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꽃놀이

꿈낭구 2016. 5. 18. 15:21


운동하러 나갔다가 초록이들이 싱그러워 울집으로 델꼬 왔쓰요.

밖에서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억쑤로 천덕꾸러기가 되지만

요렇게 집에 델꼬와서 눈을 맞추니 참 꽃 보담 아름답네여.

냉이꽃이랑 꽃다지랑 요런 띠풀도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보믄 하나하나가 참 사랑스러워요.

꼭 미나리 맹키로 보이지만 요것은 사상자.

뱀이 좋아해서 가까이 다가서긴 싫어유.ㅠㅠ

봄비 억수로 내리던 어느날 비를 피해 무당벌레가 요렇게 쉬고 있는것을

용케 목격혔구먼요.

말냉이와 냉이도 울집에서는 대접을 받는구먼요.

장미꽃 맹키로 작지만 사랑스러운 양지꽃이

솜털 보송보송헌 꽃대를 쏘옥 뽑아 올렸네여.

요것이 바로 맨 처음 유리잔에 꽂아놓은 아이랍니다.

쏘옥~뽑으믄 깔끔허니 뽑히는게 여간 재미난게 아니거덩요.

어릴적에 요런 놀이를 참 많이 허고 놀았는뎅...

요 징검다리 주변의 수변식물들이 불어난 강물에 죄다 떠내려간것은 아닌지...

비바람에 제법 굵은 가지가 꺾여서 바닥에 나뒹군것을

이쁘게 망울진 꽃송이가 아까워서 집에 델꼬와서 화병에 꽂았더니만

요런 즐거움을 선사헙니다.

민들레, 애기똥풀, 점나도나물...

요즘 이런 작은 풀꽃들과 사랑에 빠졌쓰요.

밭에서 델꼬온 아이들인디 두 주일도 넘게 눈을 즐겁게 허네여.

올봄 처음 만난 토끼풀이 이제 시들어가고 있쓰요.

꽃반지 만들어 끼고 집으로 돌아와 물에 꽂아두었는디

것두 지법시리 여러날 즐겁게 허능만유.

꽃놀이에 빠져서 꽃반지, 꽃팔찌도 허고

요렇게 호사도 부려봅니다.

후두둑 떨어지는 꽃송이들을 모아서 잼난 놀이도 허구요.

누가누가 더 이쁘게 꾸미나

ㅎㅎㅎ마음이 환해지는 놀이 아닌가요?

후드득 떨어지는 꽃송이들을 버리기 아까워서

요렇게 꾸며놓고 사진을 찍어서 딸랑구헌티 보냈더니만


ㅎㅎ 울딸랑구 밝고 경쾌헌 웃음으로 즐거워헙디다요.

요맘때 찔레꽃 앞에 세워두고 해마다 이렇게 사진을 찍었드랬죠.

어느새 꽃띠 청춘이 되얏는디

이런 맑은 웃음을 영원히 간직허고 살믄 좋긋네여.

오늘...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얀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더라구요.

간만에 운전허믄서 문정희 시인의 찔레를 읊조려봤구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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