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548

새와 나비와 고양이

바람이 엄청 불어요. 심술보가 어마어마한 바람이... 새들이 단풍나무 잘라낸 가지 위로 날아드네요. 달콤한 수액으로 목을 축이고 날아가면 또 다른 새가 날아들어서 울집 단풍나무는 문전성시를 이룹니당. 직박구리는 정말 수다스러워요, 친구들을 부르는 목소리가 어찌나 시끄러운지 귀가 따가울 지경입니다. 요즘 자고 나면 노랑나비 찾으러 다니는게 일입니다.ㅎㅎ 서재와 거실이 편한가봐요. 시클라멘 화분에 숨은걸 찾아냈어요. 더 꽁꽁 숨으려는듯 점점 은밀한 곳을 향해 이동하네요. 이곳에서 목이라도 축이는 걸까요? 어떻게 견디는지 정말 궁금해져요. 오늘로 우화한지 일주일째. 어쩌다가 집안으로 따라 들어와서 일찍 깨어나서 이런 시련을 겪는지 안타깝지만 어쩌겠어요. 이미 이렇게 된것을... 아침마다 나비가 안 보이면 마음..

꽃놀이

2021년 2월 17일 눈이 내려서 답답한 집콕생활로 지친 마음도 달랠 겸 설경을 즐기러 산에나 갈까 했더니 오늘 체감온도가 산행 하기엔 어렵긋다공... 그랴서 들썩거리는 맴을 추스리고 주저앉았구먼유. 창밖은 나무들이며 전깃줄이 심술궂은 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리는데 집안엔 고요와 평화가 나른하기까지... 창을 통해 햇빛이 들어와 따사로운지 산당화가 여기저기서 야단났어요. 시봥 무신 대회라도 있는게벼라.ㅎㅎ 저마다 단장들을 허느라 야단났쓰요. 가지마다 꽃단장이 한창입니당. 하나같이 이케나 앙증시럽구 이쁜디 워뜨케 우열을 가릴 수 있긋써라잉. 아고고...이 발그레헌 빛깔조까 보셔라. 수줍은 미소로 물든 저 꽃송이에 어느 누가 빠져들지 않긋써라. 참말루 혼자 즐기기에는 아까운 모습입니다. 하나 하나 보는것도 이..

안녕하신 노랑나비

이제 슬슬 노랑나비와 작별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간밤엔 서재에서 잠을 잤나 본데 아침까진 힘에 부쳐 보이긴 해도 여기저기로 날기는 하나 봐요. 나비가 또 언제 거실로 나왔었는지 거실로 들여놓은 화분 물 주기 번거로울까 봐 거실 바닥에 나무를 깔고 작은 화분들을 올려놓았는데 그 틈으로 찾아들었네요. 요즘 울 식구들은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나비야 나비야~~!! 나비 안부 부터 물으며 나비를 찾으러 다닙니다. 남푠이 밖에 나가서 눈 쓸고 들어왔는데 나비가 서재 문 앞에서 이러고 있어서 방문을 열 수 없다며 가만히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네요. 가만히 문을 열려고 다가가자 비행모드로... 날개를 사알짝 펼치네요. 방향 전환을 하며 거실에 머물 것인지 다시 서재로 따라 들어갈 것인지 탐색 중인가 봅니다.ㅎㅎ..

겁나 추운 날

어제 오후부터 흩날리던 눈발이 아침부터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더니 체감온도 영하 17도. 맵고 싸한 바람이 눈발을 이리저리 몰고 다니는 듯 눈이 이쪽저쪽으로 휘날리고 있네요. 세찬 바람에 쌓인 눈도 날리고 있네요. 폭설이 내리던 날 보다 오히려 더 추운 것 같아요.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심란스런 날씨입니다. 묵묵히 온몸으로 북풍한설을 견뎌내는 나무를 창 너머로 바라보고 있노라니 박완서 님의 '나목'이 생각나네요. 쓸고 돌아서면 또 이렇게 쌓이는 데크. 햇살이 녹여줄 때까지 그냥 방치하기로 했어요. 저벅저벅 털신 신고 눈밭을 걸어보려는데 바람에 날아갈까 봐 그만둡니다. 변덕스러운 여자처럼 해가 났다가 구름이 심술을 부렸다가... 하얀 눈꽃을 피운 꽃나무가 어여쁘네요. 눈 위에 해님이 써 보..

답답한 월요일

아침부터 빗소리에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지난주엔 명절이 끼어있어서 공사가 중단되었는데 이번 주 바짝 해서 마무리를 짓기로 했는데 비가 내리니 또 일정에 차질이 생겼구나 싶으니 답답한 마음이네요. 이번 주 내내 일기예보에는 강추위에다 비와 눈 소식까지 있어서 이번 주에도 마무리는 어려울 듯싶네요. 거실에서 지내던 노랑나비가 안 보여서 찾다 찾다가 포기했었는데 서재에서 낮은 비행을 하고 있다기에 가봤더니 기력이 없는지 불안 불안한 날개짓으로 책상 주변을 맴돌다 바닥 이곳저곳으로 날아다니더니 보면대 위에서 이러고 있네여.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늘로 벌써 6일째. 생이 너무나도 짧은지라 애달프기 그지없네요. 나비 한살이를 제대로 살아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을 알기에 더더욱 짠합니다. 처음 나비를 발..

때로는 이처럼 간딴허게

점심메뉴 번거로운 샌드위치 보다는 이렇게 먹는것도 간단해서 좋아요. 잡곡밥에 근대된장국 브로콜리와 양배추 무수분으로 찌고 김장때 남겨둔 항암배추 마지막 한 포기 뽑아다가 시골장터 할매표 생두부 얹어서 꼬신맛 즐기기 동태포 부쳐서 한 접시에 김장김치와 톳나물무침. 양지바른 앵두나무 아래에서 어느새 파릇파릇 돋아난 돌나물. 그래그래 알았다. 몇 밤 더 크믄 데려가주마. 여기저기 냉이가 반갑게 인사를 하네요. 어쭈구리~! 벌써 꽃망울이 생겨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냉이도 있어요. 여기도 냉이 저기도 냉이 눈만 크게 뜨면 냉이들이... 답답했지? 비닐이불 걷어주니 세상 시원하다는듯 항암배추가 반색을 합니다. 그 곁에도 냉이가... 한 줌 캔 냉이와 배추를 뽑아들고 의기양양 주방으로 입성하야 올해 첫 봄 냉이국을 ..

노랑나비 우화 이틀째~사흘째

2021년 2월 12일 지난밤에는 나비가 거실 화분에서 잤나봅니다. 창가에 놓인 화초들도 해바라기를 하는데 작년에 시클라멘 화분에서 씨앗이 떨어졌는지 시클라멘 새싹들이 옹기종기 올라왔네요. 러브체인이 종려화분에 세들어 사는데 또 거기에 새로운 새입자가 생겼네요. 시클라멘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로운 생명이 함께 작은 찻잔 속 화분에서 꼬물꼬물 하는게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ㅎㅎ 곁에 있는 화분 때문에 햇빛을 보겠다고 고개를 내밀고 창밖을 향하고 있는 여리디 여린 생명들과 나비 덕분에 울집엔 봄바람이 살랑살랑~~ㅎㅎ 이젠 서재를 팔랑팔랑 날아다녀요. 서재 창가에서 책상까지로 싸이클 아래로도 낮게 날다가 거울 앞으로 팔랑팔랑~~! 그러다가 내 발 위로 사뿐히 내려와 앉아서 꼼짝 못하고 한참을 이러구 서있어야..

노랑나비 우화 첫째날 오후

나비의 먹이가 걱정이 되어 아이 외출하는데 꽃을 사오랬더니 왁스플라워를 사들고 왔네요. 물꽂이로 피어난 매화꽃 만으로는 마음이 안 놓이는데 지금 울집 거실에 핀 시클라멘에는 꿀이 잘 안 보여서요. 딸랑구가 설 명절 앞두고 빵을 몽땅 사들고 들어왔네요. 식사빵인데 올리브가 들어있는 빵이 맛있다고 했더니 갓 나온 식사빵을 골고루 사왔어요. 빵순이 빵돌이가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쥬.ㅋㅋ 명절 전날이라 꽃집은 문을 닫았을것 같아서 로컬푸드에서 꽃이 핀 화분과 꽃을 좀 사오랬더니 하필 개나리쟈스민 화분을 사왔네요. 이 식물에는 꿀에도 독이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나비의 식량으로는 적합하지 않을것 같아서 거실에 둬야겠어요. 영춘화 처럼 넝쿨지며 자라는 꽃이라서 꽃이 지고 나면 밖에 꽃밭에 심어야겠어요. 그런데 월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