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548

모름지기 시골생활이란 이런맛이지.

언 땅 위로 살포시 내려앉은 박주가리씨앗이 얼음옷을 입었다. 이 얼음옷이 녹아 마르기 까지는 박주가리의 여행은 잠시 멈춤이겠지? 작년에 열렸던 매실이 쭈그렁방탱이가 되어 아직까지 가지 끝에 매달려있다. 이거 따줘야하나 가지를 잘라줘야 하나 작년 늦은 봄 공사가 한창이던날 주렁주렁 열린 유기농매실을 어쩌지 못해서 따서 동생네로 보냈는데 그때 선택받지 못한 열매였나보다. 새 가지에서는 통통하게 물이 오른 매화꽃망울이 올망졸망하다. 담장밑 그늘진 나무 아래 차나무가 꽃을 피우려나? 나뭇잎 위에 얼음이 녹아내려 크리스탈 보석이 되었다. 크기도 모양도 가지가지인 보석으로 목걸이를 만들꺼나? ㅎㅎ 이렇게 멋진 조각작품을 만들어내는 자연은 진정한 예술가. 고드름도 따먹는데 이 수정구슬도 따먹어 볼까? 사철나무에 봄이..

냥2와 냥3이의 반성문

왠 올빼미냐굽쇼? ㅋㅋ 올빼미가 아니라 말썽꾸러기 냥3이랍니다. 요즘 이 높다란 주목이 냥이들의 놀이터가 되었어요. 어저끄 아끼던 황금회화나무를 뿐질러 먹은 벌로 조식 시간을 늦췄대여. 빈 밥그릇 앞에서 진짜루 반성을 하기는 하는걸까여? ㅋㅋㅋ 어젯밤 먹던 치킨을 들고 나간 남푠이 이 정원등 위에 잠깐 올려두고 훈계를 한바탕 하고나서 주려고 했는데 냥2가 낼름 했나봐요. 그래서 괘씸죄에 걸렸나봐요. 어제 너무 속상해서 앞으로 3일 동안 밥을 안 준다고 하는걸 심증만 있지 물증도 없이 그러믄 안 된다고 했더니 주더라도 단단히 혼내고 준다고 했거덩요. 눈치는 빤해갖구서 이리저리 자꾸 남푠 눈치를 살핀다기에 나가봤더니 일장 훈시를 허구서 여기 이러구 반성모드로 있으랬대여. 냥3이는 에잉~ 나는 차라리 눈 딱 ..

추워도 바깥놀이는 즐거워

요즘 유난히 새들이 모여드는 단풍나무 점점 대담해져서 인기척이 있어도 능청스럽다. 왜 이렇게 단풍나무에 하루종일 새들이 날아들까 궁금했는데 얼마전 단풍나무를 강전정을 했더니 잘려나간 가지끝에 단풍나무 수액이 매달려있어 그걸 먹으려고 몰려드는것 같다. 간밤에 내린 옆마당의 눈에 햇빛이 수묵화를 그리고 있다. 냥3이도 질세라 발도장을 찍으며 워킹... 정원등 위에 크리스탈 처럼 얼음덩이가 반짝인다. 그곳에도 하늘이 담겼다. 달달한 메이플시럽이 맛있는지 아주 쉴새없이 날아드는 새들 때문에 정원은 소란스럽다. 햇빛에 반짝이는 가지끝에 매달린 달디 단 물방울은 봄이 가까움을 말해주는듯 하다. 물이 오르는 까닭이겠지? 단풍나무 아래 수액이 떨어진 흔적들. ㅎㅎ여기 입 벌리고 드러누워 볼까? 냥3이는 해바라기를 하고..

콩나물 기르기

2021년 2월 2일 콩나물 기르기에 도전하다. 재작년에 텃밭에서 수확했던 서리태를 이용해서 콩나물을 길러보기로 했다. 물에 불리기 위해 적당량을 찬물에 담궜다. 콩나물시루를 구하려고 보니 너무 비싸서 집에 있는 토기화분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담장 밑에 여러개씩 포개져서 쪼르르 놓여있는 화분들 중에서 적당한 크기의 토기화분을 찾으니 세 개. 그 중에서 하나는 집어드는 순간 윗부분이 깨지고 또 하나는 너무 깊다. 물론 이것도 너무 깊긴 하지만 대신 깨끗이 닦았더니 그렁저렁 쓸만한것 같아서 골라들고 들어왔다. 안안팎을 깨끗이 닦아냈지만 오랜 세월 동안 흙이 담겨져 식물이 자라던 화분이라서 흔적을 없애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숨쉬는 토기화분이니 콩나물 기르기에는 맨질맨질한 도자기 화분 보다는 더 적합하지 않을까..

비오는 날

지난주 수욜에서 금요일로 다시 월요일 부터로 마무리 공사와 추가공사를 하기로 했는데 어제 기다리다 지쳐서 알아보니 자재주문 과정에서 차질이 생겨서 오늘부터 하게 될것 같다고... 그런데 아침부터 야속하게도 비가 오십니다그려. 정말이지 이러다가 1년이 걸리게 생겼어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날씨 탓이니 어쩔것여라. 쿨허니 받아들여야지. 소리도 없이 내리는 비가 얄밉기는 하지만 화분을 들어다가 비를 맞으라고 이렇게 내놓았어요. 실내에 들여놓은 커다란 화분들은 엄두가 안 나니 만만한 아디안텀만 실컷 목을 축이게 하려구요. 꼬맹이 가운데 화분은 거실 뒷켠에서 관심을 못받아서 그런지 겨우 목숨만 연명하고 있던 아이라서 행여 춥지나 않으려나 신경이 쓰여 자꾸 내다보게 됩니다. 거실에서 내다보니 아직껏 매달..

봄을 기다리며

2021년 1월 25일 월요일 산수유가 꽃망울이 생겼다. 그 아래 어떻게 빨갛게 익은 산수유가 이렇게 나무 아래 떨어져 있었을까? 그러고 보니 여기 또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새들이 따먹으려다 떨어뜨린 모양이다. 산수유가 봄을 노래하고 있기라도 하나? 지휘하고 있는것 같다.ㅎㅎ 바깥세상이 궁금해서 견딜 수 없나보다. 아직은 너무 이른데 그러다 꽁꽁 얼면 어쩔려구. 목단도 뽀시락뽀시락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오월의 눈부시게 우아한 꽃을 만나려면 여기에서 잎이 먼저 나와야겠지? 신기하게도 남천이 겨울나기를 위해 이런 대책을 세우나보다. 엽축에 마디가 있어 엽병 기부가 흑자색으로 줄기를 감싸고 있다. 줄기와 확연히 다른 화려한 빛깔을 이제서야 알아보다니... 아직은 이르다는데도 여기저기에서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