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아이고오~! 허리야~!

꿈낭구 2010. 11. 1. 21:10

그동안 바쁘단 핑계로 씨앗만 뿌려놓고 들여다보지 못했던 주말농장에

오늘부터 일주일을 쉰다는 내남자랑 아침나절 갔더니만~

워매~어쪈뎌~~!!

이건 완죤 풀밭일세...

 

불쌍헌 우리 대파가 신음을 허고 있드란말여라.

이미 이 엄청난 풀들은 근대밭꺼정 침범을 혀서 기세등등허니

쥔행세를 허고 있는디 참 이 끈질긴 생명력은 무엇이당가요.

거두지도 않고 심지도 않았건만 이토록 무성허니

우리 손바닥만헌 밭 두 이랑을 순식간에 점령을 혀설라무니~~

둘이 정다웁게 쪼그려앉아 오신도신 야그를 험서 첨엔 그려도 헐만 혔구만요.

 

 

다 크기도 전에 요로코롬 늙어버림 워쩌자는 겐지...

이거이가 조선오이라고 허는것인디,,,

 

 

약을 전혀 하지않으니 근처 온갖 풀벌레들이 죄다 모여들어요.

오이 이파리 뒤에 숨은 무당벌레 찾으셨능감유?

그 윗쪽 이파리 뒤에도 수상시런 벌레들이 낮잠을 자고 있는디~~

 

한동안 우리의 식탁을 빛내주었던 아삭이 고추 사이로 요로코롬 어여쁜 오이가 달려있어라.

시방은 아삭이고추가 너무 매워서 우리는 못먹고 이웃들에게 나눠준답니다.

 

내 이럴줄 알었음 당근을 더 많이 심었을것인디...

제일로 양호헌 성적이고만요.

이걸 올가실에 뽑아서 맛나게 먹을 생각을 허닝게 군침이 돌등만요.

우리의 지주냥반 미시타오는 한사코 너무 빽빽허담서 호시탐탐 우리 당근을 넘보는디

안되지라~가만 냅둬유~새끼 손가락만 헌놈도 개안코 몽당연필 만헌놈두 괜찮응게

걱정 허덜덜 말라고 혀도 자꼬 우리 당근밭을 서성이는거이 암만혀도 CCTV를 설치혀얄랑게뵤.

안그려도 쬐매 수상혀요. 솎아줘얀담서 야덜을 뽑아간것 같은디 물증이 읎응게로...

 

요새 쪽파값이 을맨줄 알지라?

아이고~이렇게 이뿌게 자라고 있는디 올가실 파김치도 담그고 김장 양념도 너끈히 허게 만들어줄

어여쁜 친구들이랑게요.

 

아니...그런디 이일을 워쪼믄 좋대여~~

성헌 이파리가 하나도 읎씨요. 달팽이란 녀석만 있는것이 아녀라.

내 손가락 두 마디쯤이나 되는 벌레가 숨어있더란말요.

야덜을 무신 대책을 세워줘얄틴디...

 

아니 요것들이~~!!

배추밭은 이거 비상사태를 선포허고 있어라.

세상천지 쥔냥반 먹을것도 조께 냉겨두고 먹어야지

혀도혀도 너무 허는거 아녀라?

괘씸헌 녀석덜 같으니라구...

메뚜기도 달팽이도 배추벌레도 열심히 잡어줬어요.

배추가 더 맛이 있는 모냥이쥬?

 

아니~ 지주냥반네 땅콩이 우리 영토꺼정 침범을 허고 있더란 말요.

우리 땅으로 넘어온 것은 우리것이닝게로.....ㅋㅋㅋ

야덜아~맘놓고 놀러오니라. 암시랑 괜찮응게로...ㅎㅎㅎ낄끼루~~!!

 

상추밭인디~요것들이 은제 커서 식탁에 오른뎌~~

그려두 오종종 헌것이 음청 이뿌고 사랑시럽쟈녀유?

 

 

샐러드 맹글때 빛을 내주는 비트가 되것씀다.

야덜이라도 이렇게 건실허니 자라고 있어서 쬐매 위로가 되얏고만요.

 

 

요것으로 말헐것 같으믄 꽈리고추 올시다. 몇그루 안되는디 무진장 열려요.

이것도 결국 우리 이웃헌티 가게 될 조림고추여라.

지난번 따다 조림을 한것도 아직 못다 먹었는지라...

가차이 있으믄 나의 캐나다 친구헌티 보내줄것인디...

친구여~내맘 받어줘잉~~

 

 이게 풀밭인지 고추밭인지...

울옆집 갱시기아낙네가 요새 뭣에 정신이 팔렸는지 도통 영농에 힘을 안써 우리 고추밭꺼정

연합군처럼 몰려들어와 대책없이 점령 당혔씨유. 워쩌긋능가요. 헐수읎이 뽑아줘야지...

갱식아~고추가 주렁주렁~가지도 주렁주렁 애타게 불러쌌능만 도대체 뭐허능겨~~!!

지주냥반요~내년에는 나 갱시기네 밭 옆에 농사 안헐라요.

참작혀줘요잉??

 

시련과 고초를 겪고있는 배추를 씨다듬음서 격려를 했지요.

내일은 목초액을 들고가서 야덜을 구제해줘얄랑뵤.

지가 워치케 키워내는지 궁금들 허시긋죠잉?

 

 

 

구슬땀을 흘리며 풀과의 전쟁을 하던중 정겨운 나팔꽃이 응원을 헙디다.

 

피망도 보이고 가시가 송송헌 이 오이 맛나긋죠잉?

안되여라. 아직 목심 아까서 못따요. 며칠 있음 월매나 근사허게 쪽빠져갖고 지달릴틴디...

 

이렇게 시작헌 우리의 풀과의 전쟁은 점심 가까워서야 끝장을 보았고만요.

아조 누워서 뒹굴어도 될만큼 운동장 같이 맹글어놓고 왔등만

아이고오~허리도 아프고 감기몸살이 오려는지 눈도 뜨겁고 목도 아프고 콧물도 주르륵~~

이거 클났씨유. 울형님 때맞춰서 꾀병헌다고 오해허심 워쩐다죠?

낼저녁 송편만들러 오라고 하셨는디...

울성님헌티 이 사진을 뵈야주믄 이해혀주시긋죠잉?

아까보텀 추석연휴에 어디를 갈것인가 탐색중인 울신랑 실망시킴 안되는디...

언능 약먹고 누워야 씨것고만요.

금쪽거튼 시간인디 김빠지게 혀서야 말이 안되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