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스파게티

덜덜 떨어감서 먹는 동치미 메밀국수

꿈낭구 2013. 1. 27. 16:03

 

 

동치미가 새콤허니 익어서 어찌나 열심히 먹었던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동치미 바닥나기 전에 동치미국수를 해준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어영꾸영 하다가 못먹고 지나갈까봐

오늘은 아주 작정을 했습니당.

점심때 동치미국수를 만들테니 기대하라고...

어으...근디 교회 다녀오면서 보니 눈발도 날리고

어찌나 매콤허니 추운지...

따끈헌 국물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닝게로 돌아오자마자 준비를 했답니다.

 

재료 : 메밀국수 3인분, 동치미, 배4/1개, 오이2/1개, 구운 김,

김치 줄기부분, 통깨, 식초약간,고추다대기

 

 

배와 오이를 손질하는데

자꾸 비빔국수 생각이 간절해집니다.ㅎㅎ

하지만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약속했던

동치미국수를 만들어야 허닝게로...

 

 

배추김치 잘 익은걸로 줄기의 아삭한 부분만

잘게 송송 썰었습니다.

 

 

김은 무산김으로 이왕 허는거 여러 장 넉넉허니 구워서

이렇게 썰어서 밀폐용기에 넣어두면

떡국 끓일때나 음식 만들면서 손쉽게 쓸 수 있어서 좋아요.

김을 구워서 썰다보면 주변이 온통 김부스러기로 지저분해지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넉넉하게 만들어두면

덜 번거롭지요.

요런것은 한가할때 차분허니 앉아서 가위로 가늘게 썰면 좋겠지요?

 

 

오이와 배도 가늘게 채썰었어요.

 

 

오늘은 막국수 흉내를 내볼까하여 메밀국수를 삶았어요.

저는 국수보다 요게 더 좋더라구여.

 

 

지난 연말에 새로 마련한 자그마한 면기에

메밀국수를 담고

그 위에 배와 오이 채썬것, 김치 송송 썬 것, 고추다대기와

구운 김을 올리고 깨도 솰솰 뿌려주고요

 

 

잘익은 동치미 건더기와 국물을 조심조심 가만히

가장자리쪽으로 부어줍니다.

저는 무우랑 배추랑 이렇게 썰어서 통에 담아두고 먹기에

건더기만 국자로 떠서 넣고 국물은 가만히 부었어요.

 

 

담그신 동치미에 단맛이 있다면 식초만 약간 넣음 되고요

저는 동치미 국물에 설탕을 약간 추가해서

국물맛이 새콤달콤하게 만들었어요.

 

 

면이 퍼지기 전에 먹어얀디

국수용 젓가락을 챙기다보니

식탁에 대기허고 앉아 부녀지간에 농성을 헙니다요.

어서 먹게 해달라고...ㅋㅋ

 

 

 

취향대로 고추다대기를 가감을 허심 됩네당.

매콤헌거 즐기신담사 풋고추도 송송 썰어넣으셔도 안 말립니다요.

울식구에게는 요정도면 아주 적당해요.

 

 

폭풍흡입중입니당.

너무너무 근사헌 맛이랑만유.

시장이 반찬이라고...

교회 다녀와서 세탁물 정리허고 어쩌다 봉게로

시간이 쏜살로 지나 한 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니

뭣인들 맛이 읎으리요...ㅋㅋ

차가운 국물꺼정 알뜰히 먹고나더니만

 

으달달달 사정없이 떨린다고

설거지허는 제 등뒤에서 어정거리며 엄살을 떱니다.

춥긴 뭐가 춥냐고 구박을 혔등만

울신랑 이렇게 밥솥단지를 끌어안고...ㅋㅋㅋㅋ

하여간 이 남정네 옆에 있음 안 웃을래야 안 웃을 수 읎당게요.

이런 귀욘남자를 워디서 만난대여...

딸랑구와 한바탕 깔깔대며 웃었쓰용.

 

 

얼씨구...이제는 한 수 더 떠서

전원이 빠진걸 몰랐다믄서 코에다 요로코롬...

이러니 우린 뒤집어지게 웃지 않을 수 있나요?

아침에 해놓은 밥을 저녁까지 두면 매력없어라 해서

점심에 동치미국수를 먹느라

밥솥 스위치를 빼놓으라고 혔등마는

이렇게 재미난 놀이를 허고 있쓰요잉.

겨울철 얼음 동동 뜬 동치미에 냉면이나 국수를 말아서

아랫목에 이불 뒤집어쓰고

턱을 덜덜 떨어감시롱 먹던 그 맛을 아시는지요?

아고고...이냥반 이렇게 지를 즐겁게 혀주는디

뜨겁게 차라도 한 잔 준비를 혀서 화답을 혀야 안 쓰긋능게뵤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