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식품

매실엑기스

꿈낭구 2012. 6. 29. 18:30

 

 

엊그제 주말농장에서 한참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데

시댁조카한테서 전화가 왔쓰용.

울큰형님께서 왠 매실을 보내주셨다고...

아고고...이게 왠일이대여.

올해는 매실엑기스를 생략허고 넘어가기로 작정을 혔는디

우찌 울형님이 아셨드랴...

물조리를 들고 밭에 물을 주던 울신랑이

통화내용을 대충 눈치를 챘는지

처삼촌 묘 벌처허듯끼 물주는 사업을 대충대충 건성건성

휘다닥 마무리를 짓고는 어서 빨리 집으로 가자네여.

행여 먼길 달려와 기다리게 할까봐

훠이훠이 집에 돌아왔등만 늦도록 감감...

오밤중에서야 도착을 혀서 일단 베란다에 내놓았다가

아침에 열어보니 워따미~~ 왠걸 이렇게 많이 보내셨대여...

 

 

친정에 온 딸 편에 들려보내시려 급한 마음에

아마도 매실나무를 훑으신 모양입니다.

잎사귀가 한 바가지나 나옵디다.ㅎㅎ

키가 작은 울큰형님 이 매실 따시느라 얼마나 애쓰셨을까 생각하니

너무나 고맙고 감사합니다.

잎사귀를 골라내며 꼭지도 따내고

무농약이라서 송진같은 진액이 묻은 넘들 추려내고

하다봉게 오전 한나절이 눈쩔이 달아났구먼요.

 

 

그나저나 이 많은걸 워디다가 담근디야...

저울에 달아보니 10kg이 조금 넘습디다요.

세상에 이 매실을 따는것도 일이었겠어요.

그날은 저녁 늦은 시간이라서 전화도  못드렸는데

씻다말고 감사의 인사라도 전해얄것 같아서리

형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급하게 따서 보내느라

이파리가 많을텐데 번거로울까 그게 걱정이십니다.

저는 이렇게 언제나 울형님의 넘치는 사랑을 받기만허니

워찌 보답을 혀드려얄랑가...

매실 한 알 한 알이 그렇게 귀헐 수가 없드랑게요.

그랴서...엥간헌넘들은 하나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죄다 엑기스로 담글참이구먼요.

 

 

씻어서  소쿠리에 건져놓고

설탕을 사러 포터를 뫼시고 마트에 다녀왔지요.

아니 언제부터 설탕의 중량이 이렇게 바뀌었다요?

3kg이면 좋으련만...무신 2.722...어쩌고 저쩌고...

머리로 휘다닥 계산을 혀서 네 봉지를 사들고

울신랑 앞세우고 돌아왔는디

이거 담을 항아리가 아무래도 작은듯 합니다.

큰 그릇에다 쏟아놓고 설탕을 버무려서 넣으려는데

큰 그릇 꺼내려니 수속이 복잡해서

조금씩 저울로 달아가며 하려니 일이 더 복잡하고 번거로워졌습니당.ㅎㅎ

 

 

최고로 많은 양을 담근게 5kg이었으니 항아리를 가득 채우고도

남은 매실을 어찌해야하나...

작년에 담가서 걸러둔 유리병을 비울 수도 없고

 

 

켜켜이 매실과 설탕을 동량으로 담고

윗부분은 설탕으로 채웠습니다.

 

 

이 고무줄 참 좋아요.

검정 고무줄을 구하려다 못구하고

대신 이 노란고무줄을 시골장터에서 샀었는데

항아리 뚜껑 덮기전에 대봉투를 잘라서 항아리를 덮고

이 고무줄로 단단히 동여맬려구요.

세 겹이라서 아주 야무지게 덮을 수 있답니다.

 

 

이 항아리에는 6kg이 들어갔어요.

 

 

두리번 두리번... 작년에 시골집 공사하는거 보러 갔다가

챙겨온 작은 항아리 두 개가 있는데

그 중 중간 크기에는 천일염을 담아두었고

하나 남은 여기에라도 채워넣어얄성 싶네요.

발효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통에 채워넣고요.

 

 

어느게 가장 이상적인 발효가 이루어지는지 비교해봐야겠어요.

쪼그리고 앉아 이런 일을 하다보니

참 많은걸 먹고 산다 싶더라구요.

뒷베란다에 가시오가피랑 양파즙이나 사과즙이 즐비허고

김치냉장고 안에는 뭣이 그렇게 가득가득 채워져있는지...

가볍게 살자면서도 자꾸자꾸 늘어만 가는 살림살이들로

머리에 이고 있어얄지 몰러요.ㅋㅋ

이러다가는 이 집도 좁게 느껴질지 모르겠어요.ㅋㅋ

아서 아서... 긍정에너지를 팡팡 쏘아줘야

맛나게 발효가 되는거라구...

혼자서 콧노래를 불러가며 꼭꼭 입구를 여며줍니다.

해가 묵을수록 더 깊은맛을 내며 좋아진다니까

올해도 이렇게 담그길 잘했나봐요.

'느그덜 말여...모짜르트 음악을 들려줄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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