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548

산책 삼아 이웃 마을 다녀오다.

23년 12월 5일 화요일 오전 내내 주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식재료 정리하느라 바쁘고 고단했다. 올케가 덜어주고 간 연근의 껍질을 벗겨 슬라이스 해서 피클용은 따로 덜어두고 나머지는 살짝 데쳐서 손질해서 냉동실에 저장해 두고 당근과 연근과 무우도 예쁘게 썰어두고 김장하고 남은 마늘과 생강은 슬라이스 한 것과 다져서 따로따로 지퍼백에 소분하여 찾기 쉽게 이름표를 붙여서 냉동실에 들여보냈다. 피클을 만들려는데 오이가 없다. 오이 대신 브로콜리를 쓸까 하다가 어제도 운동을 못했는데 운동 삼아 옆마을 마트까지 데이트도 할 겸 오이 사러 걸어서 다녀오기로 했다. 마트에서 오이와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사서 돌아오는 길. 시원스레 쭉쭉 뻗어 곧게 자란 메타세콰이아의 단풍이 너무나 아름다운 길이다. 한적한 시골길을 걷..

겨울 뜨락

오늘은 치과와 한의원에 가는 날. 예약 시간에 맞추어 출발해야 하는데 바깥 날씨가 쨍하게 춥다. 해가 떠오른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정원의 꽃과 나무들엔 서리가 하얗다. 그야말로 얼음꽃이다.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니 너무 아름다운 서리꽃이다. 장미꽃 봉오리에 피어난 서리꽃이 참 신기한 모습이다. 장미꽃잎 하나하나에 다채로운 모습으로 피어난 서리꽃이 발길을 붙든다. 귀욤귀욤한 작은 잎들의 모습이 꽃처럼 아름답다. 어릴 적에 먹던 사탕처럼 생겼다. 소국이 겨울꽃을 피운 듯... 너무나 앙증맞은 모습이다. 장미 잎에 가시얼음이... 자연이 만들어 낸 예술작품이다. 저마다 다채로운 모습이라서 넘 신기하다. 오늘 아침 정원은 아름다운 겨울꽃으로 화사하다.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으로 단장을 한 모습이다. 허브의 귀엽고 ..

23년 12월 3일 정원에서

아니! 이게 웬일?? 아로니아가 꽃을 피웠다. 얘들이 봄인 줄 아나? 냥3이가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가 정원의 남푠을 보더니 쏜살같이 내러 가 우로 굴러 좌로 구르며 아양을 떤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할머니쯤? 그런데도 변함없이 예쁨을 받고 싶은가 보다. 삐용이는 도도한 자세로 냥3이를 바라보더니 시크한 표정으로... 에라 나는 안 보련다. 힝~! 산수유 열매가 정말 예쁘다. 새들이 요즘 이 산수유를 따먹으러 어찌나 날아드는지... 잎이 다 지고 열매만 남은 산수유나무에 흰눈이 내리면 정말 정말 예쁜데... 크고 작은 새들이 날아들다 보니 조만간 산수유 나무 아래는 붉은 카펫을 깔아 놓은 듯하겠지? 고양이들이 이 산수유 열매를 찾아 날아드는 새들을 호시탐탐 노릴 것이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가 산수유마을에..

23년 12월 1일

오전에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왔는데 너무 아프고 힘이 들어서 성탄장식을 겨우 꺼내놓기만 했다. 몸이 따라주지 못하니 올해는 초간단 모드루다 이렇게 그냥 늘어놓을까보다.ㅋㅋ 저녁 대신 또띠아피자로 한 끼를 해결하기로 했다. 토마토페이스트를 바르고 양파와 베이컨과 파프리카와 텃밭 출신 셀러리와 토마토와 흑올리브와 모짜렐라 치즈를 올려주고 내열접시 그대로 에어프라이어에 굽는 동안 후다닥 하나 더 만들었다. 그 사이에 이렇게 만들어졌다. 루꼴라를 위에 올려주고 토마토캐첩을 휘리릭~!! 이번에는 종이호일을 내열접시 위에 깔고 그 위에 또띠아피자를 올려서 구웠다. 설거지가 간편해서 좋을 것 같아서... 파마산 치즈를 솔솔 뿌려서 반으로 접어들고 냠냠!! 저녁 식사 대용으로 딱 좋다. 또띠아 크기도 두께도 우리..

떠나간 가을의 끝자락

낮시간인데도 어둠침침하다. 하늘이 흐린 탓이다. 아까운 장미꽃송이들을 꺾어다 거실에 뒀는데 꽃잎이 떨어져 내리는데 향기가 너무나 좋아서 이대로 두고 즐기기로 했다. 늙은 호박 한 덩이와 모과를 채반에 담아두고 떠나가는 가을을 눈으로 즐기는 중이다. 불과 얼마 전의 황금회화나무의 모습인데 순식간 이렇게 잎이 지고 말았다. 단풍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단풍잎도 우수수 떨어져 뒹굴고 있다. 떨어진 낙엽이 바닥에 수북하다. 을씨년스러운 늦가을 끝자락에서 새봄의 만남을 약속이라도 하는듯. 진달래가 동백나무 곁에서 꽃 처럼 어여쁜 옷을 입고 있다. 붉게 물든 잎과 꽃눈이 사랑스럽다. 노랗게 물들어가던 철쭉의 잎도 우수수 지고 있다. 새들의 먹이가 된 산수유가 보석 처럼 아름답다. 잎이 다 지고 흰눈이 내리면 빨..

아쉬운 가을

23년 11월 22일 오늘 점심은 샐러드와 빵과 Coffee를 준비하여 남푠이 방수페인트 작업 중인 2층 데크로 배달.ㅎㅎ 이제 겨울이 다가오니 아마도 올해 마지막 야외 식사가 아닐까 싶다. 2층 테이블에서 햇살을 마주하고 앉았다. 어제 남푠이 만든 식빵을 버텨 발라서 구워 땅콩쨈과 사과쨈을 발랐다. Coffee까지 마시고 다시 작업중인 남푠. 언덕 위의 이웃집 밭에서는 콩타작이 한창이라 농기계 소리가 요란한데 바람이 반대쪽으로 불어 먼지가 반대편으로 날려서 다행이다. 황금조팝이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렇게 다채로운 빛깔로 옷을 갈아입었다. 작고 귀여운 황금빛 잎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신기하다. 작년에 고양이들이 깔고 뭉개는 바람에 무척 시달렸었는데 올해는 다행히도 귀찮게 구는 아이들이 없으니 맘껏 자랐나보다..

첫눈

간밤에 첫눈이 내렸다. 미처 실내로 들여놓지 못한 화분들이 꽁꽁 얼었다. 그래도 처마 밑으로 옮겨두어 그나마 목숨은 부지할 수 있을듯... 갑작스러운 영하의 추위에 당황스럽다. 중무장을 해야 밖으로 나가 눈을 치울텐데... 털모자와 장갑과 패딩조끼를 찾아서 꺼내입고 밖으로 나오니 눈이 생각 보다 많이 왔다. 고양이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나 있다. 습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허리가 휜 남천을 구해줘야겠다. 아직 잎이 샛노란 황금회화나무가 아깝다. 철부지 새끼 고양이들이 아무데나 똥을 싸고 다녀서 밟는 불상사로 현관매트와 고무신을 씻어서 말리던 중이었는데 이젠 털신을 꺼내 신어야겠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눈이 마냥 신기했을까? 어미 고양이들의 발자국 옆에 새끼들 발자국이 오종종하게 나있다. 기습적인 한파로..

여행 대신 가을 겆이

지난 금요일에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유감스럽게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안 그래도 겨우겨우 현상유지만 하고 있던 지난 초가을 넘어지면서 다친 내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해서 겨우 통증에서 해방된 기쁨도 잠시... 얼굴과 팔꿈치와 무릎이 깨져 정신이 아득했었는데 그 충격이 어깨로 까지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다시 수술받았던 정형외과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팔꿈치의 통증이 위로 올라올 거라더니 다시 어깨와 등과 목으로 까지 통증이 느껴져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어차피 여행 일정이 잡힌 거라서 불편하지만 가족 모두 함께하는 여행이라서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캐리어에 짐을 꾸리던 중이었는데 남푠이 갑자기 허리가 아프다고... 탱자울타리 뒤로 새들이 오디를 떨어뜨렸던지 뽕나무가 자라고 있..

변덕스런 날씨

오늘은 치과 치료 받으러 가는 날. 남푠은 임플란트 본 뜨는 날이고 나는 신경치료 받고 본 뜨는 과정인데 치료 받으면서 생긴 것인지 넘 힘들어서 그런 것인지 치료 받는 쪽의 혀에 혓바늘이 여간 아프고 불편한 게 아니다. 무려 두 시간이 넘는 과정을 거쳐 마취하고 본을 뜨고 다음 주에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날씨도 이상해서 비바람이 요란하고 하늘엔 먹구름이 심술궂은 모습으로 을씨년 스러웠다. 치료 받고 돌아와 넘 힘들어서 간단히 점심을 먹기로... 감자 한 박스를 샀더니 벌써 싹이 나기 시작해서 감자와 양파와 브로콜리, 당근, 줄기콩, 완숙토마토를 넣고 야채수프를 만들었다. 치료 받느라 너무나 시달려서 음식물을 씹기가 부담스러워서 야채수프를 푹 무르게 끓였더니 그럭저럭 먹기에 안성맞춤 식단이다. 내가 야채..

늦가을의 뜨락

비바람에 시달리는 가엾은 장미 꽃 한 송이가 어찌나 탐스러운지 내 얼굴만 하다. 쑥부쟁이가 씨앗을 갈무리 중이다. 저마다 예쁜 모습으로 피어나고 있는 소국. 국화 향기가 자꾸 나를 부른다. 미산딸나무의 단풍은 가장 화려하다. 황국 곁에 있어서 더 화사해보이는 걸까? 노란 귀여운 소국이 수줍게 피었다. 가을비에 속절없이 젖은 장미가 안타깝다. 황금회화나무가 눈부시다. 조만간 잎을 떨굴테고 그다음에는 샛노란 가지와 수피가 눈길을 끌겠지? 참 기분 좋은 노란빛이다. 향기까지 좋으니 자꾸만 다가가게 된다. 큰 나무들 틈에서 용케 꽃을 피우고 있는 소국이 기특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꽃잎의 색깔이 점점 다채로워진다. 초가을부터 피기 시작한 겹동백이 절정에 이르렀다. 꽃송이가 어찌나 탐스러운지 가지가 힘들겠다. 수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