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이야기 558

비요일의 수목원 데이트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다. 비가 오니 인적이 드물것 같아 집 가까이에 있는 수목원을 찾았다. 내가 너무 오래 아파서 고생하다 보니 봄 여름을 어찌 보냈다 싶다. 이젠 제법 많이 회복되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다. 요즘 하루도 빤할 날이 없이 비가 잦다. 수목원도 잦은 폭우에는 어쩔 도리가 없나 보다. 울집 정원의 장미 처럼 비에 흠뻑 젖은 모습이 안쓰럽다. 비에 젖은 꽃잎이라 향기는 그다지... 사람이 없어 마스크 없이 활보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던지... 장미원의 꽃들과 흠뻑 빠져서 놀았다. 가냘픈 꽃들이 비에 흠뻑 젖어 힘겨워 보인다. 울집 꽃들은 가끔 꽃송이를 조심스럽게 흔들어 빗물을 털어주곤 하는데 털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수목원이니 안타까워도 어쩔 수..

명절 앞두고

23년 9월 15일 금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추석 명절 선물을 시댁 집집으로 전해드리기 위해 길을 떠났다. 비가 내려서 장거리 운전이 좀 조심스럽지만 그동안 아파서 찾아뵙지 못한 큰 형님댁까지 다녀오려면 하루를 비워야 할 형편인지라... 작은 형님과 시누이 댁에 먼저 전해드리고 모처럼 시누이 모시고 큰형님댁에 다녀오기로... 참 오랜만의 만남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마음 따뜻한 다정다감한 손위 시누이랑 얘기꽃을 피우며 나들이를 했다. 큰형님은 이전의 모습보다 훨씬 거동이 불편하셔서 너무나 안타까웠다. 얼마전 코로나에 걸리셔서 더 상태가 안 좋아지신 듯... 돌아오는 길엔 옛날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안타까웠다. 드라이브도 시켜 드리고 맛난 음식도 사드릴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거동이 불편하신 큰 형님을..

비요일의 섬진강 데이트

23년 9월 13일 비요일의 데이트에 동무네와 함께하게 되었다. 얼마만의 만남인지... 새로 바꾼 자동차 시승식 겸 동무네 차로 빗길의 드라이브를 하게 되었다. 시원하고 담백한 다슬기 수제비는 비요일의 가장 좋은 메뉴라며 의견일치! ㅎㅎ 만나지 못했던 그동안의 밀린 이러저러한 이야기들로 우리는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비가 내리니 돌다리가 물에 잠겼다. 물안개 자욱한 섬진강의 멋진 풍경을 내려다 보며 오래간만에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여기만 오면 자전거를 배우지 못한 게 넘나 아쉽다는... 아주 오래 전 퇴근 후 집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자전거를 배울 때 남푠이 뒤에서 슬그머니 손을 놓지만 않았어도 배울 수 있었을텐데... 살아온 동안 가장 아쉽고 후회되는 일 중 하나다. 오늘은 얼마 전 업그레이드..

선물 같은 순간

23년 7월 17일 장맛비로 노심초사 하며 지내다가 모처럼 파란 하늘의 흰구름을 보니 얼마나 반갑고 좋던지... 이게 얼마만의 광경인가... 하지만 하늘 한 켠에는 슬슬 먹구름이 내려앉고 있다. 옥상 데크에서 솜사탕 같은 구름을 바라보며 제발 이대로 장마가 끝났으면... 하늘의 구름들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니 선물 같다는... 이렇게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을 선물로 주시다니... 하늘바라기로 한동안 이 순간들을 만끽했다. 이 솜사탕 같은 구름들을 보니 아이 어린 시절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구름 타고 하늘나라에 간다던... 이상하게도 하늘이 이렇게 두 가지 표정으로 나뉘어졌다. 점점 낮아지며 짙게 드리워지는 구름이 멋지게 드리워진 흰 구름을 밀어내려고 몰려오는 것 같다. 하늘에 그려진 멋진 예술작품 같다..

섬진강변 드라이브

2023년 4월 6일 목요일 종일 날씨가 좀 꾸리꾸리. 섬진강 시인의 '봄비'라는 시를 음미하다가 마음이 동해서 섬진강으로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안개비가 내리니 사람이 없어 한적해서 좋을거라며 우리의 아주 오랜 단골집에서 다슬기 수제비를 먹고. 시골마을의 작고 아담한 교회 앞마당에 어릴적 보았던 예배당 종이... 고향 생각에 그리움이 왈칵~! 산벚도 아직 예쁘게 피었고 높은 산을 휘돌아가며 행여 맞은편에서 차가 와서 가슴 졸이는 비상사태가 걱정될 만큼 용궐산 좁은 산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좁은 산길을 돌고 돌아 드댜 장군목의 길다란 다리가 나타났다. 예전에 비하면 고속도로? 암튼 오래전에 이곳이 널리 알려지기 전엔 비포장도로에 좁고 먼지나는 시골길이었었다. 산 너머에는 비가 오는지 구름이 낮게 드리워졌..

한옥마을 데이트

오늘은 치과 정기검진 받으러 가는 날. 병원 진료 받고 산으로 갈까 하다가 오래간만에 한옥마을에 가기로 했다. 여전히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곳. 코로나 때문에 조심스러워서 느긋하게 맛을 즐길 수 없었다. 풋풋했던 시절 우린 이곳 골목골목을 쏘다니며 비가 오는 날에도 우산을 쓰고 데이트를 즐기곤 했었드랬다. 그리고는 이곳 전원생활을 하기 전 까지는 달이 밝다고 눈이 내렸다고 단풍이 들었다고 어지간히 이곳을 쏘다니곤 했었는데... 집에 손님이 오거나 할 때면 한옥마을이 필수코스 였기에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곳이다. 오늘은 관광객들을 피해서 한적한 골목길로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한낮의 기온이 따사로워서 천천히 이야기 나누며 걷기에는 그만인 곳. 지금은 관광객들이 많다보니 예전의 운치있던 그 분위기가 아니라..