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기가 그렇게도 좋으까잉?
울딸랑구 엊저녁에 식탁에서
젓가락이 방황을 한다.
풀만 있고 꾀기가 읎다는 무언의 항의(?)
그런 딸랑구와 작당이라도 한 듯
남푠의 눈빛도 우짠지 미심쩍다.
그리하야~ 아침식단을 급히 수정을 하게 되어
저녁에 잠자리에 들려다가 나와
냉동실의 돈까스를 냉장실로 꺼내두었었다.
낮은 냄비에 한꺼번에 두 장 튀길랬더니
왕푸짐 돈까스라 한 장씩 튀겨야만 했다.
양배추와 직접 베란다에서 키워낸 새싹채소를 듬뿍 넣고
어제 배송된 싱싱 그 자체인 파프리카를 넣었다.
올리브오일에 아로니아청, 발사믹식초, 유자청과
양파를 다져넣어 드레싱을 만들고
달콤한 오렌지를 곁들였다.
전날 여름별궁에서 수확해온 아스파라가스를 살짝 구워서 올리고
소스를 찾았는데 에구구~ 모자란다.
새로 사다놓은게 있는줄 알았는데
이거 낭패로고...
케찹과 우스타소스를 이용해서 대충 급히 만들 수도 있지만
바삭하게 튀겨놓은 고기가 눅눅해지는게 찜찜해서
그냥 부족한 소스에 케찹으로 어영꾸영~!
요즘 더워지니 밖에 나가기 싫어 꼼짝도 안 하다가
때마침 은행에 다녀오는 남푠에게 마트 심부름을 부탁했더니
힝~! 반응이...
마트에서 만나잔다.
그럴거믄 내가 가지 뭐하러 부탁을 허긋능가...
됐다그랴.
한참 후에 돌아온 남푠의 손에
우유며 양배추며... 들려있다.
싫다믄서 어제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갸륵헌 마음을 품었단거쥬? ㅋㅋ
양배추가 어른 머리통만허다.
반 쪽짜리도 충분한데...
에효~! 쪄서 먹고 샐러드로도 먹고
많이많이 먹음 될거아니냔다.
아삭허니 싱싱헌 양배추 덕분에
나는 샐러드만으로 배가 불러서 꾀기는 딱 두 조각으로 끝냈다.
오늘은 돈까스소스 사러 마트에 같이 가잰다.
핑계도 좋지.
또 월매나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