 못쓰고

이렇게 풍신나게 아침상을 차리게 되얏구만요.

아이고오~이게 무신 낭팬교오~~

 

 

 

 

저녁에는 허그갈릭에 데리고가서 우아허니 만찬을 즐겼지라.

울신랑 아침에 허겁지겁 민망해허는 저에게

이렇게 이뿐 딸 낳아줘서 고마우니

저녁은 자기가 거~허니 살팅게

꽃단장허고 지달리라등만 

평소보다 일찍 퇴근을 혀설라무니

공부허는 딸 불러내서

요로코롬 멋지게 생일파티를 안혔능게뵤.

 

 

 

저녁마다 끌어안고 자는 이 인형을 울딸랑구 안 볼때

벼르고 벼르다가 세탁기에 돌려분졌어라.

햇볕이 얼마나 강한지

 이참에 침대시트랑 이불꺼정 세탁해서 말리면

을매나 고신내나게 말릴 수 있것능가말요.

학교에서 돌아오다

베란다 밖에 한 쪽 귀를 집게로 물린채 걸려있는

이 인형을 발견허고는

이만저만한 호들갑이 아닙니다요.

 

엄마는 이 곰돌이의 최소한의 자존심도 지켜주지 않고

이렇게 발가벗겨서 남들 다 보는 창밖에 내걸을 수 있냐는둥,

얘가 얼마나 부끄러웠겠느냐,

게다가 한 쪽 귀를 이렇게

아프게 집게로 물려 얼마나 아팠을것이냐...

미안해 미안해...내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하면서

재빨리 걷어들여와서는

부등켜안고 아주 난리부루스 아니것습니까?

초딩때 violin선생님이 생일선물로 준 인형이거든요. 

내참~~!

17살이믄 옛날같음 시집을 갔을 나이 아닌게뵤?

 

 

날도 더운디 굳이 이렇게 옷을 입혀서는

잠냄새가 달아났다고 찡찡대며 항의를 합니다요.

 

초딩때는 이렇게 세워놓았등만 학교에서 돌아와서는

하루종일 이렇게 서있으면 얼마나 다리가 아프겠느냐며

이 엄마를 인정사정없는 사람 취급을 해서

기가 막히게 허질않나

어쩌다가 잘못 깔고앉기라도하면

깔아뭉개 숨막히게 했다고 호들갑을 떨질 않나

암튼 곰돌이 인형들을 이러다가는 혼수로 가져가게 생겼씨요.

 

사실 생일 전날 아이스크림케익을 사고

고기랑 과일이랑 이것저것 사려고 마트에 갔는데

결정적인 실수---

 더워서 반바지로 바꿔입으면서

고만 카드를 주머니에서 안 꺼내갔지 뭐예요.

그날따라 지갑에서 카드만 꺼내 가비얍게 댕겨온다고

난데읎는 짓을 혀설라무니...

신랑은 중요헌 만남이 있는자리라서

도움을 요청헐 수 없게 생겼고...

결국 문닫기 직전인 동네 마트에서

겨우겨우 장보기를 했거든요. 

아이스크림케익도 좋아허는 게 없어서 아이스크림으로 대신하고...

그래도 생일파티용 장식을 마다하지는 않는것이

아직도 어리긴 어린 구여운 딸랑구더라구요.

 

'선물?? 아니 야좀봐~~

이렇게 더운디 널 낳아준 엄마헌티 니가 허는것이 맞는거 아녀?

앞으로는 니가 엄마헌티 미역국도 끓여주야능겨~~!!'

 

'맞네 그렇게 되나요?

그러고보니 엄마말씀이 맞네'

 

알었다는디 워디 내년에는 한 번 두고볼일이쥬?

미역사러 간다고 용돈 올려달라고 혀도

못이긴척 험서 넉넉허니 얹어줘야 씨것쟈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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