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558

눈 내린 산에서

2022년 2월 16일 수요일 오래 간만에 산을 찾았지요. 명절 이후로 코로나가 창궐한 가운데 가급적 인적이 드믄 코스를 선택했어요. 살짝 오르막길에 있는 이 목백합은 가을에 정말 예쁜데... 꽃이 핀듯 숲으로 향하는 길가에도 눈꽃이 피었어요. 꽃받침 위에 소복하게 쌓인 눈이 진짜 꽃 처럼 보입니다. 수많은 별꽃들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소나무 숲의 설경은 참 멋스러워요. 오늘은 한파경보가 내려서 산 능선이 아닌 덜 추운 골짜기를 택했지요.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며 만난 설경 얼마만의 겨울 산행인지...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라서 맘만 먹음 갈 수 있는데 이사 와서는 아무래도 좀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 코로나 때문에도 잘 안 가게 되었던 것 같아요. 코스가 아주 많아서 능선이며 골짜기며 계곡이며 너무나 익숙..

구이저수지 둘레길

몇 차례 이곳 둘레길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그 당시에는 이 둘레길이 잘 정비되기 전 이어서 걷다가 길을 잃어 포기하기도 했고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다른 계절에는 물을 끼고 걷는 코스라서 뱀이 출몰할까 무서워서 언감생심. 몇 차례 조금 걷다가 되돌아오곤 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걷게 되었다. 저수지 둑길을 걷는지라 바람이 제법 세서 중무장을 해야만 했다. 이곳에서 바라보니 저수지가 제법 크다. 물새들의 우아한 비상이 그림같은 풍경. 소요시간 : 2시간 50분

동해안 여행3

2022년 1월 11일 갈매기를 보며 전에 읽었던 책이 생각나 소개합니다. - 갈매기의 이혼 - 갈매기는 동물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있는 동물로 꼽힌다. 한 번 짝을 맺으면 평생을 같이하는 정절도 그렇지만 집안일에서도 남녀의 차별이 없다는... 실제로 갈매기 부부의 일과를 관찰해보면 남편과 아내가 정확히 반반씩 나눠 한다고. 맞벌이 부부와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서로 더 오래 집에 있고 싶어한다는데 최근 들어 그들의 이혼율이 네 쌍 중 한 쌍이 1년을 넘기기 무섭게 갈라선다. 남편의 술버릇, 시집과의 관계, 아내의 낭비벽 등은 그들 세계에서는 이혼 사유가 될 리 없지만 그들에게도 감정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들로 자식 양육을 꼽는데 지난 해 새끼들을 잘 키워낸 갈매기 부부는 이듬해에도 서로..

동해안 여행

얼마만의 여행인지... 비록 짧은 일정이지만 막상 집을 나서려니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 아이의 아침식사도 신경쓰이고 종일 심심할 새끼 고양이 삐용이도 마음에 걸리기도 하더라는... 일단 국도로 가 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는데 아침 8시가 한참 지났음에도 온통 뿌연 안개가 시야를 가린다. 신비롭기도 하고 아침 풍경이 수묵화 처럼 멋지기도 하여 달리는 내내 즐거웠다. 해가 조금씩 드러나며 풍경이 사뭇 달라지는 모습도 좋고 이 풍경과 어울리는 음악을 들으면서 모처럼의 드라이브를 즐긴다. 짧은 일정이라서 목적지 까지의 거리를 생각하여 도중에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로... 예전에는 포항쪽으로 가서 동해안을 끼고 위로 올라갔었는데 이번에는 당진~영덕까지 30번 고속도로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너무나 한적해서 운전하기엔 ..

산책길

눈길을 걸어보고 싶어서 옆 마을 마트로 콩나물 사러 가자고 남푠을 꼬드겨서 롱패딩과 털부츠로 중무장 하고 산책을 나갔어요. 누구의 발자국일까요? 아주 귀엽고 사랑스런 발자국이 데크로드를 가로질러 방금 전에 지나갔나 봐요. 하늘은 푸르고 쨍한데 햇빛이 따사로워서 눈이 금세 녹아내리고 있어요. 아이스크림 같아서 걸음을 멈추고 강아지풀 아이스케키도 눈으로 핥아 먹구요. 어느새 해가 머리 위까지 올라왔어요. 콩나물 넣고 맛난 동태찜 해주겠다고 했는뎅... 길 옆으로 이런 논도 있었는데 지난번 첫 산책 때는 왜 못봤을까요. 이거 보니까 어린 시절에 학교 가는 길에 논을 가로지르면 가까워서 이렇게 얼음이 언 논으로 친구들과 걷다가 꽁꽁 언 얼음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지요. 발로 밟으면 바스락 바스락 하얀 얼음이 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