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560

간만의 외출

2021년 3월 5일 오래간만의 외출. 한꺼번에 몰아서 볼일을 보려니 시간을 아끼기 위해 각자 일을 보고 약속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병원에 가느라 먼저 차를 타고 이동하고 나는 모처럼 천변으로 걸어가기로 했는데 얼마만에 걷는건지... 이사하고서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걷기 좋은 천변과 가까이에 산이 있어서 등산을 할 수 있다는거. 하지만 결코 후회스럽진 않다. 확실히 남쪽이라고 우리 동네 보다는 따뜻한지 꽃이 더 일찍 피었다. 광대나물꽃이 피기 시작했다. 유유자적 걸으며 만나는 물오리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먹이를 찾느라 물속으로 향해 꽁무니만 보이는 모습이 재미나다. 먹이를 먹었는지 다시 나란히 얘들은 어미와 새끼 처럼 보인다. 소리쟁이 잎에는 어김없는 손님이 있다. 좀남색잎벌레가 벌써 알에서 깨어나 ..

우와~!! 이런 풍경 첨 봐요.

아침엔 무서울 정도로 안개가 자욱했었는데 아이의 출근길이 염려스러워서 안개가 빨리 걷히기만을 고대했는데 밀린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외출을 하려고 나섰더니 이게 무슨 일이래여. 생전 처음 보는 놀라운 광경이었어요. 논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것 처럼... 그러다가도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로 춤을 추듯 이동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는 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다시 앞을 가리고 그러다가도 한순간 멀리 달아났다가 종잡을 수 없는 춤을 추고 있어요. 이쪽은 또 멀쩡한데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면서 보는 풍광이 너무나 신비롭네요. 멀리 바라다보이는 마을이 안개에 휩싸였어요. 몽환적인 신기한 안개의 군무를 목격하고는 무섭기도 하다가 재미나기도 했어요. 한낮이 되도록 해가 나오지 못하는걸 보면 해와 바람과 구름과 안개..

2021년 1월6일 일출

2021년 1월 6일 오전 7:48 엿새 만에 해가 뜨는 위치가 이렇게나 달라졌다. 금세 떠밀려 올라오듯 얼굴을 반쯤 드러낸 아침해. 7:49 7:50 저 멀리 모악산 능선이 보인다. 저 능선과 골짜기 골짜기 마다 얼마나 많은 내 발자취가 남아있을까... 어제가 소한이었는데 대한이가 소한이네 놀러왔다가 얼어죽는단 말이 실감나게 쨍허니 추운 날씨다. 7:51 7:53 옥상에서 내려와 대문 앞 골목길에서 바라본 일출 새들이 줄지어 날고 있는데 여기 저기에서 무리지어 아침비행을 하고 있다. 어지러운 전깃줄만 아니면 더욱 멋진 일출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매일 떠오르는 해를 마주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아니 이런 황당한 일이~!

2020년 11월 24일 화요일 이른 아침 3박4일로 네자매 제주도 여행이라서 며칠 집을 비우게 되니 반찬도 미리 준비해두고 오늘 아침에는 특별히 스테이크로 울집 부녀 영양도 챙기려는데 서재에서 너무나 황홀한 일출을 함께 즐기자며 부른다. 아닌게 아니라 환상적인 모습이다. 책상에 앉아서 이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니... 서둘러 옥상 데크로 올라갔더니 금세 하늘빛이 바뀌고 있어 아쉬웠다. 다시 주방으로 내려와 두툼한 소고기를 구우려니 샐마 3Qt 짜리 냄비에 한꺼번에 굽는게 빠르고 쉬울것 같아서 욕심을 부리다가 급한 마음에 샐러드 준비하던중 후드 켜는걸 깜빡해서 삽시간에 연기가 자욱해져서 화재경보기가 울려 한바탕 소동이 났다. 아쿠야~! 깜놀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울집 부녀 맛나게도 스테이크를 즐겼..

오래간만에 천변 걷기

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이사 후유증으로 허리가 고장난 남푠이 로봇이 되얏쓰요. 며칠전부터 빨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게 좋겠다고 했지만 요즘 코로나 때문에 막상 여러 사람들이 드나드는 병원에 가는게 그리 내키지 않아서 며칠 푹 쉬면 좋아지겠지 했는데 그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듯... 그래서 결국 어제부터 이사하기전에 다니던 한의원을 찾게 되얏쥬. 어제 특수헌 약침을 맞았다는데 오늘도 이어서 치료를 하는게 좋겠다하여 함께 동행을 했다우. 남푠 치료받는 동안에 오늘은 천변을 걷기로 했는데 햇살을 등지고 걷는 길은 아주 한가롭고 좋더구만요. 쑥부쟁이도 피었고 억새도 햇볕에 반짝이며 흔들리고 늘상 함께 걷던 길이었는데 수술하고부터 걷지 못하다가 어느정도 회복되어 걸으려니 잦은 물난리로 길이 물에 잠겨..

2020년 10월11일 일출

지난 9월23일 이사온 후로 날마다 선물같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른 아침 내려앉은 안개에 휩싸인 들녘 너머로 저 멀리 동이트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좀더 시선을 남쪽으로 향하면 이웃집 지붕 너머로 즐겨 오르던 산 정상이 보입니다. 저 멀리서 해가 올라옵니다. 아직 마을은 잠에서 깨지않은듯 그저 적막한 시간입니다. 서서히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오늘 하루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은혜 주심을 감사합니다.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 위로 길다랗게 구름이 하늘도화지에 그림을 그립니다. 바다에서 동이 트는 광경을 보는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나의 처소에서 매일처럼 이런 일출을 만날 수 있다니요. 어느새 딸아이도 올라와 곁에 서서 해를 바라봅니다. 이렇게 두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