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별미밥

전복죽

꿈낭구 2011. 11. 2. 18:56

 

 

싱싱헌 전복이 생겨서 요즘 조석으로 전복을 이용한 요리를 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참 귀허고도 귀헌 물건(?)인지라

몸이 부실혀서 앓아누울때나 한 번씩 얻어먹게 되는 전복죽을

요즘엔 별미루다가 심심찮게 먹을 수 있게 된것은

양식전복이 많이 나오기 때문일테지요?

재료 : 전복 2마리, 충분히 불린쌀2C, 참기름

 

요것들이 정말 실허게 생겼지요?

직접 잡은거라니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며 이런걸 건져 올릴때

얼마나 재미가 날까요?

암튼...이렇게 귀한걸 선물해주셔서 몸보신을 하게 됐습니당.

 

 

언젠가 자연산 홍합을 누가 보내주신적이 있었는데

그것 역시 껍질이 보통 두껍고 큰게 아니더라고요.

마트에서 파는것 하고는 완죤 차원이 다르더라니까요.

이 전복 역시나 껍질이 어찌나 단단허고

생김새도 터프허게 생겼는지...

 

 

정말 푸짐허게도 생겼어요.

살이 쩍쩍 달라붙어서리 떼어내는것도 여간 에로운게 아니랍니다.

 

 

전복은 내장까지도 먹을 수 있어서

참 오져요.

작은거 하나 큰거 하나 이렇게 작게 썰어주고

내장은 따로 두었다가 이따가 죽을 쑬때 넣을거랍니다.

 

 

주의~!!

요걸 찾느라고...

요건 버려야해요.

그러니까 전복은 요부분만 빼곤 다 먹을 수 있다구요.

껍질요? ㅎㅎ 그것은 아니구용.

언젠가 맛짱님께 배웠는데

껍질은 잘게 빻아서 화초의 영양제로 쓰면 좋다구요.

 

 

저는 보통 요리할적에 과도를 즐겨 사용해요.

손에 힘이 없어서 칼을 잘 놓치는 사고를 잘 치는지라...

그런데 요넘 자르기엔 과도는 너무 힘들어서

주방용 식칼을 이용했더니 익숙치 않아서 들쭉날쭉하네여.

 

 

충분히 불린쌀을 넣고 먼저 끓이다가

쌀이 어느정도 퍼지면 썰어놓은 전복을 넣고 끓입니다.

 

 

내장도 요때쯤 넣고 끓이는데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맨 마지막에

비린맛을 잡아주는 참기름 몇방울...

 

 

한동안 즐겨 쓰다가 깊숙헌곳에 넣어 두었던 목기를 꺼내보았어요.

가볍고 소리도 안 나서 좋은데

울언니들은 공연히 트집을 잡더라구요.

 한때 열심히 애용을 했더랬는데...

오늘 꺼내보니 새롭네요.

저는 지금도 제 수저 젓가락은 나무를 사용해요.

가볍기도 할 뿐더러 젓가락질을 제가 좀 못허거덩요.ㅋㅋ

그래서 요게 저한테는 유리하더라구요.

 

 

언젠가 크게 공감하며 읽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느닷없이 전복죽이 먹고 싶어

백화점 식품부에 행차하여 부들부들 떨며

아이 손바닥만 한 전복 3개를 3만원에 사와

큼직큼직 썰어넣은 냄비 그득한 죽을 저으며

이 행위를 어떻게 정당화시킬지 궁리에 급급해하며

막상 입 안 가득 머금고 눈물이 핑 돌았다는...

나이 오십에야 자신을 위해 전복죽을 끓일 수 있다니

남편과 아이들, 어른들을 위해서만 전복죽을 끓이라고 헌법에 명시된 것도 아닌데

그들을 위해 끓이는 건 정당하고

막상 자신을 위해서는 이렇게 어색하다니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건만

남편과 아이들,어른들을 우선순위에 놓고 산 것이

때로는 쓸쓸하게 느껴졌다는

그렇게 살아오는 동안 알게 모르게 마음속에 자란 사소한 섭섭증이 쌓여 생긴

원망이 발암물질화 되는 걸 막으려면

스스로를 위하고 아껴주는 퍼포먼스가 절실히 필요했다는 내용의 글이 떠올랐어요.

 

어찌 전복죽 뿐이겠어요?

정말 공감하며 읽었던 글이 이 순간에 떠오른건 왠일일까여...

오늘따라 아이도 늦고 한의원에 치료받으러 간 울신랑도 늦어집니다.

에라 모리긋따...혼자서 먹어뿐졌구먼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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