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식품

마음을 담은 딸기쨈

꿈낭구 2012. 4. 18. 11:23

 

 

요즘 딸기가 한창이지요?

예전엔 현충일 무렵에 딸기밭에 가곤 했었는데

이제는 하우스 작물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딸기가 4월이 제철과일이 되고 말았네여.

우물쭈물하다가 때를 놓치기 십상이라서

한 해 동안 먹을 저장식품인 딸기쨈을 만들었어요.

온 집안에 달콤한 딸기향이 가득한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이렇게 올망졸망 담아서

고마운 분들께 마음을 전하는것도 참 즐거운 일인지라

요즘 무척 바쁩네당.ㅎㅎ

 

 

만들다 보니 이사람도 떠오르고

저사람도 생각나고...

결국 이틀에 걸쳐서 딸기쨈 만드는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성을 다해 만드는것도 중요하지만

받는이의 입장이 되어보면서

포장하는 과정과정도 퍽 즐겁습니다.

 

 

이렇게 준비하는 동안 만큼은

내내 받고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분으로 인하여 기쁘고 감사하고 고마웠던 일들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실...물질적인 가치로 따지자면

그다지 크다 할 수는 없겠지만

오랜 시간을 생각하며 마음을 담는다는것에 있어서는

값비싼 그 무엇보다도 더 귀하고 큰 선물이 아닐까요?

 

 

사실은 아직 좀 이르지 않을까 해서

쨈을 만들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운동 다녀오다가 재래시장에서

어둠이 내리면서 집에 돌아가야할 시간이 되었는지

떨이로 싸게 판다면서 한 상자 남은걸 권하시기에

크기로나 딸기의 상태로나 그리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어린 아이들 저녁식사를 준비해야 할 엄마의 급한 마음이

제 마음을 움직여서 결국 집까지의 먼거리에도 불구하고

사들고 오게 되었지요.

 

 

들고 오는동안 부실하게 묶은 끈 때문에

애를 먹었지요.ㅎㅎ

분에 넘치는 운동으로 인하여 고단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서도 생각지 않은 일거리가 생겼으니

어쩔것이유...ㅎㅎ

씻어서 꼭지를 따는 일도 딸기가 작아서 제법 일거리가 됩니다.

싱싱한넘은 꼭지 따면서 홀랑 홀랑 먹고...

딸아이 몫으로 따로 덜어놓고...

 

 

아무리 고단해도 일단은 시작은 해야겠기에

아고고...소리를 연발하면서도

불 옆에 지켜 서있어야 하는 사업이 아닙니까요?

 

 

부르르~~ 끓어 넘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단연코 이 냄비 곁을 떠나서는 아니된다는...

아고...그릇이 좀더 넉넉한 것이었어얀가...

 

 

딸기 1kg에 설탕은 600g분량으로 만들면 적당하지요.

잘 씻어서 꼭지를 딴 딸기에 설탕을 붓고

위생장갑을 끼고 손으로 주물러서

일단 딸기를 으깨주면 한결 일이 수월해진답니다.

끓으면서 생기는 거품은 이렇게 걷어내주셔야 하구요.

 

 

어느정도 점성이 생길때까지는 지켜서서 잘 저어주셔야 합니다.

이 시간이 지루하시다구요?

하지만 긍정모드로 돌입을 허믄

이 시간을 아주 소중하게 보낼 수 있답니다.

저어주면서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다지요?

감사한 일들을 생각해보니

이거...기왕 만드는거 좀 더 많이 할걸 그랬단 생각이 듭니다.

이사람도 주고 싶고 저사람도 주고 싶고...

 

 

거의 다 된듯 싶을적에

레몬 반 개를 즙을 내어 넣어줍니다.

상큼한 레몬의 맛과 향이

딸기쨈의 맛을 더욱 빛나게 해주니까요.

 

 

집에 있는 올망졸망한 병들을 열탕소독을 해서

소독된 행주위에 이렇게 준비를 해두었어요.

혹시 병에 남아있는 잡냄새도 완벽하게 해결할겸

딸기쨈의 변질을 막기위한 가장 중요한 마무리 작업이지요.

 

 

열탕소독한 병들에 작은 국자를 이용하여

입구가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담았습니다.

 

 

그냥 삐죽 건네기 보다는 그래도 뭔가

좀더 마음을 담고 싶어서 잘 모아두었던 리본들을 꺼내왔습니당.ㅎㅎ

 

 

한지를 이용해 꼬깔모자를 씌웠어요.

요거는 좀 나이드신 분께 드릴랍니당.

 

 

좀더 변화를 주어 요것은 병 입구를 랩으로 한 번 씌운다음

한지를 덮고 리본을 묶어주고

뚜껑을 덮었답니다.

 

 

ㅎㅎ 요것은 어느분께서 울딸랑구 주라고

 병은 돌려줄 필요 없으시다면서

쵸콜릿을 담아주신 병인데요.

이렇게 딸기쨈을 담아서 보내주면 좋겠기에...

 

 

아무래두 내일 딸기를 더 사다가

추가사업을 벌여얄까봐요.

우리몫이 너무 적네요.ㅋㅋ

 

 

정말 빛깔이 곱지요?

빛깔과 향이 어찌나 좋은지요...

 

 

울신랑 퇴근할 시간까지

혼자서 이렇게 두시럭을 떨다보니

점심도 건너뛰었군요.ㅎㅎ

딸기쨈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이렇게 썰어놓으니

혼자 먹기엔 좀 아깝쟈뉴?ㅎㅎ

 

 

울신랑 올때꺼정 쬐끔만 지달렸다가

항꼬 먹을려구요...

군침을 삼켜가믄서 사진만 찍고...

 

 

요것들이 다 뭣이냐믄요...

또 다시 열탕소독한 병들인데요

아무래두 맘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 번 더 사다가 만들려구요.

생각해보니 울신랑 곁에서 언제나 잘 도와주시는

직장동료분도 생각났어요.

직장생활 하면서 언제 이렇게 많은 정성과 시간이 소요되는

딸기쨈을 만들겠나 싶어서리...

늘 섬김만 받는 리더가 되기 보다는

섬기는 리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제는 아예 큰 보자기를 챙겨서 저녁밥 일찍 먹고서 시장에 다시 갔어요.

두 상자를 사서 묶으니 제법 묵직하네요.

울신랑과 나란히 사이좋게 들고서

밤길 봄의 정취를 느끼며 데이트 삼아서...

앗~!! 그런데 아무래두 이쁜 병에 담아서 선물하고 싶어서

새로 사온 병을 소독해서 건지다가 고만

오른손 손가락 세 개에 화상을 입고 말았쓰욤.

아쿠쿠...비명소리에 울신랑 총알같이 뛰어나와서

약을 발라주고 붕대를 감아주면서 안타까움에 어쩔줄 모릅니다.

손가락 하나에 커다랗게 물집이 생겨 부풀어 오르더니

남푠의 지극정성 때문인지 약이 좋은건지

화끈거리는것도 좀 견딜만 하고 한시름 덜고나자

혼자서 씻어서 꼭지를 따서 해줄테니 분부만 내리십사...허능만유.

왜 선한 마음을 품었는데 이런 불상사가 생긴거냐고

미안한 마음을 내비치며 위생장갑을 끼고 꼭지 따는일을 거들었지요.

이제 저어주는 일 정도야 혼자서도 충분하지요.

그런데 양이 많아서 두 군데에다 만들어야 했어요.

 

 

그렇게나 넘쳐오르던 것들이 졸아들자 절반 이상 줄었네여.

덕분에 울집은 완죤 딸기방이 되었어요.

방마다 문을 죄다 열어두었더니

달콤한 향기가 온통 가득합니다.

 

 

찬물에 이렇게 떨어뜨려보아

풀어지지 않음 완성된거랍니다.

처음 해보시는분들은 꼭 이 과정 잊지마세여.

그제 만들어 둔것과 비교를 해보았더니

둘다 맛과 향이 훌륭합니다.

 

 

요때가 젤루 즐겁고 흐믓하지요.

 

 

요것은 비밀인데요...

울딸랑구 담임쌤께 드릴려구요.

아직 젊으신 분이라서 아이들도 어릴텐데

고3 담임을 맡으셔서 주말이며 휴일조차 반납하시고

아이들과 똑같이 삶의 리듬을 맞춰주시는데

너무나 고맙고 감사해서요.

작은거지만 젤루 먼저 드리고 싶었거든요.

 

 

이렇게 뽁뽁이로 감싸서 행여라도 깨질새라...

 

 

상자 안에 조심스레 담고

중간에 다시 완충제를 넣어

완벽하게 포장을 마쳤네요.

아...흐으믓~!!

 

 

이제 낼 아침에 아이편에 들려보낼랍니당.

작은 쪽지라도 넣어볼까 했다가

아이가 직접 말씀드리는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엄마의 마음이나

선생님의 마음이나

한 해 동안 울딸랑구를 위한 마음은 똑같지 않을까요?

 

 

생각해보니 반 아이들이 또 걸립니당.

이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며 화사한 봄을

공부에 저당잡혀 교실안에서 보내야하는 아이들 아닌가요?

아이들이 집을 떠나 기숙사에서 보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서

엄마가 만든 딸기쨈을 언제 맛을 볼 수 있겠나 싶어서

이 쬐끄만 병에 담은건 갓 구워낸 식빵과 함께 들려보내서

학급 '사랑의 냉장고'안에 넣어두라고 들려보낼 생각입니다.

손만 괜찮음 쿠키라도 구워서 함께 보냄 좋을텐데...

먹고 돌아서면 배고플 나이인 아이들의 허기를 조금은 달래주겠지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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