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디저트

파전

꿈낭구 2012. 4. 13. 23:32

 

 

 

이웃집에서 쪽파와 시금치를 가져오셨네요.

아는분께서 시골에서 농사지은 거라며 주신것을

저희에게까지 나눔을 하셨답니다.

생각지도 않은 횡재에 어찌나 즐겁던지요...

즉시 파전을 부치리라 마음을 먹고

다듬기에 돌입을 혔구만요.

 

 

오늘 파전의 재료를 소개드리좌며는~~

쪽파 한 줌, 건굴9개, 밀가루, 달걀1개,간장,다진마늘,참기름,통깨

 

 

거실에 신문지를 깔고 흙뿌리를 잘라내고

파를 다듬는데 눈물을 찔끔찔끔~~

혹시나 도움을 줄까...하여 거실에서 일을 벌였구마는

당최 협조헐 의사를 내뵈지 않는구만유.

책을 읽느라 푹 빠져서리...

자진혀서 협조를 혀주신담사 감동이긋지만

굳이 옆구리 찌를만큼 많은 일거리도 아닌지라

담담헌 맴으로 다듬고 있는디

ㅎㅎㅎ파전을 먹고싶당만요.

글안혀도 파전에 얽힌 옛추억을 떠올림서

소쩍새 구슬피 울던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에 살던 집에서의

봄밤의 작은음악회를 생각허고 있었구마는...

 

 

길게 부쳐서 채반에 담아내는게 볼품이 있지만

오늘은 이렇게 썰어서 부칠 생각입니당.

왜냐구요?

ㅎㅎㅎ 오늘은 특별히 실험정신을 발휘혀볼 심산이라서요.

 

 

지난번에 통영에서 산거라며 선물받은 요것은요...

바로 굴을 말린것인데요

요것을 워찌 써먹어얄지 몰라서

내내 김치냉장고 속에 보관해둔 것인디

퍼뜩~ 요것을 넣고 파전을 부쳐보믄 우짤랑가...혀서 말임돠.

 

 

굴이 월매나 우리몸에 좋은디

한사코 도리질을 혀대는 울딸랑구에게

감쪽같이 먹일라믄 이렇게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믹서에 물을 넣고 갈아서 섞어 반죽을 하려구요.

 

 

히히...이렇게 반죽을 허믄서도

워쪼믄 이케 나가 지혜시럽다냐...

혼자서 자화자찬을 험시롱

과연...소기의 목적을 달성헐랑가 그것에 촛점을 맞추믄서

희희낙낙허는 참인디

울신랑 어깨 너머로 들여다보등만

요것이 뭔 수상시런 소스냐고 황당시런 표정을 감추지 않는구먼유.

 

 

조갯살이나 잘게 썬 오징어를 얹어

쌀가루까지 섞은 럭셔리 파전을 꿈꾸고 있었다가

왠 요런 수상시런것을 넣고 파전을 부치려나

다소 실망시런 모십이구만요.

'쉬잇~!! 요거는 스뻬샤루 파전이랑게요.'

 

 

노릿노릿허게 부쳐내는디

내얌쉬가 지법 그럴싸헙니당.

 

 

예전에 울집에서 벚꽃이 한창일때

텃밭에 무성히 자라던 쪽파만 뽑아 놓으면

초대손님들이 오징어야 뭣이야 사들고 하나 둘씩 등장을 혔어라.

모다덜 편헌 옷차림으로 나타나는디

에프런 하나씩 남녀를 불문허고 엥겨주믄

한쪽에선 파 다듬고 한쪽에선 김밥을 말고

오징어를 썰고...

부침개를 부치노라면 프라이팬을 예술적으로 휘둘러서

파전을 뒤집던 소프라노 아줌니의 대활약에

탄성을 지르며 깔깔대던 추억이 떠오릅네당.

 

 

울집 피아노가 빛을 발하는 날입지요.

피아니스트의 손길에 영롱한 음표들이 춤을 추기시작하면서

봄밤 작은 음악회가 무르익기 마련인데

바리톤의 풍성한 저음으로 슈베르트의 세레나데를 부르면

그야말로 분위기 끝내주었지라잉.

소프라노와 테너 부부의 이중창에다가

두 집의 꼬맹이들의 춤과 노래까지...

요맘때 벚꽃이 필때면 파전과 함께

모두들 그 시절의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릴것이구만요.ㅋㅋ

 

학교에서 돌아온 딸랑구에게

굴을 숨긴 파전을 새로 부쳐서 양념장과 함께 내밀었지요.

그리고는...행여 탐색이라도 헐까봐서

쉴새없이 방해공작으루다가

파전에 얽힌 옛추억을 끄집어내서 야그를 혔지라.

 

 

ㅎㅎㅎ'니가 말이다. 그 시절에 귀저귀를 찬 두루뭉수리헌 궁뎅이를

요로코롬 사알살 흔들믄서 월매나 귀엽게

노래부르며 춤을 췄는지 알어?'

비디오에 담겨있는 어린시절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라

깔깔대며 웃으면서 맛있게 먹으니

일단 성공한거 맞쥬?

울신랑허고 눈을 맞춤시롱 찡긋~!!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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