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토란탕

꿈낭구 2011. 11. 1. 17:34

 

 

엊저녁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고

새끼줄을 꽈서 기별을 해달라며 출근했던 내남자땜시

어제야말로 빽빽헌 일정으로 편히 쉬고싶은 맴이 70.55%였으나

동무허고 일정을 조정하다보니

늦은 저녁시간에 회동(?)을 허기로 혔지뭡니까?

 

기진맥진 녹초가 되어 잠시 휴식모드에 돌입을 헌 찰나에

동무헌티서 전화가 삐리리~걸려 왔씨유.

자기네 집으로 오라고...

 

시간적인 여유만 있었음 지난해 처럼 한옥마을의 낙엽 쌓인 길을

분위기 잡고 걸어볼낀디...

집에서 입던 편한 차림 그대로

전원주택인 동무네로 달려갔었지요.

 

무드에 민감헌 여인네들을 위하야

쥔장께오서 Albinoni의 Adagio를 잔잔허니 깔아줍니당.

분위기 좋것다 사랑허는 사람들과 함께 

밤이 깊도록 정담을 나누고

맛난 찐땅콩도 까먹고...

 

남정네들이 까놓으면 낼름낼름 줏어먹는 고시롬헌 맛이라니요. ㅋㅋ

이래봬두 요 땅콩은 완죤 유기농이라우.

생긴건 요래 볼품 없어도 월매나 꼬숩고 맛나다구요.

밤이 이슥토록 즐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려는데

동무가 주섬주섬 찐땅콩이며 찐토란을 싸줍니다.

 

고단했던지 늦잠을 잔 관계루다

아침준비 허느라고 허둥지둥...

꾀를내서 엊저녁 동무가 싸준 찐토란으로 후다닥 토란탕을 맹글었구먼요.

 

 

토란을 쪄서 먹는걸 처음 알았는데

도란도란 야그험서 껍질을 벗겨 먹는 재미가 쏠쏠허등만요.

 

 

 껍다구를 벗기는것도 감자 껍질 벗기기보다 훨씬 수월코만요.

훌러덩 훌러덩 벗기는 재미가 퍽~ 거시기헙니다.

세상에 이렇게 쉬운 일만 있었으면...ㅎㅎㅎ

 

 

올망졸망 껍질 벗긴 토란이 아조 귀여우요잉.

알토란 같다는 말이 바로 요런것잉게벼라...

이미 찐 토란이니 요걸 나붓나붓 썰어서

들지름 살짝 두르고 마늘과 함께 냄비에 잠깐 볶다가

항상 대기중인 냉장고 속의 멸치육수를 부어 끓여주기만 하면 되야요.

 

 

 

국물이 끓기 시작허믄 들깨가루를 넣어 국물의 농도를 맞춥니다.

심심헐까봐 다시마를 가늘게 썰어서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송송 썬 파를 넣음 끝이랑게요.

 

 

평소에 이런류의 들깨탕을 즐기는지라

주재료를 바꿔가며 자주 해먹는 요리중 하나인데

오늘은 동무 덕분에 아주 쉽고도 간딴허니

맛있는 토란탕을 만들어서

한 냄비 끓인게 요만큼 남었씨유.

아예 밥에 말아묵었거덩요.

ㅎㅎㅎ 두어 줌 남겨둔걸로는

토란국을 쇠고기 넣고 끓여 볼라능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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