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548

잼나게 놀기

2020년 12월 8일 화요일 정원의 호랑가시나무에 빨간 열매가 어여뻐서 성탄장식을 할까 했더니만 열매가 있는 가지가 너무 높아서 그림의 떡이당.ㅠㅠ 아랫쪽 가지에서 조심조심 잘라와서 앞뒤로 샤워시켜서 대바구니에 돌려서 꽂아주고 향초를 밝혀보니 제법시리 분위기가 나네그랴. 미니트리 앞에 놓아도 보고 요기다 놓아도 봐도 다 이쁘당. 거실로 들여온 화분들은 옹색한데도 그렁저렁 다투지 않고 잘 지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다육이들이 좀 안됐다. 남푠은 또 무신 사업을 벌이느라 아침 내내 거창허니 이렇게 공구들을 늘어놓고 앞으로 뒤로 바쁜지... 아직 나오지 말랜다. 완성되믄 짠~! 허구서뤼 부를거라믄서. ㅋㅋ날도 춥고만 요새 새로운 놀이에 빠져 지내는 모습이 우습다. 향초 대신 정원의 자연물들을 이용해서 다시 이렇..

2020년 12월 6일

느티나무 아랫부분에 매미가 벗어두고 간 외투가 있네요. 지난 여름 유난히도 잦았던 비로 매미는 워뜨케 짝을 찾아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을 혔능가 몰긋지마는 틀림읎이 내년 여름 우리의 귀를 따갑게 만들 매미들은 얘 하고는 세대차이가 이만저만이 아닐테고 애 후손을 만날즈음이면 나두 할매가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재미난 상상을 해봅네당. 산딸나무가 몸살을 앓아서 올봄에 옮겨 심었는데 여기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네요. 이름표를 다시 묶어주고 올겨울 찬바람을 무사히 씩씩허니 잘 견뎌내주기를 당부했구만요. 호랑가시나무가 빨간 열매를 여기저기 매달고 있네요. 공사 때문에 미처 손을 쓰지 못해서 뒤늦게서야 단발을 했는데 제법 가시가 야무집니다. 딸기는 우짤라고 이렇게 철없이 꽃을 피우는지 참 애닯기 짝이 읎네여. 세상물정 ..

여유로운 휴일

테이블과 의자가 완성되어 오일스텐을 발라 완전히 마르기 까지는 며칠 걸릴거라해서 앉아보구 싶은걸 꾹 참다가 손으로 만져보고 묻어나지 않는걸 확인하고는 남푠과 나란히 의자에 살짝 걸터앉아 보았더니 넘 좋네요. 이거 팀장님 생각하며 오래오래 유용하게 사용하게 될것 같아요. 바로 가까이에 전용 콘센트까지 만들어 주셨고 조명등꺼징 높다랗게 세워주셔서 울집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소가 될것 같아요. 옥상 처마 밑 그늘진 곳에 항아리를 옮겨놓고 지난번 지리산 단풍 드라이브 갔을적에 사온 대봉시를 단단한것 부터 차곡차곡 넣어두었는데 세 개가 적당히 물러져서 꺼냈어요. 물감이라더니 떡감이네요. 길가에서 파는걸 사는게 아니었나봐요. 단맛도 별루고...그렇다고 값이 싼것도 아니고... 올해 워낙 비가 많이 내려서 단맛이 덜한..

안개 자욱한 아침

11월14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안개가 자욱해서 시간이 이렇게나 된줄 몰랐네요. 앞집도 안 보일 정도로 짙은 안개입니다. 거실 창으로 내다보니 코발트색 의자만 선명하게 보입니다. 주말이라 서두를것도 없고 해서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한숨 뒹굴거리다 나와봤는데도 아직도 안개가 걷힐 조짐이 없네요. 얼씨구나 게으름을 피워보자 허구서뤼 또 꿈틀꿈틀 이불속으로 기어 들어갔다가 나왔는데도 여전히 이렇구만요. 에구구...딸랑구가 출근을 안 하니 다행이지 이런 아침에 운전은 위험해서... 안개가 짙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새들이 한 마리도 보이질 않네요. 날개옷이 젖을까봐 아직 아침식사를 하러 오질 않는건가? 침대에 누워 창밖을 보니 햇빛을 많이 받는 쪽 가지들과 덜 받는 쪽 가지들이 한 나무인데도 차이가 나네요...

시골살이도 겁나 바뿌요잉.

2020년 11월 11일 오늘이 빼빼로데이 구만유~! 아침 한 끼 집에서 밥을 먹는 딸랑구 때문에 주로 아침 메뉴는 딸랑구한테 식단을 맞추는 편입니다. 생선을 그리 즐기지 않는 아이지만 생선회와 구이는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번에 새로 주문한 안동 간고등어 두 마리와 제주산 고등어구이용 마지막 남은 한 마리를 구워서 맛을 비교해보기로 했는데 크기는 이전 것이 훨씬 큰데 비해서 안동 간고등어의 식감이 쫀득허니 더 깊은 맛이 나네요. 냉동실에서 꺼낸 쑥으로 된장 풀어서 쑥국을 끓이고 집에 있는 재료들로 만든 샐러드를 곁들였지요. 아이는 생선구이를 깨끗이 비웠네요. 밥에 넣어먹던 건채소가 떨어져서 갈무리해둔 채소 말려둔 것을 꺼내다가 오전 일과를 시작했어요. 작년에 만든 거라서 부지런히 먹어얄것 같네요. 고구마를..

전원생활에 200% 적응하기

봄부터 시작했던 공사가 이러저러한 팀장님의 형편과 날씨까지 합세하여 결국 이번 주에 마무리 공사를 하게 되얏는디 그러다 보니께 정원의 나무들이 모두 떠꺼머리총각 맹키로 어수선 허기 이를 데 읎어서 내년 봄꺼정 걍 놔두고 볼 수가 없다믄서 남푠 가위손을 흉내 내면서 손수 나섰습네당. 전지 하는 것도 다 때가 있는지라 잘못 잘랐다가는 내년 봄에 꽃을 지대루 못 보는 수가 생긴 단디 글두...조금이라도 다듬어야긋다네여. 작년에 뭣모르고 토란대 잘라서 말린다고 나섰다가 남푠이 피부과 치료를 받아야 했던 아픈 과거가 있어서뤼 올해는 아예 토란대 근처에는 가지도 않으려고 해서 어쩌다가 서리까지 맞고 짜부라들게 된 토란대를 아까워서 이렇게 장갑 끼고 갈라서 옥상에 말리는 중입니다. 어제 팀장님께서 만들어 가지고 오신..

서리가 하얗게 내렸어요.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더니만 서리가 하얗게 내렸어요. 무우가 맨정다리를 다 내놓고 있는데 다행히 무청이 덮어주어 얼지는 않았을것 같아요. 무청 위로 하얀 얼음꽃이 겨울그림을 그려놓았네요. 어제 항암배추에 거세미나방 애벌레들이 아주 들앉아서 배추를 죄다 뜯어묵어서 젤루 심한 망사배추 두 포기 뽑으면서 배춧잎 사이사이로 대추나무 이파리가 날려서 이렇게 묶어줬는데 다행히 배추는 서리에 많이 놀라진 않았을것 같아요. 겉잎이 배추를 포근하게 감싸안고 있으니 속이 꽉 찰 때까지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좋겠어요. 혹시 벌레들이 추위를 피해서 배추 속으로 더 깊숙하게 파고 들어오는건 아닐지 몰긋네여. 김장때 쓰려고 남겨둔 갓도 서리를 흠씬 맞았어요. 방풍나물도 갑작스런 추위에 어안이 벙벙하겠지요? 에고고...어린 상추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