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이 땅 어디엘 가도
물씬 물씬 퓡겨나는 갈냄시 땜시로
고연히~(울 친정아부지께선 공연히를 늘 고연히라고 하셨지요)
가심이 울렁울렁 혀싸서
어디론가 자꼬 질을 뜨고 자푸요잉.
이른 아침부터 산행을 하면
이 능청스러운 거미녀석을 쉽게 만날 수 있는디
아직도 단잠을 자느라
내가 엿보는 줄도 모르고 있더라니까요.
이슬이라도 몇 방울 맺혔더라면 더 좋았을것을...
깨울까 말까 한참을 망삭거리다가
걍 아침햇살 따뜻헐때 한심 더 자라고 지나쳤구만요.
우리 어릴적에 잠자리 잡으려고
이 거미의 주택 철거단이 안 돼본 사람 워디 있을것이요잉?
그때는 무엔 방학숙제를 그렇게 내줬능가 말여라.
곤충채집&식물채집은 항상 세트루다가 따라 댕겼쟈뉴?
함초롬허니 피어있는 여뀌는 워쪼믄 이케 앙징시럽냐구요 글씨...
요것들 수다가 이만저만이 아니여라.
하도 왁자지껄혀서 귀를 막고 찍었당게요.
요것들이 주로 허는 야근즉슨...
'죠~기 앞서가는 늙스구레헌 아자씨말여,
왜 오늘은 혼자시랴?'
'아줌니허고 오늘 아침 다투신것 같지 않냐?
아마도 또 딸네집 댕겨온당게 삐지신겨.'
'야덜아, 좀 조용히조까 혀봐라잉.
우리 이뻐허는 이 아줌니가 우덜 사진을 찍는다쟈녀~~
목청 가다듬을것 읎어야... 소리는 안나온당게로...
언넝 찍어요잉~얼굴 쥐날라고 허능만...'
에고~이렇게 한눈팔다 은제 산에 오른뎌~~
치~~그런 말쌈 마셔라.
이런 멋진 꽃잔치가 벌어졌는디
워치케 산에만 올라간다요.
참말로 해마다 잊지않고 요맘때믄 이렇게 찾아와주는
소박한 들꽃들을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워디 있다요.
우리네 삐에로 같은 옷과는 견줄 수 없는
아름다운 옷을 입은 꽃의 요정들이 여기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더이다.
오늘 아침 이 꽃들 이야말로
가을 내내 우리의 삶의 비타민이 되어주지 않것는가 말여라.
여기에 주파수를 맞춰보시라요.
절로 행복헌 미소가 따라 나오지 않것능가 말요.
저는 이 길을 걸으며 울아부지를 맘껏 찬양혔고만요.
다행히 이곳은 인적이 드믈어서
눈치 볼것도 읎고
따로 목청 가다듬을 것도 읎어요.
오늘 울신랑 퇴근하면 다시 가볼참이여라.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혼자만 볼 수 있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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