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548

짙은 안개 속의 잼난 놀이

2021년 3월 13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온세상이 뿌연 안개로 휩싸여 있더니 해가 쨍 뜰 시간인데도 여전히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어요. 문그로우라는 묘목을 엊그제 하동에서 사다 심었어요. 울타리용 조경수로도 좋다는데 추위에도 강하고 시원스럽게 자라면 예쁠것 같아서요. 나무가 자랐을 때를 생각해서 위치를 정해 심어얀디 남푠은 항상 어느정도 키우다가 옮겨심을거라며 이렇게 턱허니 담장쪽이 아닌 앞쪽 화단에다 심어놓았네여. 이거 보니까 예전에 블루버드라는 나무 생각이 났어요. 어느해 엄청났던 태풍에 쓰러져서 결국 죽고 말았지만 이 문그로우를 본 순간 그 나무가 생각나서 작은 묘목 하나를 9,000원에 사왔어요. 좀 싸면 담장쪽으로 울타리 처럼 심으면 좋을텐데... 캐나다 여행하면서 보니 이런 종류의 나무를..

봄날의 우리집 정원

2021년 3월 6일 산수유꽃이 드디어 활짝 피었어요. 노오란 꽃잎 속에서 수술이 장가 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산수유는 암수한그루로 수술은 4개 암술은 1개 랍니다. 어느게 수술이고 어느게 암술인지 이젠 확실히 아셨쥬? 산수유는 온통 노랗게 물들이는 꽃도 예쁘지만 가을이면 빨간 열매가 정말 예뻐서 저희집엔 두 그루가 있어요. 새들이 떼로 몰려와서 지난 가을에 빨간 보석같은 열매를 다 훔쳐 먹는 바람에 흰눈을 고깔모자 처럼 쓰고 있는 산수유 열매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못보고 말았네요. 이 동네 까치들에게 이미 소문이 났나봐요. 주변에 산수유나무가 많았으면 이렇게까진 되지 않았을텐데... 그래도 이른 봄 가슴 설레게 만들고 어김없이 이렇게 화사한 꽃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니 고맙지요. 벌 나비가 중매쟁이가 ..

봄뜨락

2021년 3월 1일 비가 내리다가 잠시 주춤한 틈을 타서 밖에 나가 이곳저곳을 기웃거려봤는데 겨우내 추워서 짜부라져있던 쪽파가 어느새 이렇게 파릇허니 씩씩해졌네요. 오징어 넣고 파전을 부쳐먹기 좋겠어요. 새싹보리 길러서 먹고 텃밭 미니사과 아래에 던져두었더니 이렇게 파릇파릇 보리싹이 올라왔네요. 순차적으로 실내에서 수경으로 키워서 먹고 그대로 나무 아래 던져두면 이렇게 자라니 5모작인 셈입니다.ㅎㅎ 겉보리 불려서 새싹이 자란것을 네 차례 잘라서 먹고 버린데서 이렇게 또 보리가 자랐으니 이거야말로 땡잡은것여라. 밖에서 자란거라서 영양성분도 더 좋겠지요? 보리 새싹을 잘라다가 된장국에 넣어봐야겠어요. 언제 주문을 해서 배송이 되었었는지 꽃밭 한 켠에 이름표 달린 나무가 이렇게 심겨져 있네요. 나무수국이래여..

꽃놀이

2월 28일 얼마전에 사왔던 히야신스가 꽃을 피웠는데 햇볕을 향해 꽃대가 기울어져서 쏟아져 내릴듯 하다. 반대 방향으로 돌려주려니 남의 집 세들어 사는 형국인지라 옹색해 보인다. 그런데 흰색이라서 그런건지 워째 향기가 좀 덜한것 같다. 가까이 다가가서 향기를 맡아야 달콤한 꽃향기가 느껴지니 참 이상하다. 다른때 같으면 이렇게 꽃이 피면 거실 가득 향기가 진동할텐데... 장미앵초는 여전히 화려한 자태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새하얀 꽃송이는 그림처럼 아름답고 예쁘다. 꽃이 햇빛을 많이 받아얄텐데 거실의 커다란 화분들 틈바구니에서 맘껏 해바라기를 못하는게 좀 안 됐다. 화려함의 극치. 노란 꽃술과 보라빛 꽃잎이 참 예쁘기도 하지. 시클라멘이 희한한 붉은 꽃을 피웠다. 분명히 아주 진한 붉은빛깔의 꽃이었는데 왜..

바야흐로 봄 봄...

남쪽 지방에서부터 슬슬 꽃소식들이 올라오고 있지요? 드댜~ 울집 앞마당에도 꽃망울이 터졌네요. 날씨가 포근해서 나무를 옮겨심는다고 정원으로 나간 남푠이 당췌 들어올 생각을 안 하네요. 새로 자그마헌 부속건물을 담장 곁에 만들었는데 창고 속에 있던 보물단지들을 죄다 끄집어 내놓구서 정리를 할 모냥입니다. 뚜껑있는 플라스틱 커다란 둥근통에 말려서 갈무리 해둔 뽕잎차며 어성초랑 흰민들레와 개망초와 토란대, 고춧잎, 가지 말랭이... 식재료들이 엄청나요. 아침부터 말려둔 먹거리들을 옥상 데크 위 항아리 속에 옮겨두느라 저도 내내 나름 애를 썼답니다. 어느새 점심이 되어서 밖에서 먹기 좋게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배달 나갔어요. 흑보리빵 샌드위치와 따끈한 우유. 여러가지 재료로 만든 특제소스를 올리브오일에 구운 빵에..

노랑나비와 복수초

복수초가 노랑나비 같은 꽃잎으로 내게로 왔네요. 이게 어쩐 일이래여. 영영 잠들어 버린 노랑나비를 차마 그대로 보낼 수 없어 동백꽃 침대에 뉘인채로 며칠을 지내다가 울집 동백나무 아래 돌 무더기를 치우고 이렇게 꽃무덤을 만들어주었네요. 낙엽이불을 덮어주고 우리와 함께했던 2월의 봄마중길을 추억하기 위해 자그마헌 돌멩이 하나 곁에 두었지요. 몰래 혼자서 찔끔 흘린 눈물을 닦으며 돌아서던 순간 샛노란 복수초가 방긋 웃고 있네요. 언제 이렇게 꽃을 피웠을까요. 여기도 저기도 어린 꽃송이들이 낙엽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어요. 노랑나비가 복수초로 우리게로 다시 온듯 너무나 반갑고 기뻤답니다. 행여 냥이들 발에 밟힐까 가만가만 주변을 정리해주고 노랑나비가 우리에게 보낸 선물 처럼 느껴져서 한참을 봄볕에 쪼그리고..

새싹보리와 콩나물

새싹보리가 실내가 따뜻해서 그런지 금세 키가 자라네요. 매일 아침마다 샐러드에 잘라서 넣어 먹고 있는데 초록초록한 주방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먹는것 보다는 보는게 더 즐거워요. 싱그러운 보리밭을 집안에 들여놓고 물방울이 영롱한 모습을 보는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것 같아요. 재작년 텃밭에서 수확했던 서리태를 이용해서 콩나물을 길러볼까하고 미리 불렸다가 송곳으로 바닥에 구멍을 내고 이렇게 불린콩을 담아서 딴엔 빛 차단한다고 검정색 종이를 덮어두었는데 물을 주는데도 좀처럼 싹이 나올것 같지 않아서 공기가 통하라고 종이 대신 등산용 넥워머를 덮어두었는데도 묵은 서리태라 그런지 아무래도 실패한것 같아요. 다음부터는 좀더 작은 용기에 새싹보리를 키워얄까봐요. 울 세 식구 샐러드용으로는 먹고도 남아서 키가 훌쩍 자라서..

노랑나비 마지막 가는 길

설연휴 첫날에 뜻밖의 손님으로 찾아와 울집 서재에서 우화해서 우리와 동거했던 나비와 아쉬운 작별을 했답니다. 9일만에 너무나도 짧은 생을 마감한 노랑나비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가엾고 안타까운 마음이었지요. 어제 어여쁜 꽃도 한가득 사왔는데... 서재의 난 화분에서 머물다가 방바닥으로 내려온 나비가 심상찮다기에 가만히 조심조심 동백꽃 곁으로 데려왔는데 가느다란 호흡이 느껴지는게 가끔씩 날개가 움직이는듯 하다가 파르르~떨리는듯... 꽃 침대에 가만히 눕혔더니 접었던 날개가 펼쳐지더니 그 모습 그대로 마지막 인사로 우리 곁을 떠나갔답니다. 어제 꽃집에서 꽃을 사면서 뚝 떨어져 내리던 동백꽃이 하도 예뻐서 주워다 나비한테 주려고 가져왔는데 그게 마지막 꽃무덤이 되었네요. 흔히 죽어있는 나비를 보면 날개..

나비야 나비야

드디어 난이 꽃을 활짝 피웠어요. 이사오면서 많이 시달려서 위태위태 했었는데 시름시름 앓던 때가 언제였나 싶게 기운을 차리더니 이렇게 화사한 꽃을 선물하네요. 서재 창가의 양지바른 원탁 위에 화분을 올려두고 이 고고한 자태를 탐닉하려구요. 다 실내로 들여올 수 없어서 대부분은 꽃밭에 심고 비닐을 씌워두었는데 얘는 어찌보면 가장 연약해서 선택받은 아이지요. 그런데...노랑나비가 엊저녁에 거실에서 팔랑팔랑 힘든 몸짓으로 날아다니기에 태어났던 서재로 데려다 주려고 찾았는데 안 보여서 애를 태우더니 아뿔싸~!! 화분 물받이에 고인 물에 빠져서 익사 직전인것을 뒤늦게서야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데려다가 이 난 화분위에 올려주었더니 간밤에 난 잎에 기대어 잠을 자더니 아침에 보니 이렇게 테이블 위에 자리를 잡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