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골집

보람찬 하루

꿈낭구 2019. 8. 12. 15:19


태풍이 몰고온 비바람을 어찌 견뎌냈는지

비에 젖은 능소화가 담장밖으로 밀긴 얼굴을 내밀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년에는 타고 오를 수 있도록 무언가 대책을 세워줘얄듯.

능소화를 보면 장마끝에 우수수 떨어진 꽃송이들이

바닥에 그득했던 어린 시절 우리집 앞마당이 생각난다.

불과 며칠 사이에 훌쩍 몸집을 키운 수박이다.

아기 주먹만한 열매였을땐 개구리참외가 아닐까 했더랬는데

이제는 "나는 깨구락지 참외가 아니라 수박여라" 말하는듯...

똘망똘망한 수박 두 덩이가

이제는 줄무늬 옷을 입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얘들한테 의자를 만들어 줘야겠다.

바질이 새하얀 꽃을 피웠다.

청초한 꽃잎이 눈이 부시다.

가지도 늘씬허게 키게 훌쩍 자랐다.

가시가 어찌나 야무진지 손으로 가지를 따려다가는

깜짝 놀라 뒷걸음을 쳤다.

층층으로 어여쁜 꽃을 피워올린 바질은

향기도 좋지만 꽃도 어쩜 이리도 천사같이 이쁜지...

바질페스토를 만들어얄텐데

벌써부터 이렇게 꽃이 피었으니..

수박은 계속 적양배추 구역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할 작정인지

열심히 꽃을 피워내는 중이다.

양배추를 휘감고 성가시게 해서

오늘은 양배추와 자색양배추를 하나씩 수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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