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깜짝 데이또

꿈낭구 2010. 11. 1. 21:14

아이가 2박3일로 봉사활동을 떠나고

얼마만에 둘만의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졌는디...

셤준비허러 도서관에 갔등만

점심시간 즈음에 조용헌 열람실 책상위에서

내 햄펀이 부르르~부르르~ 자꼬 떠는규.

언넝 줏어들고 밖으로 나왔등만

출장중인 울신랑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고

일 년에 한 번이나 있을까 말까헌 기횐데

빨랑 길을 뜨자고 성홥니다.

셤에 너무 목맬것 읎담서 도서관 앞에 차 대기하고 있대쟈뉴?

아이고~참말로 이냥반이...

허기사 셤공부 열심히 헐라믄 머리띠를 사다준다등만

여태 실천에 옮기질 않아 잘 외워지지 않능게뵤.

 

결국 충청남도 워디워디로까장 신바람이 나서

가을예찬을 험서 드라이브를 허는디

그야말로 가을이 무르익어

지천이 그대로 액자가 됩디다. 

분위기 있는 음악도 신경써서 챙겼담서

사춘기 소년맹키로 잔뜩 들떠서리...

이제는 가다 멋진 그림이 될 듯 싶은디서는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으라고 선수를 칩니다.

이 사진들은 울신랑 덕분에 귀경허시는 것잉게로 그리 아셔라잉?

 

가을엔 뭐니뭐니혀도 이 억새가 질 아녀라?

이 멋진 풍경을 우리끼리만 보려니 걸리는 사람이 워디 한 둘이라야지요.

 

가도가도 끝이 읎어라.

누런 황금벌판도 맴이 흐므진디 오후 햇살에 가을을 노래허는 요것들이

월매나 아름답던지 우덜 둘이서 지른 함성만도 음악책 몇 권은 될것이고만요.

 

코스모스가 빠지믄 안되지라.

울아부진 워쪼믄 이케 솜씨가 좋으신지...

어떤 꽃은 핑크색으로 옷을 입혀주시고

어떤 꽃은 흰색으로 노랑으로... 그뿐인가요?

한 겹으로 입혀주신 꽃도 있고

여러 겹으로 입혀주신 꽃들도 있잖은게뵤?

 

지나가다 샛노란 지붕이 눈에 들어와서 잠깐...

산촌의 비어있는 집이 아닌가 싶으요잉.

 

금강이 바라다뵈지라?

여기에 갈대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더란말요.

그 너른 벌판에 그림같은 갈대들이 어찌케나 수선을 떠는지요...

 

여그가 워디냐믄 바로 공동경비구역 그 유명헌 영화를 촬영했던 그 갈대밭잉규.

평일 오후시간이라 한적허니 참 좋더이다.

 

 

군데군데 이런 둠벙(?)도 있고

원두막도 있어서 다리 아픈 사람덜은 궁딩이 붙이고 쪼매 쉬어 걸을 수도 있고...

 

요로코롬 우리 키보다 훠~얼씬 큰 갈대들이 도열을 허고 섰는디

바람에 서걱이는 소리가 멀쩡헌 사람 가심도 울렁이게 맹글어요.

이 길이 쬐매 좁았드라믄 더 운치 있었을거인디...

 

날이 점점 짜부러지니 낙조를 보려면 어서 서둘러양게로

조금 잰걸음으로 한 바퀴를 돌고 금강의 물결을 안보고 갈 수가 있남유?

 

이런 정보도 얻었구만요.

요리로 먹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손들어 보셔라.

 

늦가을부터 겨울까장도 데이또 코스로는 그만일것이여라.

청춘남녀들 뿐만 아니라 나이 지긋헌 노년의 부부들에 이르기꺼정

다정허니 손잡고 야그험서 걷기는 월매나 좋것능가 말요.

 

바람소리 갈대 서걱대는 소리 들리시지라잉?

우선 갈 길이 먼게로 사진은 요쯤혀서 접고...

 

내비양이 잘못 갈쳐줘서 골목골목을 돌고돌아

해가 기울어서 이곳 동백정에 도착을 혔는디

아래 바위위에선 바다낚시가 한창이등만요.

근디 물 반 괴기 반여라.

시상에 파도에 물괴기덜이 몰려드는디

고것참 장관입디다요.

 

동백꽃이 만발하면 증말 붉은 동산이 되겠더라구요.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세월의 더께를 둘러쓰고 서있는디...

아주 먼 옛날 동무들허고 이곳에 갔었더랬는디 주변이 너무 많이 달라져서

좀 실망스러웠지요. 옛모습이 아니더라니까요.

 

이곳에서 잠시 머물다가

전어축제 하는곳으로 이동을 혀서리~~

전어랑 대하 소금구이를 먹고

배는 부르것다 멋진 달은 떴겠다 여유롭게 즐기고 돌아왔구먼요.

바다냄시...날랑가 몰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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