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가을의 정취2탄

꿈낭구 2010. 11. 1. 21:06

요즘엔 이 땅 어디엘 가도 

물씬 물씬 퓡겨나는 갈냄시 땜시로

고연히~(울 친정아부지께선 공연히를 늘 고연히라고 하셨지요)

가심이 울렁울렁 혀싸서

어디론가 자꼬 질을 뜨고 자푸요잉.

 

이른 아침부터 산행을 하면

이 능청스러운 거미녀석을 쉽게 만날 수 있는디

아직도 단잠을 자느라

내가 엿보는 줄도 모르고 있더라니까요.

 

 

이슬이라도 몇 방울 맺혔더라면 더 좋았을것을...

깨울까 말까 한참을 망삭거리다가

걍 아침햇살 따뜻헐때 한심 더 자라고 지나쳤구만요.

우리 어릴적에 잠자리 잡으려고

이 거미의 주택 철거단이 안 돼본 사람 워디 있을것이요잉?

그때는 무엔 방학숙제를 그렇게 내줬능가 말여라.

곤충채집&식물채집은 항상 세트루다가 따라 댕겼쟈뉴?

 

 

함초롬허니 피어있는 여뀌는 워쪼믄 이케 앙징시럽냐구요 글씨...

요것들 수다가 이만저만이 아니여라.

하도 왁자지껄혀서 귀를 막고 찍었당게요.

요것들이 주로 허는 야근즉슨...

'죠~기 앞서가는 늙스구레헌 아자씨말여,

왜 오늘은 혼자시랴?'

 

'아줌니허고 오늘 아침 다투신것 같지 않냐?

아마도 또 딸네집 댕겨온당게 삐지신겨.' 

 

 

'야덜아, 좀 조용히조까 혀봐라잉.

우리 이뻐허는 이 아줌니가 우덜 사진을 찍는다쟈녀~~

목청 가다듬을것 읎어야... 소리는 안나온당게로...

언넝 찍어요잉~얼굴 쥐날라고 허능만...'

 

 

에고~이렇게 한눈팔다 은제 산에 오른뎌~~

치~~그런 말쌈 마셔라.

이런 멋진 꽃잔치가 벌어졌는디

워치케 산에만 올라간다요.

참말로 해마다 잊지않고 요맘때믄 이렇게 찾아와주는

소박한 들꽃들을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워디 있다요.

 

 

우리네 삐에로 같은 옷과는 견줄 수 없는

아름다운 옷을 입은 꽃의 요정들이  여기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더이다.

오늘 아침 이 꽃들 이야말로

가을 내내 우리의 삶의 비타민이 되어주지 않것는가 말여라.

 

 

여기에 주파수를 맞춰보시라요.

절로 행복헌 미소가 따라 나오지 않것능가 말요.

저는 이 길을 걸으며 울아부지를 맘껏 찬양혔고만요.

다행히 이곳은 인적이 드믈어서

눈치 볼것도 읎고

따로 목청 가다듬을 것도 읎어요.

오늘 울신랑 퇴근하면 다시 가볼참이여라.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혼자만 볼 수 있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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