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진달래 -김용택- '염병헌다 시방. 부끄럽지도 않냐 다 큰 것이 살을 다 내놓고 훤헌 대낮에 낮잠을 자다니 연분홍 살빛으로 뒤척이는 저 산골짜기 어지러워라 환장허것네 저 산 아래 내가 쓰려져불겄다 시방' 시와 함께하는 공간 2010.12.30
굴욕에 대해 묻다 굴욕에 대해 묻다 -박철- 밥을 먹다가 아내가 물었다 굴욕에 대해 아느냐고 나는 이러저러하게 대답하였다 아직 냉전 중이라서 조금 굴욕적이었다 밥을 먹다가 아내가 말했다 굴욕은 밥을 깨작깨작 먹는 것이라고 남자들 요즘 어깨 천근만근입지요. 가장 아내 밖에서 굴욕적인 일 당했나 보군요. 얹혀.. 시와 함께하는 공간 2010.12.30
바이올린 켜는 여자 바이올린 켜는 여자 -도종환-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고 싶다 자꾸만 거창해지는 쪽으로 끌려가는 생을 때려 엎어 한손에 들 수 있는 작고 단출한 짐 꾸려 그 여자 얇은 아래턱과 어깨 사이에 쏙 들어가는 악기가 되고 싶다 왼팔로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진 내 몸의 현들을 그녀가 천천히 긋고 가 노.. 시와 함께하는 공간 2010.12.30
설국이 따로 없더이다. 어제 모처럼 내남자가 시간을 냈다. 그런데 나는 아침 일찍부터 학원에 가야할 형편이니 이거 갈등상황이다. 걍~하루를 재껴부와? 까이꺼? 하지만 굳은 결심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는디 그럴수야 없는일... 맴을 다스리고 학원에 변함없이 일등으로 도착! 숨고르기를 하던중에 전화기가 부.. 풍경이 있는 이야기 2010.12.30
굴만 보면 웃음이 난단말이시... 굴밥을 할까? 바다내음 향긋한 굴을 배와 가볍게 버무려 상큼달큼하게 먹어볼까? ......아~그런디 울딸랑구는 한사코 마다며 도리도리를 헌다. 굴 특유의 냄새가 싫다며... 모양도 썩 당기지 않는대나... 허긴 나도 예전에는 꼭 코같다며 생김새를 나무라곤 했었던지라 할 말이 없긴하다. 그.. 주저리 주저리 2010.12.28
나도 옛날에는 새것이 좋았었는디 말여... 지난 가을. 계곡에서 가재를 잡는 재미에 흠뻑 빠져서 고만 햄펀을 물에 빠뜨린 대형사고를 쳤는데 다행히 잽싸게 나꿔채서 그런대로 안심을 혔었는디 요거이 아무래도 징조가 수상시럽더이다. 혼자서 아무때나 소리없이 주무시지를 않나 문자 하나만 보내도 빵빵허던 충전 막대기가 하.. 주저리 주저리 201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