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전원생활 548

소소한 일상

2층 다락방의 출입문을 다는 공사를 해야해서 먼지 내려앉을까봐 아래로 데려왔어요. 먼지도 털어줄겸 빗자루 탄 마녀들도 데려오고 꽈배기 버들에 연밥을 꽂아서 장식을 했던 것들도 먼지를 피해 미리 가져다가 놓았는데 어차피 내려온 김에 욕실로 가져다가 헌칫솔로 먼지를 털어가며 물로 세척해서 하룻동안 햇볕에 말려서 다시 이렇게 도자기 화병에 꽂았어요. 맨 앞의 마녀는 머나먼 발틱의 에스토니아에서 데려온 마녀인데 주먹코가 익살스럽고 추운 나라 답게 따뜻한 질감의 모자를 쓰고 멋진 깃털까지 꽂은 은발의 마녀구요 앙다문 입술이 재미나지요. 아이들에게도 친근한 이미지의 마녀랍니다. 가운데 패셔너블한 마녀는 체코 프라하 출신인데 스프링으로 되어있어서 매달아두면 위아래로 흔들리는 모습이 하늘을 나는 마녀 처럼 실감나지요...

눈오는 날

2021년 1월 18일 월요일 세상에나 세상에나 뭔 눈이 이케 온다요. 아침부터 눈을 쓸고 돌아서면 다시 소복소복... 눈과의 사투를 벌이다 들어오니 점심때가 되얏네요. 데크 눈만 치우는데도 기진맥진! 텃밭은 설원으로 바뀌었어요. 앵두나무에도 탱자울타리에도 눈꽃이 피었고 순식간에 설국으로 바뀌었어요. 살구나무도 무겁게 눈을 뒤집어쓰고 태양광 패널 위로 내린 눈은 살짝만 건드려도 쭈르르륵 미끄럼을 타네요. 솜이불을 펼쳐놓은것 같지요? 간장 항아리도 된장 항아리도 소금 단지도 눈을 잔뜩 뒤집어쓰고 말린 어성초며 뽕잎차랑 넣어둔 고무통도 대봉시를 넣어둔 항아리도 온통 눈을 머리에 이고 있어요. 쓸어도 쓸어도 끝도 없이 내리는 눈은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쏟아질건지... 무겁게 보여 나무를 흔들어서 눈을 털어도 ..

공사를 시작하다

월요일 아침 야속하게 또 눈이 내려 화요일부터 시작하기로 한 공사를 과연 할 수 있을까 답답하고 짜증스러운 마음을 애써 다스리는 중. 다행히 2021년 1월 13일 침실의 가구들을 거실로 들어내고 졸지에 흥부네 살림살이 모드가 되얏다. 먼지가 거실로 못나오게 비닐로 문을 만드셨다. 물론 너무 일이 커질 침대는 남겨둔체로 비닐로 덮어 씌우고 벽과 창문까지 비닐로 모두 감싸고 바닥에도 튼튼한 자재를 깔았으니 이젠 참고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공사자재들이 들어오고 거실의 카페트와 탁자와 침실의 짐들까지 서재로 옮기고 라텍스 매트는 기대서 세우기가 곤란해서 이와같이 장롱에 기대놓고 공사하는 동안 여기 앉아서 책을 읽었다. 천장 위에서 작업하는 소리만 들어도 얼마나 요란한지... 그래도 이 공간에서나마 쉴 수 있..

눈오는 날

2020년 12월 30일 자고 일어나니 눈이 이렇게나 많이 내렸다. 새하얀 눈이 반갑기만 한게 아닌것은 딸랑구 출근길이 걱정이 앞선 까닭. 서둘러 아침을 준비하면서도 이곳에서는 자가용이 아니면 출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마땅치가 않은 까닭에 걱정부터 앞섰다. 야속하게도 날씨는 또 얼마나 추운지 매서운 찬바람에 당혹스러웠다. 주목나무가 흰눈을 뒤집어쓰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도 야속하게 눈발이 다시 날리기 시작하니 심란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눈을 치우느라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떠는 남편. 아무래도 아이 차로는 출근이 어렵지 싶다. 냥2는 추위에 잔뜩 웅크리고 며칠 동안 자취를 감췄던 냥3이가 감기가 잔뜩 들어 눈도 못뜨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이렇게 임시거처를 마련해주었지만 여전히 맥을 못추고 ..

2020년 12월

송년모임을 하게 되면 가족들과 함께 이 공간에서 함께 할 생각이었는데 코로나가 기승을 부려서 해마다 송년모임으로 온 가족이 함께 예배드리고 말씀카드를 뽑고 기도제목을 나누며 함께 기도하고 맛난 만찬을 즐기던 오랜 가족모임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사 집들이 겸사겸사 올 송년모임은 울집에서 하기로 했었는데 아쉽게도 올해에는 각자 집에서 드리기로 했다. 아직 다락방 문이 완성되지 않아서 모였더라도 이곳에서 예배드리기에는 좀 어려웠을것 같긴 하다. 한파가 지나가고 따사론 햇살이 내리쬐면 이곳에서 QT를 하기에 안성맞춤일것 같다. 어서 자유로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메리 크리스마스

이사온지 똬악~세 달째. 이곳에서 우리 가족이 맞는 메리클쑤마쑤여라. 메시야 찬양연습으로 늘상 분주했던 12월을 코로나로 인하여 비대면예배를 드리게 되니 교회 마다 정적이 흐를듯... 생각보다 코로나의 여파가 만만치 않다보니 여기저기에서 우울감 내지는 피로감과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갑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잘 견뎌왔으니께 조금만 더 참아보자구요. 결혼하고 사서 쓴 식탁이 수십 년 만에 방으로 뫼셔졌네여. 버리기엔 너무나 정이 들었고 한편으론 아깝기도 해서 말이죵. 그래서 이곳에 있던 원적외선 반신욕기를 거실로 내보내고 그 자리에 이렇게 옮겨놨어요. 이곳에서 가끔 차도 마시고 우리 부부의 담소 나누는 공간이 될듯요. 벌써 남푠은 전용 노트북을 가져다 놓고 튀밥 전용 그릇이 이렇게 놓여져 있는게..

즘심은 간딴허게

즘심은 간딴허니 빵식을 하기로 했으니 샐러드를 후다닥 이렇게 준비하는데 가짓수가 많다보니 간딴헌 것이 아녀. 매일 아침마다 식사때 샐러드를 준비하는데 그게 시간이 제법 걸린다. 양배추와 비트는 썰어두니 괜찮지만 미리 썰어두면 무르기 쉬운 채소들은 그때그때 썰어서 올려야 하니 양배추 한 줌 올리고 그 위에 파프리카와 샐러리와 래디시잎과 치커리 올리고 각종 견과류 굵게 다져놓은거 한 스픈에다 오늘은 제주감귤을 사과 대신 넣어주고 새싹보리 분말 대신 풋사과 분말 한 작은 술 올려주고 올리브오일에 발사믹식초와 아로니아청, 레몬청, 다진 적양파와 죽염 약간 넣어 만들어둔 드레싱 두 스픈 넣어주고 발사믹글레이즈로 마무리. 빵 굽는 사이에 커피 내려서 매일 흰눈 처럼 소복하게 올라앉아있던 리코타치즈가 없으니 뭔가 허..

2020년 12월

올겨울 들어 벌써 네 번째 주문인가? 제주 조생종 감귤을 밴드를 통해서 구매했는데 너무나 맛있어서 울 딸랑구가 신이 났다. 언제나 이렇게 싱싱한 감귤 가지를 넣어 보내주신다. 워낙 박스에 가득 넣어주시니 아래쪽 귤이 이렇게 터진 게 많다. 배송된 귤을 덜어내 놓고 혹여 터진 게 있나 잘 살펴서 옴싹 썩는 일이 없도록 살펴봐야 한다.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유기농이라서 껍질까지 이용할 수 있어서 좋고 물로 간단히 씻어서 먹어도 좋고 작은 것은 껍질째 먹어도 좋단다. 밴드를 통해 인연이 되어 단호박도 비트도 이곳을 이용하고 있는데 마음이 넉넉하신 주인장께서는 언제나 차고 넘치게 넣어서 보내주신다. 그래서 자랑했더니 언니들이며 친지가 부탁을 해서 오늘 하루 종일 감귤을 따느라 바쁘셨을 듯...ㅎㅎ 점심엔 빵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