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548

까마귀 소동

24년 3월 5일 오후 잔뜩 흐린 회색빛 하늘에서 갑자기 나타나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새들 때문에 깜짝 놀랐다. 시꺼멓게 날아 와 마을 주차장과 우리집 근처의 전깃줄과 전봇대에 내려앉았다. 한참 동안이나 이렇게 저 멀리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시꺼먼 까마귀 무리들이 날아오는 모습을 보니 무섭기 조차...... 하늘에서 곡예를 하듯 빙글빙글 돌며 깍깍대는 소리에 동네 개들이 컹컹 짖어대고 그 중 앞선 무리들이 마을회관 앞 전깃줄에 순식간에 떼를 지어 내려앉았다. 무섭고 을씨년스러운 상황이다. 어찌나 소리가 요란한지 고양이들도 깜짝 놀라서 전깃줄을 올려다본다. 요맘때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까마귀 떼들이 무섭게 날아다니는 모습은 봤는데 막상 이렇게 가까이에서 소란스럽게 몰려든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는 시커먼 새..

봄마중

드댜 청매가 꽃문을 활짝 열었다. 가지치기 한 나뭇가지들을 가져다 이렇게 물꽂이를 했더니 뽀시락 뽀시락 생명이 움트고 있다. 냥3이와 삐용이가 어딜 그렇게 바라보나 했더니 정원에서 뭔가 열중한 모습의 남푠. 요즘 봄내음에 이끌리어 시시때때로 바깥활동을 즐기는 중이다. 나도 따라 나가보니 어머나~! 춘란의 꽃망울이 여기저기 올라오고 있었다. 청매의 고고한 자태를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더니 향기가 ~~~~~~ 옆마당으로 옮겨 심은 청매의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했다. 꽃송이는 기품 있는 모습을 가득 품고 있다. 설중매도 가지마다 화려하게 꽃이 피기 시작했다. 캐모마일이 어느새 이렇게 돋아났다. 작년에 씨를 이곳에 털었는데 이게 메발톱일까? 언뜻 보면 방풍나물과 흡사하다. 뒷뜰의 청매화 보다 옆마당의 청매가 더..

행복한 꽃놀이

어머나~! 세상에나~~!!! 어느새 노루귀가 꽃을 피웠다. 낙엽을 들추고 언제 이렇게 올라와 꽃을 피웠는지... 보송보송한 솜털이 넘나 귀엽다. 미나리아재비과 식물로 꽃이 먼저 피었다가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돋아난다. 어릴 때 돋는 잎의 모양이 아기노루귀처럼 동그랗게 말리고 뒷면에 보송보송한 털이 귀엽다. 꽃이 지면서 열매로 변할 무렵에 잎이 아기노루 귀 처럼 말려서 돋아 자라면 펼쳐지는 모습에서 노루귀라는 이름을 얻었단다. 흰색과 보라, 하늘색, 청색이 있는데 조만간 야생화 꽃가게에서 다양한 빛깔의 노루귀를 구해다 심어야징. 노루귀 근처에서 진달래도 살짝 핑크빛 꽃망울이 보인다. 이른 봄 화사한 진달래꽃이 얼마나 예쁜지 작년에 사다 심은 진달래를 이곳으로 옮겨 심어 거실에서 마주 보이는 정원을 눈부시게..

봄맞이

24.2.23 금요일 연일 비가 오고 우중충한 날씨. 잠깐 비 그친 틈을 타서 정원의 꽃들을 만났다. 설중매가 드댜 꽃망울을 터뜨렸다. 화사하고 귀여운 꽃송이를 보니 어찌나 반갑고 좋은지... 꽃송이들이 만개하면 옆마당이 환하겠다. 크로커스가 어느새 나 여기 있노라며 귀여운 꽃송이를 치켜들고 봐달란다. 귀여운 꽃송이가 지피식물 틈바구니에서 용케 꽃을 피웠다. 그런데 보라색 크로커스는 왜 소식이 없을꼬? ㅠㅠ 히야신스도 어느새 꽃대를 피워 올리는 중이다. 고양이들로 부터 잘 지켜내야 할텐데...... 겹꽃의 화려한 꽃을 피우는 수선화도 삐죽삐죽 올라오고 있고 어머나~!! 튤립도 어느새 옹기종기~~ 비에 흠뻑 젖은 영춘화 복수초가 꽃문을 살짝 닫아 비를 피하고 있다. 비에 젖은 산수유 꽃망울이 화사하다. 가..

봄이 오는 길목

24.2.18 일요일 어젯밤 잠이 깨어 거실로 나와 영화를 보다가 새벽에야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니 어느새 해가 이렇게 두둥실 떠오르고 있었다. 2층 데크로 나갔더니 서리가 이렇게나 하얗다. 낮게 드리워진 구름 사이로 까마귀들이 떼 지어 날아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아침 하늘을 보며 오늘 일기예보에는 비가 내린다던데 비가 올 것 같진 않다. 옆집 지붕위에 하얗게 내린 서리와 저 멀리 산 정상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딸랑구 오피스텔에서 보이던 정상이 생각났다. 종달새형의 딸랑구는 벌써 일어나 수영장에 다녀와 저 능선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식사 준비를 서둘러야긋다. 오후 되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황금회화나무에 맺힌 빗방울이 보석처럼 아름답다. 크고 작은 수정구슬..

아쉬움 달래기

냥3이가 퇴근을 하나 했더니 런닝머신에서 걷고 있는 내 모습을 맞은편의 단풍나무 위에 이렇게 앉아서 지켜보고 있다. 요즘 거의 하루 종일 집에서 머물고 있는데 다시 원래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것일까? 삐돌이와 신경전을 벌이는 듯하더니 영역다툼에서 이긴 모양이다. 암튼 1시간을 걷는 동안 내내 이렇게 앉아서 나를 지켜보는 게 아무래도 뭔가 할 말이 있는 모양이다.ㅎㅎ 꽃을 미리 보려고 가지를 잘라 이렇게 두었는데 꽃망울 대신 초록초록한 잎만 무성하게 돋아나고 있다. 요즘 정원의 나무들 전지에 단재미가 난 남푠은 며칠 전부터 전문가의 영상으로 학습을 하더니 드댜~ 실습을 하는 모양이다. 잘라낸 가지 중에서 아까운 가지 몇 개를 주워다가 이렇게 즐기는 중인데 실내가 따뜻해서 그런지 청매화가 올망졸망 귀여운 꽃송..

소소한 봄맞이 꽃소식

꽃이 피었다며 빨리 나와보라기에 설중매가 드디어 꽃망울을 터뜨렸나 하고 나갔더니... 귀엽고 사랑스런 노란 꽃송이가 넘나 예쁘게 피었다. 울집의 올해 첫 꽃소식은 개나리꽃을 닮은 영춘화. 뒷뜰 탱자울타리 아래에서 이렇게 꽃을 피웠다. 모진 찬바람을 맞으며 언제 이렇게 꽃을 피웠을까? 봄을 환영하는 꽃송이를 보며 얼마나 반갑던지...... 이런 모습으로 있다가 따사로운 해가 떠오르면 빗장을 열고 샛노란 꽃잎을 펼치겠지? 설중매와 청매화 보다 먼저 꽃을 피워 깜짝 놀랐다. 집에서 5분 거리인 원하던 학교에 입학해 기숙사에 입소하게 되었는데 외동으로 자란 아이의 빈자리가 허전했던지 퇴근하면 남푠은 아이의 방에서 학교 앞을 지나면 교문앞에서 서성이며 "남들은 군대도 보내는데..."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허전한 마..

봄마중

오늘은 날씨가 비교적 포근하다. 청매화 꽃망울이 통실통실 귀엽게 벙글어지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설중매가 일등? 봄꽃들이 시샘이라도 하는 듯 여기저기 꽃망울이 생겨 눈이 즐겁다. 올해 봄마중은 아무래도 산수유가 일등이 되지 않을까? 샛노란 꽃송이들이 아우성이다. 지리산 둘레길 걷다가 산동마을 아저씨께 선물로 받은 산수유나무가 어느새 이렇게 부쩍 자라 담장 위로 훌쩍 올라왔다.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인 2017년 봄에 심은 나무가 어느새 이렇게 자라 봄마다 노랗게 우리 집 정원을 물들이고 가을과 겨울이면 빨간 산수유 열매로 우리를 기쁘게 해주는 나무. 황금광나무가 빤작빤작 연한 잎을 뽐내고 있다. 자목련에 세 들어 사는 마삭줄. 땅이 아닌 하늘로 오르고 싶은 모양이다. 담장 너머가 궁금한 거야? 봄마중이..

2월의 얼음꽃

24년 2월 8일 목요일 아침 그림자 놀이 직접 심고 가꾼 메리골드 꽃을 따서 덖어서 만든 꽃차를 마시고 보니 멋진 그림자가~~ 지금쯤이면 꽃눈이 생기지 않을까 했는데 이상하다. 산당화 가지를 전지했던 가지여서 꽃눈이 아닌 잎눈만 돋아난 게 아닐까? 아무래도 헛물 켜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청매 가지를 잘라와 물꽂이를 했다. 내가 얼마나 꽃을 기대했는데...... 일단 꽃망울이 조만간 터지기 시작할테니 초록초록한 산당화 곁에 나란히 두고 가슴 설레며 기다려 봐야징~! 회양목 같은데 작은 꽃송이 같은 앙증맞은 것을 가지 끝에 매달고 있다. 황금사철의 다채로운 변신 소나무 가족인데 솔순이 솜털을 뒤집어 쓴 꽃 같다. 언뜻 보면 쑥 처럼 보인다. 작은 꽃송이로 향기가 일품인 산국인데. 베로니카 조지아 블루의 다..

캣타워였던 단감나무

작년에 비가 와도 너무 많이 와서 감이 다 떨어져서 늦가을에는 단감을 한 개도 못먹고 떨어진 감잎만 수북했었다. 엄청 사각거리고 달고 맛있는 단감나무였는데 맛도 못 보고 껑충 키만 자란 가지를 지난 늦가을에 과감하게 전지를 했는데 난데없이 이렇게 생긴 버섯이 꽃처럼 피어났다. 나무 밑둥에는 이런 버섯도 덕지덕지 생겨난 게 아무래도 단감나무가 수명을 다 한 게 아닌가 싶다. 산에 다닐 때 보면 죽은 나무에 이런 류의 버섯들이 붙어있던데... 딱딱해 보이는데 이걸 그냥 둬야 하는 것인지 제거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겨울이면 우리 집 고양이들의 캣타워가 되기도 하고 사냥터가 되기도 했던 나무였는데... 올 겨울에는 아무도 올라가지 않는 게 수상쩍다. 나무를 잘라내야 할지 좀 더 두고 봐야 할지...... 앞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