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별미밥

엉망진창 찰밥

꿈낭구 2012. 5. 6. 16:47

 

 

찬밥이 어중간한 분량이라서

오늘 점심 서둘러 밥을 하려다가

조금 남아있던 찹쌀 생각이 났습니다.

재빨리 찹쌀을 씻어서

압력밥솥에 찰밥을 안치는 순간인데

어느새 어슬렁어슬렁 나타난 울신랑이 어깨너머로

생전 안 하던 참견을 합니다.

찰밥을 할거라니까

찌는 찰밥이 더 맛있다고 한 마디 거듭니다요.

에잉~!! 기냥 쉽게 해결해볼까 혔등마는...

곧 돌아올 아이 생각에 급한 나머지

찜솥에 삼베 보자기를 깔고 찰밥을 찌기 시작했습죠.

 

압력밥솥에는 급히 팥을 삶기 시작했구요.

밤이랑 완두콩을 준비하는 사이에

이제 얼추 쪄졌겠다 싶어서 뚜껑을 열어보니

왠걸요...쌀이 그대로 있습니당.

아니...이게 왠일이뎌?

베보자기 때문인가 하여 베보자기를 빼내고

주걱으로 뒤적이며 밥물을 주고는

팥이랑 밥, 완두콩, 건포도를 넣고

다시 한참이나 쪘는데

에효~!! 여전히 요상시런 찰밥이 되얏쓰용.

이를워쩐대여.

불리지 않은 쌀이란걸 그제서야 깨닫게 된겁니다.

다시 비상조치로 압력솥에 반절 정도를 덜어서

물을 살짝 뿌려서 약한불에 올렸는데

한쪽에선 밥이 타는 냄새가 나고

식구들은 식탁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지경의 밥이 되어서

또다시 전자렌지에 급한 마음에 10분 정도 돌렸지요.

그랬더니 바로 요런 상태의 밥이 되얏구먼요.ㅎㅎ

생쌀은 아니지만 간혹가다 씹히는 밥알이 묘헌 상태라서...

대략난감입네당.ㅋㅋ

 

 

할 수 없이 위생팩에 넣어서 냉동실로 귀양살이 시킬참이여라.

나중에 밥 지을적에 한 켠에 살포시 얹어서 해결을 해보려구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약을 올리는데

순전히 울신랑 탓이라고 억지를 부렸더니

그래도 재미나게 먹을만 하다면서

살살 약을 올립니다.

에효~!!

이거 어떡허믄 좋을까요?

다시 쪘는데도 요모냥이니...

오늘 엉망진창 찰밥으로

소당깨 운전 몇년인디...완죤 구겨진 체면이 말이 아닙니당.

에궁~!

걍 아까 예배 끝나고부터 한 쪽 눈을 찡긋허믄서

점심때 소바 먹으러 가자기에

오늘은 소바 먹기에 적합헌 날씨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집으로 향했구만

이럴종 알었드람 못이긴척허고 따라갈걸 그랬네뷰.

찬밥 남은걸로...

 

어제 울큰형님이 가져오신 어마어마헌 상추쌈을 먹었습니당.

상추가 어찌나 큰지 상추 한 장이 제 얼굴을 덮고도 남겠어요.

그런데도 야들야들 연하기는 또 어찌나 연한지요...

여기저기 나눔을 하고도 몇날동안 날마다 상추쌈을 먹어얄까봐요.

하여간 울큰형님 손은 요술손이랑게여.

어쪼믄 이케 탐스럽게 잘 길러내시는지...

 

상추에 비해 밥은 턱없이 모자라서

토끼 수준으루다 오늘 즘심을 해결혔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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