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649

묵나물

이사를 앞두고 짐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편으루다 뒷베란다의 묵나물을 꺼내 나물반찬을 만들었어요. 지난 봄에 여름별궁에서 흰민들레를 캐서 말려둔걸 꺼냈지요. 요것은 지난 가을에 김장무우 씨 뿌려서 한창 이쁘게 자랐을적에 솎아낸것을 데쳐서 말려둔 어린 시래기나물입니다. 이 무시래기는 삶는 시간을 조금 더 추가했어요. 지리산 산채정식 아주머니께서 알려주신 방법대로 압력솥에 넣고 찬물을 붓고 삶은 다음 이렇게 그대로 그 물에 담궈두는거지요. 처음엔 이정도였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아주 시꺼먼 물이 빠져 나왔더라구요. 민들레는 쓴맛이 있어서 여러번 헹궈냈구요. 요것은 지난봄에 주말농장에서 뜯은 개망초인데 똑같은 방법으로 삶아서 밤새 담궈두었다가 헹궜더니 요만큼이네요. 아주까리잎도 같은 방법으로 삶고 어차피 묵나..

반찬 2020.09.20

노각나물

아침부터 푹푹 삶는 날씨네여. 밤새 더위에 지쳐서 잠도 제대로 못이루고 아침이면 비몽사몽 출근시켜야허는 아이 때문에 식사준비를 시간 맞춰서 해야하니 쉽지않은 여름생활입니다. 담백한 노각나물을 만들었어요. 여름별궁의 토종 청주오이는 제대로 먹기 보다는 이렇게 노각이 되도록 방치해서 계륵이 되어갑니다. 눈 크게 뜨고 찾아보래두 남푠은 언제나 다 찾아서 땄다는데도 미심쩍어서 살펴보면 이렇게 노각이 된 오이가 수두룩 합니다. 하여간 무얼 찾는데는 젬병입니다. 노각껍따구 벗기는 일은 스위스에서 사온 필러가 아주 십상입니다. 가볍기도 하거니와 쓰기에 이것만한게 읎다니께여. 껍질 벗겨서 길게 반으로 갈라 수저로 씨를 파내고 이렇게 썰어서 소금에 절였다가 꼬들꼬들하게 수분을 짜내는게 가장 중요한데 손에 힘이 없는 제게..

반찬 2020.09.02

채소볶음

시골집에서 따온 가지 두 개를 나물로 만들기에도 애매하고 하여 잘라서 칼로 칼집을 내서 소금에 절였다 꽉 짠 다음 집에 있는 여러가지 채소들과 함께 볶아서 먹어보기로 했어요. 버섯도 두 팩이나 있어서 반 팩을 넣고 시골집에서 수확해온 아스파라거스도 잘라 넣고 파프리카와 마늘을 넣어 올리브오일에 가지와 함께 볶았어요. 버터를 약간 추가하고 허브솔트로 간을 하여 가볍게 센 불에서 단시간에 볶았지요. 풍성한 채소볶음요리가 만들어졌네요. 아이는 딱 자기 스타일이라며 어찌나 맛나게 잘 먹던지 엄마는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말이 진짜 맞아요.

반찬 2020.07.29

미역줄기볶음

어제 마트에서 미역줄기를 두 팩 사왔어요. 며칠전부터 미역 미역 노래를 부르던 딸랑구 생각이 나서요.ㅎㅎ 오늘 저녁 아이가 좋아하는 순두부찌개에 딱 어울릴것 같은 미역줄기볶음을 만들었지요. 사실...이 미역줄기볶음을 제가 좋아하는데 남푠은 썩 그리 즐기지 않기에 혼자 먹겠다고 잘 안 사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결혼해서 딱 한 번 사고는 주로 외식할때나 이 미역줄기볶음을 먹을 수 있었는데 딸랑구가 미역이 먹고싶다하여 어제는 한우양지에 산모들이 먹는다는 비싼 돌미역을 넣고 미역국을 끓였더니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요... 그래서 두 팩으로 포장된것을 주저없이 사왔답니다. 염장된거라서 일단 물에 씻어서 담가두었다가 아이 퇴근한다는 톡을 받고서 밥을 안치고 이 미역줄기를 두세 번 씻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반찬 2020.07.16

방풍나물튀김

오늘 즘심에는 엊저녁에 먹고 남은 청국장찌개를 먹기로 했어요. 청국장을 데우면 짜질까봐 얼갈이배추 데쳐서 물에 담가뒀던게 있어서 그걸 조금 썰어넣고 끓이는 동안에 방풍나물 튀김을 만들었어요. 엊그제 울여름별궁에 갔더니 치자꽃이 하얗게 피기 시작했더라구요. 치자꽃이 핀다는것은 이제 장마가 시작된거랍니다. 항상 치자꽃과 백합과 안개꽃이 필 무렵이면 안타깝게도 잦은 비로 꽃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었거든요. 아직 꽃망울이 한창이던데 향기가 가득한 이 꽃치자를 보니 작년에 말려두었던 치자가 생각났어요. 말려둔 치자를 씻어서 찬물에 우려내서 튀김을 하면 샛노란 빛깔이 이쁘고 먹음직스러워 보이기도 해서 방풍나물을 뜯어와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 날을 잡았는데 미리 우려둘것을... 마구 부스러뜨려서 얼른 우러나도록 했더..

반찬 2020.06.20

개망초묵나물볶음

개망초나물을 만들었어요. 오늘은 개망초가 이렇게 만발해서 넘실대는 비밀의 화원에 다녀올까봐요. 요즘 이렇게 활짝 피었을텐데 몇 해 전에 센터 선생님들과 곤충모니터링 한다고 포충망 들고 장화 신고 이곳에서 해지는줄도 모르고 놀았던 생각이 납니다. 이렇게 화관을 만들어서 머리에 쓰고 얼마나 재밌게 놀았는지... 올해 코로나19로 요양원 원예치료 수업이 중단되어 벌써 몇 달째 어르신들 뵙지 못하고 지내는데 해마다 이쯤되면 이런 화관을 만들어서 머리에 쓰고 소녀처럼 즐거워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올해 개망초 묵나물로 만든것은 시골집에 있어서 묵은 묵나물을 어제 물에 담갔다가 압력솥에 살짝 삶아 물에 담가두었는데 엊저녁에 깜빡 잊고 그대로 아침까지 둔 바람에 묵나물이 너무 물러졌네요. 하지만 버릴 수는 없는..

반찬 2020.06.17

애호박볶음

올해 첫 수확한 애호박으로 볶음반찬을 만들었어요. 며칠전 주말농장에 갔더니 비닐 멀칭 사이로 풀들이 비집고 살어보긋다공... 지나는 길에 잠깐 들린거라서 밭고랑까지는 엄두도 못내고 땅콩주변의 잡초만 뽑아내고 돌아왔는데 비가 내려서 그동안 풀밭이 되지 않았나 궁금하기도 하고 아기 주먹만하게 매달린 호박도 궁금해서 오날침 남푠이 새벽기도 끝나고 다녀왔다네요. 올망졸망한 애호박이 다섯 개나 됩니다. 애호박잎도 먹는건지 몰라서 조금만 따왔대여. 고추는 달랑 한 개. 잎깻잎은 벌레들이 망사를 만들어 놨드래여. 첫수확했는데 일단 큼직한 애호박으로 볶음을 했어요. 마늘과 새우젓을 넣고 애호박을 살캉하게 볶았는데 딸랑구는 자기 취향이 아니라공... 퇴깽이마냥 맨날 생풀떼기만 먹으려드니... 어제 남은 짜장볶은것으로 짜..

반찬 2020.06.17

알감자조림

햇감자가 나왔네요. 수미감자 사면서 알감자가 있어서 한 봉지 사와 알감자조림을 만들었어요. 올망졸망 쬐끄만 알감자는 씻기가 고역입니당. 군데군데 움푹 들어간 부분까지 세심하게 손질해야만 하는데다 크기가 작다보니 손에 쥐고 하나하나 껍질부분을 씻어야하니 좀 성가시긴 하지만 요맘때 맛난 반찬이니 그 정도 수고로움쯤이야 가족들을 위해서 기꺼이 감당해야겠지요? 알감자 조림은 별게 없어요. 직접 만들어두고 쓰는 종합간장에 감자가 익을 정도의 물을 적당히 넣고 뚜껑을 덮고 일단 끓여주다가 포실포실 감자가 익을 즈음에 조림엿을 넣으면 되는데 저는 갱엿을 사놓고 이런 조림요리를 할 때 갱엿을 넣고 합니다. 맛도 좋고 윤기도 반질반질해서 좋아요. 밥에 넣어 먹으려고 불린 콩이 있어서 것두 넣었어요. 윤기가 반지르르한 알..

반찬 2020.06.07

처음 먹어본 기러기알

생전 츰 먹어본 기러기알 말이입니당 울여름별궁에서 이것저것 수확해서 다듬고 있는데 옆집에서 이웃이 이걸 가져왔어요. 달걀 보다는 표면이 약간 허여멀건하고 크기는 훨씬 커서 제법 묵직하네요. 이게 왠 거냐고 했더니만 지인이 기러기 한 쌍을 줘서 키우고 있다네요. 달걀처럼 먹는거라며 맛보라며 주고 갔어요. 조심조심 표면을 잘 씻어서 이렇게 놓았더니 아이가 이게 뭐냐고 호기심 왕성~~! 우리 달걀을 꺼내 크기를 비교해봤어요. 완죤 차이가 나지요? 아참~! 무게를 달아볼것인디... 어제 아침에 맛보려고 알을 깨뜨리려는데 달걀 같은줄 알고 조심스럽게 살살 두드렸더니 꼼짝도 안 해요. 그래서 이번에는 좀더 과감하게 콕콕 모서리에 대고 깨뜨리는데도 살짝 실금만 가고 안 깨져요. 그래서 더 씩씩하게 그릇에 대고 쾅쾅~..

반찬 2020.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