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548

어느덧 봄이 익어가는 3월 하순

2021년 3월 25일 목요일 살구꽃이 눈부시다.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니 그대로 꽃비가 되어 내린다. 오늘의 점심은 그래서 밖에서 먹기로. 오픈샌드위치와 커피와 과일 그리고 동무가 사온 이성당 단팥빵. 그렇게도 애를 태우던 홍매화가 드댜 꽃문을 열었다. 올망졸망한 히야신스 꽃밭 마가목이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다용도실 창가에 심으면 여름날의 강한 햇볕도 막아주고 안에서 바라다 보는 오죽의 멋스러움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것 같다. 겨울에는 방풍효과도 있을테고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얼마나 운치가 있을것인가... 바람에 댓잎이 서걱거리는 소리는 또 얼마나 환상일까 심어놓고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즐건 상상을 해본다. 곁에 층층나무를 옮겨다 심었는데 나중에 너무 비좁을까봐 조금 염려스럽긴 하다. 옆집 살구나무..

꽃놀이

현호색이 조롱조롱 꽃송이들이 피어나서 참말 이뻐요. 꽃모양이 종달새 머리와 비슷하다하여 서양에서는 Corydalis로 부른답니다. ㅎㅎ종달새들이 합창하는것 같지요? 잎은 녹색인데 뒷면은 색이 달라요. '희소식'이란 꽃말을 갖고 있는데 뿌리는 약용으로 쓰인다는데 강한 독성이 있고 몰핀 정도의 진통효과가 있다고 들었어요. 요맘때 무리지어 예쁜 꽃들이 피는데 그늘진 깊은 숲속에 납작 엎디어야 이 앙증맞은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답니다. 얘가 어디에서 따라왔나 울집에도 이렇게 꽃이 피었어요. 전에 세들어 살던 이들이 이 보다 훨씬 키도 크고 무성한 자주괴불주머니를 심었었던지 어찌나 성가실 정도로 온 집에 퍼져있던지 뽑아내느라 애를 먹었거든요. 얘는 아파트 살때 화분 분갈이 하려고 산에서 부엽토를 조금 가져..

봄날의 정원

노란 민들레가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화살나무도 여기저기 삐죽비죽 새 잎이 올라오고 있구요. 봄바람에 날아온 박주가리 씨앗이 잠시 철쭉 위에서 쉬어가려나 봅니다. 작년에 철저하게 없앤다 했는데도 봄이 되니 어김없이 수많은 씨앗들이 날아다니네요. 씨앗 주머니 속에 씨앗들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있거든요. 할미꽃도 보송보송 하얀 털옷 들추고 고개를 내밀고 할미꽃이 절정에 이를때쯤이면 봄이 완연히 무르익겠지요? 꽃도 예쁘지만 꽃이 지고 난 다음 그때 모습이 진짜 할미꽃의 모습이지요. 저는 그때가 절정이라 생각해요. 히야신스는 작아도 향기 만큼은 대단합니다. 옹기종기 모여서 색색으로 피어나는 이곳은 히야신스 구역이지요. 지난 가을 화분들을 다 실내로 들일 수 없어서 춘란을 화단에 심었었는데 이렇게 예쁜 꽃이 피었어요...

봄날의 일상

2021년 3월 22일 월요일 봄비가 내리고 나더니 춥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ㅎㅎ냥2가 데크 위에 놓인 신발상자 속에 점잖게 들앉아 있넹. 냥3이의 거처를 위해 의자를 놓고 그 아래에 종이박스를 놓아주었더니 나무로 만들어준 집이 있는데도 냥2는 또 샘이 났나보다. 냥3이 없는 틈을 타서 수시로 그 속에 들어가는지 가끔 거기서 어슬렁거리며 나오곤 하던데 오늘은 의자 위에 둔 상자를 접수했나보다. 뚱보가 되어서 상자가 비좁을 지경인데 날씨가 추우니 양지바르고 아늑해서 거기가 좋은걸까? ㅋㅋ보기에도 답답하구마는... 웃는 소리에 금세 눈치를 채고 거실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몸을 일으켜 세운다. '냥2야 아니 너 왜 거기 그러구 있어?' '왜요? 나 여기 좀 있음 안 돼요?' 제법 도발적인 표정으로 뭐가 문제냐..

봄비 내리는 뜨락

이틀 전에 거실로 들였던 화분들 중에서 우선 뒷줄만 밖으로 내놓고 밤에는 혹시 몰라서 비닐을 씌워주고 햇볕 좋은 날 맘껏 기지개를 켜도록 했는데 비가 내려서 간만에 화초들이 봄비샤워로 단장을 했어요. 히야신스 꽃대가 올라오자마자 비세례를 받았네요. 일제히 꽃이 피기 시작하면 달콤한 꽃향기가 얼마나 좋을까 벌써부터 행복해집니다. 얘는 핑크빛 꽃을 피울테고 화려한 파란 빛깔과 흰꽃이 조화롭게 어울리겠죠? 얘는 연핑크빛 얘는 이미 피었다가 시들어가는 중인데 비를 맞으니 무거워서 쓰러져 눕고 싶은가 봅니다. 거제도 공곶이 마을에서 사온 수선화구근이 달랑 두 송이 꽃을 피웠네요. 수선화는 빗방울의 무게를 어찌 견디나 애처롭네요. 수선화를 볼때면 고향 마을 이웃집 오빠 생각이 나요. 음악실기 시험으로 수선화를 불러..

꽃대궐

2021년 3월 18일 목요일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어제만 해도 이런 상태였는데... 옆집 살구나무인데 너무나 자라서 지붕 보다 높아 정작 꽃을 보려면 멀찌감치 떨어져서 봐얄 정도다. 살구나무 꽃은 향기가 없는걸까? 꽃이 이렇게나 많이 피는데도 바람결에 향기가 날 법도 한데... 하루만에 이렇게 활짝 핀걸 보니 주말쯤엔 만개해서 눈이 부실듯하다. 지난 늦가을에 화분들을 다 들이지 못해서 철쭉 아래에 난을 심었었는데 오늘에야 이렇게 꽃망울이 생긴것을 알게 되었다. 낙엽들을 걷어주니 시원하다는듯 말간 모습으로 인사한다. 그 곁에서 노루귀가 활짝 피어 눈길을 끈다. 작지만 존재감이 보통이 아닐세. 홍매야! 정말 얼마나 더 기다려야겠니? 날마다 들여다보는데도 좀처럼 꽃문을 열지 않네. 그 아래 복수초 군..

냥3이의 사냥

냥2가 이처럼 집중한 모습이 흔치 않은 일이라서 냥2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냥3이가 글쎄... 제법 큰 새를 사냥해서 털을 뜯고 있네요. 가끔 냥2의 시선이 신경쓰이는지 주변을 살피기도 하면서 다시 사냥감에 집중을 하는 모습입니다 아주 부러운듯... 어쩌나 보려고 가만히 지켜보는데 다가가지도 않고 꽤 오래 꼼짝도 안 하고 있어요. 이렇게 집중한 모습을 보니 지금 이 순간 냥2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언니인 냥2가 지켜보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냥3이는 사냥감인 먹이에 완전 집중한 모습입니다. 어떻게 날아다니는 새를 것도 이렇게나 큰 새를 잡을 수 있었는지 놀랍네요. 몸이 둔해지면서 나무에 오르는것도 뜸해진 냥2에 비해 냥3이는 날쌘돌이라서 아마도 나무에서 포란중이던 새를 잡은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